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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이대로 좋은가]①"조회수가 곧 돈"

유튜브를 비롯한 OTT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동영상서비스 시장규모는 2015년 3178억원에서 2016년 4884억원 정도로 약 53.7%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유튜브 크리에이터 전성시대다. 최근 키즈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 주인공 보람(6) 양의 가족 회사가 강남에 95억 원대 빌딩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유튜브 시장과 크리에이터 문제가 또 다시 화두에 올랐다. 유명 유튜버들이 자신들의 수익을 공개하면서 크리에이터의 수익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적게는 몇백만원에서 많게는 몇십억까지 수익을 내는 유명 유튜버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수익과 조회수 확보를 위해 각종 선정적 콘텐츠를 만든다며 윤리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에 대한 사회적 규제가 유튜브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나타난 잡음"이라고 진단했다.

유튜브 수익 최대 관심...직접 뛰어들기도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특정 구독자수 돌파 이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수익을 공개했다. (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튜브에서는 유명 유튜브 채널의 수익공개 영상이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크리에이터들은 특정 구독자 수를 돌파하면 유튜브 채널 한 달 수익을 공개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한 달에 400만 원을 번다고 밝힌 한 유튜버의 수익공개 영상을 두고 “한 달에 400(만원)이면 대기업 대리급(월급)이다”라며 “내 한 달 월급보다 많이 벌어서 부럽다”며 많은 일반인들은 수익을 위해 직접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수익 창출을 위해 크리에이터들은 '조회수 어그로'를 끌기도 했다. 구독자 12만 명을 보유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A(32)씨는 "조회수가 높을수록 광고수익을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어떻게 하면 조회수가 높게 나올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썸네일과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을수록 동영상 조회수는 높았다. A씨는 "처음에는 나 혼자 재밌는 영상을 올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수익을 의식할수록 어떻게 하면 더 자극적이고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지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높은 조회수로 연결된다는 것을 안 유튜버들은 어떻게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수 있을지 경쟁하는 모습이다.

조회수가 곧 수익...선정적·혐오 콘텐츠 만연

지난 2017년 세이브더칠드런은 보람튜브 채널 운영자를 아동학대로 고발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보람 양이 차도에서 장난감 차로 자동차를 조종하는 듯이 연출했다. (사진=보람튜브 유튜브 화면 갈무리)


미국 유튜브 분석 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보람튜브의 광고 수익은 약 19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람튜브 역시 기존의 영상들 중 아동학대 콘텐츠들이 논란이 된 적 있다.

지난 2017년 9월 국제구호개발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보람튜브를 비롯한 키즈 유튜브 채널 운영자를 아동학대로 고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채널 운영자들이 "유아에게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는 자극적인 행동을 했고, 해당 영상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해 금전적인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보람튜브는 보람 양에게 실제 차도에서 장난감 자동차에 탑승한 채 운전을 하도록 하는 영상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당시 서울가정법원은 보람 양의 부모에게 보호 처분을 내렸다.

인터넷 방송에서 조회수를 위한 자극적인 콘텐츠들은 지속해서 논란이 됐다. (사진=왼쪽부터 뚜아뚜지TV 유튜브, 철구 아프리카TV 캡쳐)


자극적인 콘텐츠일수록 조회수가 높은 현상은 인터넷 기반 영상 플랫폼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유튜브 등의 플랫폼에서 구독자와 조회수는 수익과 직결된다. 최근 유명 키즈 유튜브 채널 ‘뚜아뚜지TV’는 6살 아동에게 10kg에 달하는 대왕문어를 자르지 않고 먹게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광고 수익을 위해 아동학대를 하고 있다”라며 분노했다. 이외에도 ‘보겸TV', ’철구‘ 등의 BJ는 인터넷 방송에서 여성혐오, 욕설 등 혐오 코드를 이용한 자극적 콘텐츠들로 높은 조회수와 수익을 얻었다.

매일 두 시간 이상 유튜브를 시청한다는 심기용(가명·28) 씨는 “유튜브를 둘러보다 보면 선정적인 영상이나 혐오 코드를 이용한 콘텐츠들이 많은 것을 발견한다”며 “그런 영상들이 조회수가 높은 것을 보며 씁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심 씨는 또한 "유튜브 자체에서 해당 콘텐츠들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인 것 같다"라며 "자극적인 콘텐츠에 대한 확실한 제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지우(가명·25·여) 씨도 "BJ들의 성희롱이나 선정적 방송이 논란이 되면 '터질 게 터졌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일부러 조회수를 위해 '어그로'를 끌며 자극적인 방송을 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은 적이 훨씬 많아 불편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도 유명한 크리에이터의 논란이 될 만한 영상을 제대로 제지하지 않고 있다"라며 "플랫폼의 발전을 위해 이들의 선정적인 콘텐츠에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회적 감시 시스템 필요"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선정적 콘텐츠와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규제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2017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유튜브가 혐오 콘텐츠로 돈을 벌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부적절한 콘텐츠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존 리 대표는 “유튜브에는 1분마다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어 관리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라며 선정적인 콘텐츠에 대한 조치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유튜브가 기존 메이저 매체 이상으로 영향을 가지게 되면서 잡음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 평론가는 “유튜브는 이미 주류 미디어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그러나 기존 방송사만큼 자체적인 규제나 사회적 감시의 시선이 촘촘하게 설계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이제는 유튜브 스타가 기존 연예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시대라 그에 걸맞은 사회적 감시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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