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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VS 간호조무사, 법정단체 분쟁의 이면

간호조무사 법정단체 인정을 둔 이견
간호조무사가 간호사 승급해달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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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호조무사 중앙회가 법정단체 인정 국회 통과 촉구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의 법정단체 인정 문제를 두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들 분쟁의 주요 쟁점은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다. 간호사들은 간호조무사들이 간호사의 전문영역까지 침범하며 ‘의료인으로 승격해달라 주장한다’고 말한다. 반면, 간호조무사들은 ‘간호사만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면 의사의 관리 감독하에 간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간호조무사, 권익 증진 위한 단체 필요

지난 8월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가 1인 시위, 촛불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10월에는 연가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간호조무사 중앙회를 법정단체로 인정하는 의료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는 것이다. 간무협은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가 간호조무사를 간호 ‘보조’ 인력이라는 자의적 정의로 폄훼해왔다”고 주장한다. 또한, 간협이 간호등급제 등 매번 간호조무사의 처우 개선 관련 사항에 반대해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국민보건에 대한 책임을 주고 컨트롤타워는 주지 않고 있다”며 간호조무사만을 위한 단체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법정단체 인정 분쟁 이면에는 다른 사정이 숨어 있다. 두 단체의 갈등은 ‘간호조무사의 업무상 영역 구분’에서 시작한다. 의료법에 명시된 간호조무사의 역할에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간협은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의 ‘보조’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간무협 측 해석은 다르다.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의 전문지식’이 꼭 필요하지 않은 분야라 간호사가 물리적으로 옆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한다. 일의 특성상 의료인이 위임한 간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지=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

‘간호사 권리를 지켜달라’ 국민청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간호조무사의 명칭을 조무사로 바꿔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간호사는 국가고시를 통해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는 전문의료인”이라며 “간호사가 되고 싶다면 다시 공부를 하고 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맞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명칭에 ‘간호’가 공통으로 들어가 사칭이나 업무 침해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간호조무사’의 명칭을 ‘조무사’로 바꿔달라는 주장이다. 이 청원은 지금까지 9만 2959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지난 2월에도 ‘이제 그만 간호조무사가 의료인 및 간호사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막아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간호조무사로 일정 기간 근무 시 간호사로 직렬이동을 시켜달라는 제안도 매해 꾸준히 올라왔다”며 간호사로서 느끼는 박탈감을 설명했다.

두 청원의 공통된 주장은 간호조무사가 ‘간호사의 영역’을 넘본다는 것이다. ‘간호조무사의 간호사 승격 요구’ 주장은 사실일까. 간무협 측은 “간호조무사를 간호사로 승격해달라 주장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하는 간호사들. (사진=뉴스1)

간호인력 개편방안, 간호계 내분

‘간호조무사의 간호사 승격 요구’라는 주장의 시발점은 2012년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전문대학이 ‘간호조무전공’을 신설하고 학생을 모집하면서부터다. 현행법상 간호조무사는 특성화 고등학교나 학원을 통해 양성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간호조무사를 전문대학에서 양성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편 등 장기 정책이 필요하다 보았다. 이에 관련 학과 모집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2013년, 보건복지부는 장기 정책으로 ‘간호인력 개편방안’을 내놓았다. 주요 골자는 간호조무사 제도를 폐지하고 ‘간호사-1급 실무간호인력 – 2급 실무간호인력’으로 간호인력을 개편하자는 것이다. ‘1급 실무간호인력’은 2년제 전문대 간호조무전공학과를 졸업한 인력이다. ‘2급 실무간호인력’은 현행제도와 같이 특성화고, 학원 졸업생을 지칭한다. 개편방안은 2018년 시행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까지도 감감 무소식이다. 이에 간무협은 전문대 간호조무사학과 설치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간무협은 “전문대에 간호조무사 학과를 설립해 양질의 간호인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전문대 간호조무전공학과 졸업 후 일정 기간 실무 경력을 쌓아 간호대학에 편입가능하게 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간호조무사가 주장하는 것은 ‘실무경력을 쌓아 간호사로 승격’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대를 졸업후, 간호대로 편입할 수 있는 길을 만들자는 것이다.

간협은 다른 입장이다. 간호조무학과가 없어도 간호대 편입이 이미 열려 있다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 측은 “2011년 간호학제를 4년제로 일괄 개편한 것은 양질의 간호인력 배출을 위한 것이었다”며 “2년제 전문대 신설을 통해 일종의 ‘준간호사’를 만드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간호사는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일종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중간 지위다. 간협은 간호인력 양성이 ‘간호사 한 명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간호조무사와 간호사의 영역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 경계는 현행법상 명확하게 나누기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간호조무사 정원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입원환자 5인 미만 또는 외래환자만을 치료하는’ 의원급 병원은 간호조무사만으로 병원을 꾸릴 수 있다. 이 병원에 한해서는 간호조무사도 의사의 지시하에 주사를 놓거나 채혈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간호조무사는 간호사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한 병원에서 치위생사로 근무하는 김은하(26·가명) 씨는 “사실 간호사가 있는 치과를 찾아보긴 어렵다”라며 “치과뿐 아니라 동네 병원은 간호조무사가 실장으로 있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적어도 의원급 병원에서는 간호조무사가 간호사의 일정 업무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스냅타임 이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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