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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후엔 타노스 없이도 대한민국 인구가 반 토막 날 거라고?

손가락 한 번 튕겨 전 우주 인구의 반을 날려버린 타노스 (사진=네이버 영화 갈무리)


 

마블 영화 어벤져스에서 손가락 한 번 튕겨 전 우주 인구의 반을 날려버린 타노스를 기억하는가? 물론 현실에는 타노스가 없다. 하지만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자료는 저출산의 여파로 대한민국 인구가 점차 줄어 50년 후에는 타노스가 날려버린 우주처럼 반 토막이 날 수 있다고 우려된다.

타노스와 발렌타인…‘문제는 인구’

어벤져스 시리즈를 한 편이라도 본 사람들은 타노스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영화에서 타노스는 확고한 신념을 지닌 캐릭터로, 온 우주의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면 우주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비뚤어진 확신을 지닌 건 그의 출신 행성 타이탄의 멸망이 계기가 됐다. 타이탄은 인구 과잉으로 자원이 부족해져 결국 멸망했다. 이 과거에 비춰 전 우주가 멸망하기 전 우주 인구 절반을 희생해 나머지 절반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게 타노스의 논리다. 즉, ‘과잉 인구=사회악’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사상을 가진 캐릭터는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영화 속 악당 발렌타인 또한 ‘과잉 인구 때문에 지구가 망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구 환경 보호’라는 명목하에 선택된 부유층을 제외한 모든 인류를 말살할 계획을 짠다.

‘과잉 인구는 파국이다’…맬서스의 예언

두 인물 주장의  모태가 되어준 학자도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는 “인구는 제한되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인구법칙에 따르면 식량 증가속도보다 인구 증가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어 병폐가 발생하고, 마침내 파국에 이른다는 것이다.

맬서스는 급격한 인구증가가 불러올 ‘인구 위기’가 기근, 질병, 전쟁을 불러오거나 천재지변 등을 통해 억제될 것이라 주장했다. 이외에도 개인의 출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럴듯한 논리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론은 대체로 현대에 들어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산업혁명으로 식량 증산이 인구보다 빠르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또 산업화가 진행된 서부 유럽국가들은 출산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맬서스의 인구론에 여전히 유의미한 지점이 있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모두가 '더 잘 살기 위해' 폭발적인 인구 증가 속도는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학과 의술의 발달로 사망률은 낮아졌으나, 출산율은 높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이 그렇다. 과거 우리나라가 ‘아들·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산아제한정책을 펼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지='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7년'에서 발췌)


‘인구절벽’ 마주한 대한민국

반면 2019년 대한민국은 맬서스의 이론과 반대되는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타노스가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면 손가락을 튕길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손가락을 튕겨 인구를 두 배로 늘리려 했을지 모른다.

지난 3월 통계청은 ‘장래인구특별추계 2017~2067’를 발표했다. 장래인구추계는 5년 주기로 작성되기 때문에 본래 2021년 공표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초 저출산이 지속하며 인구가 큰 문제로 인식했고, 특별추계를 내놓았다.

통계청은 인구추계에서 2019년부터 대한민국 인구가 자연감소에 들어설 것이라 예상했다. 자연감소란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것을 말한다. 중위 추계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8년 5194만 명의 인구정점을 찍은 대한민국은 이후 지속적으로 인구 감소를 겪으며 2067년 1982년 수준의 3929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9년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만 5300명, 사망자 수는 2만 4700명으로 출생아와 사망자 차이가 매우 근소해지고 있어 ‘자연감소’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인구가 정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을까? 우석훈 경제학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답했다. “인구 감소는 전 세계적 문제가 아닌 한국의 문제이며, 결국 이민 등을 통해 인구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어벤져스의 타노스 등은 연령과 성별 상관없이 인구의 반을 줄이지만, 현실에서는 빠른 속도로 젊은 사람들만 사라지는 것이 문제”라며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젊은 사람들의 부담이 커지니 출산율이 더 낮아지는 것”이라 우려를 덧붙였다.

결국 우리나라가 직면한 인구 문제는 출산율이다.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 합계출산율을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출산율 중위추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2017년 1.05, 2018년에는 0.98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에 0.86명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생, 출산 전에 '결혼'부터…필수 아니다

한편,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2028년 1.11명, 2040년 1.27명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보았다. 최근 혼인율 감소폭이 둔화하였고, 2020년대 초반에 30대 초반 여성인구가 증가하리라는 것이 그 설명이다. 하지만, 향후 출산율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문제는 혼인율 감소폭이 아니다. 혼인건수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올 5월 혼인 건수는 2만 3100건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7.6%나 줄었다. 꼭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2010년 64.7%였으나 2018년에는 48.1%로 줄었다.

스냅타임이 만난 20대들 또한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는 견해다. 김양은(26·여)씨는 “결혼을 하지 않아서 오는 외로움이 걱정되긴 해도 지금 당장은 결혼할 생각이 없다. 완벽한 비혼주의다”라며 그 이유를 묻자 "경제적인 부담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오지은(25·여)씨도 “결혼을 할 생각은 있지만, 필수는 아니라 생각한다”며 “결혼하더라도 아이를 꼭 낳을 생각은 없다. 여유가 생겨야 낳겠다”라고 답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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