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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후기] 타이완슈가 '흑당 버블티'는 검은콩 두유 맛?

무지 덥고 무지 습한 초복날, 스냅타임은 흑당 버블티를 먹으러 홍대까지 갔다. 왜? 흑당 버블티는 요즘 누가 뭐래도 핫한 인싸 음료니까! 스냅타임이 또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 같이 촬영을 나간 유정이와 홍대 상상마당에 도착하자 선배의 미션이 떨어졌다. ‘30분 동안 홍대 흑당 버블티 싹쓸이 해오기!’ 제한시간 내에 흑당 관련 제품을 더 많이 사오는 사람에게 졸귀탱 ’오버액션토끼 인형’이 상품으로 주어진다고 했다. ‘이 더운 날씨에, 사람 많은 홍대를 뛰어다닌다고?’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 상품으로 걸린 오버액션토끼가 너무...귀여웠다. ‘하...귀여워서 봐준다...’ 눈 딱 감고 30분만 고생하기로 다짐한 채 흑당 버블티를 찾아 뛰기 시작했다.



 

시작과 동시에 ‘타이완슈가’로 달려가서 흑당 버블티를 주문했다. 금요일 오후 시간이라 그랬을까, 예상했던 것보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금방 음료를 받았다. 인스타에서 흔히 보던 그 흑당 비주얼이었다. 한 모금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바로 다음 장소 ‘더앨리(THE ALLEY)’로 달려갔다.

1분도 안 되는 거리에 떨어져 있는 더앨리엔 사람이 좀 많았다. 다만 흑당 버블티 때문은 아니고 그냥 카페 분위기 때문인 것 같았다. 어쨌거나 두 번째 흑당 버블티도 시킨 지 거의 2분 만에 빠르게 겟(get)하고 나가는데 문제가 생겼다!! 아직 시간이 꽤 남아서 다른 제품도 사러 가야 하는데 음료 두 개를 드니까 손이 꽉 찼다. 다행히 음료컵 윗부분이 비닐로 마감돼 있어서 비닐봉투에 음료를 넣고 다시 달릴 수 있었다.

세 번째로 간 곳은 ‘투썸플레이스’. 일반 카페지만 흑당 열풍으로 인해 ‘흑당 라떼’ 메뉴가 출시됐다고 했다. 부랴부랴 달려가면서 ‘내가 왜 이런 날 홍대를 달리고 있지’, ‘이렇게 열심히 대만 음료 찾아다닐 바엔 그냥 대만을 직접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오버액션토끼 인형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투썸에 가서 주문한 흑당 라떼는 일반 라떼와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한입만 마시면서 더위를 식히고 싶었지만 내기 끝나기 전까진 안 마시기로 한 규칙을 기억하고는 동기와 만나기로 한 카페로 달려갔다.

 



뛰면서 시계를 보니 내기 종료까지 10분이 남았다. 흑당 음료를 3잔이나 산 게 뿌듯하기도 했지만 오버액션토끼를 확실히 내 걸로 만드려면 ‘플러스 알파’가 필요했다. 그래서 주변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가봤다. 역시나 이곳에도 흑당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에서 ‘흑당쇼콜라 맛동산’을, 씨유(CU)에선 ‘브라운슈가 라떼/밀크티’를 샀다. 흑당 제품만 6개를 가득 담은 봉투를 들고 카페로 가는 길엔 너무 더워서 쓰러질 뻔했다.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카페로 들어갔다.

30분이 끝나기 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는데 동기가 안 보였다. ‘얼마나 많이 사올까’ 생각하며 땀을 식히는데 역시나 땀투성이에 얼굴이 굳어버린 동기가 카페로 들어왔다. 더운 건 둘째 치고 흑당 버블티 가게에 사람도 많았고, 가게 위치도 잘못 찾아서 흑화당과 공차에서밖에 못 사왔다고 했다. 내기를 이겼다는 생각에 잠깐 기쁘기도 했지만, 더위로 인한 찝찝함과 불쾌감이 그 모든 감정을 뒤덮었다. 흑당 버블티는 무조건 산 곳에서 바로 먹길. 들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니까. 한여름 최고의 피서지는 역시 에어컨 빵빵한 실내란 걸 다시금 피부로 느꼈다.

 



일단 땀을 식히고 나서 각자 사온 제품들을 맛봤는데 기대만큼 특별한 맛이 나진 않았다. 흑화당은 ‘호두마루’를 녹인 맛, 타이완슈가는 검은콩두유 맛, 더앨리는 그 두 개를 섞은 맛인데 펄이 좀 딱딱했다. 공차는 좀 덜 단 호두마루 맛, 투썸은 그냥 라떼 맛이었다. 편의점에서 산 음료는 그냥 라떼, 밀크티 맛이었고 맛동산은 오리지날과 맛이 거의 똑같았는데 끝맛에서 흑당 맛이 조금 났다. 제품별로 맛이 다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흑당은 ‘맛있다’ 싶진 않았다. 솔직히 요즘 흑당 버블티가 유행하는 이유는 맛보다도 SNS에 올라가는 사진 때문인 것 같았다.

그렇게 홍대 흑당 버블티를 섭렵(?)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바깥 햇볕은 역시나 살인적이었다. 이 더위에 그렇게 고생했는데 흑당 버블티는 별로였고 남은 건 오버액션토끼 인형뿐...좀 많이 허탈했다. 왠지 이 흑당 열풍은 대왕카스테라나 허니버터칩처럼 반짝하고 사라질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다음에는 좀 더 맛있는 음식이 유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홍대를 떠났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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