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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포비아]②’나 떨고 있니’…당신도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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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에 갇힌 사람들
핸드폰에 갇힌 사람들 (사진=이미지투데이)

콜 포비아를 겪고 있는 이들은 어떤 이유로 전화를 기피하게 됐을까. 그 발생 배경과 경로는 다양하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쓰는 이용자와 직장인, 대학생까지 콜 포비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콜 포비아는 사회전반에 분포한 현대인의 골칫덩이가 된 것이다. 스스로 가진 약점을 밝히는 게 쉽지 않지만 콜 포비아를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를 고백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더 이상 숨겨야 하는 부끄러운 증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양지로 드러내는 것이다.

전화 피하는 원인은 가지각색

‘주문하신 음식이 40분 내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임윤환(26·가명)씨는 배달 음식을 즐겨 먹는다. 임 씨는 이 날도 어김없이 배달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주문했다. 통화 한 번 하지않고 결제 되는 게 익숙해진 요즘, 임 씨도 전화주문을 해본 기억이 까마득하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전 배달 문제로 매장에서 전화가 오자 임 씨는 난감했다고 한다. “4년 넘게 배달을 주문하면서 통화 해본 적이 없는데 오랜만에 통화를 하니 땀이 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성격이 소심해 워낙 전화를 잘 안하는데 불쑥 전화가 오면 어떤 말을 해야 될지 긴장부터 된다”고 말했다. 임 씨와 같이 비대면(Untact)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 중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를 두려워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직장인 이기영(28·가명)씨도 최근 전화 공포증을 부쩍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직장을 다니면서 업무상 전화량이 많아져 부담을 받는다”며 콜 포비아를 겪어본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도 평소 친구들과 통화에서는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지만 상사의 전화나 업무 보고차 연락을 하고 나서부터 휴대폰 진동이 울리면 긴장을 한다고 했다.

그는 직장에서도 되도록 사내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하는 편이라며 통화에 질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업포털 커리어 조사에서도 ‘부담스러워서 피한다’(30.1%)와 ‘전화가 오면 긴장된다’(21.9%)가 전화 공포증에 공감 가는 상황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직장 내에서만 전화 공포증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혹시나 모르고 내뱉을 말실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윤 모(25)씨는 “교수님이나 웃어른들에게 전화할 때는 말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긴장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말실수로 크게 혼난 경험을 떠올리며 그 날 이후로 통화를 할 때는 항상 실수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전화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같은 조사에서 윤 씨와 같은 이유로 걱정을 하는 사람들은 53.9%로 전화를 기피하는 이유 1위를 기록했다. 윤 씨는 “나보다 윗사람한테 전화를 하게 될 경우에는 보통 미리 할 말을 적어놓고 그대로 읊는 경우가 많다”며 나름대로 대처법을 찾고 있었다.

콜 포비아, 부끄러워할 질환 아니야

윤 씨는 혹시나 본인이 유별난 고민을 하나 싶어 친구들에게 털어놨지만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몇 번 대화를 나눠보니 여럿이 윤 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며 후일담을 꺼냈다. 그는 “이유는 달랐지만 전화를 기피하는 게 나 혼자 겪는 부끄러운 고민인 줄 알았다”면서 “터놓고 나니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었다”며 놀랐다.

윤 씨처럼 통화 공포증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숨겼던 처음과 달리 더는 감추지 않고 있다. 주변인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콜 포비아를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현대인의 흔한 질환’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받기 전 이들끼리 공감하는 비율이 늘면서 숨기지 않고 바깥으로 드러내고 있다.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모든 공포증이 그렇듯 콜 포비아도 전혀 부끄러울 필요가 없는 질환이다”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단지 소통 방식이 바뀌어서 적응하는 과도기일 뿐 요즘 들어 누구나 겪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감출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통화 공포증이 흔한 질환이라고 해서 방치할 수 는 없다. 한국심리상담센터 고정희 원장은 “오랜시간 지속되거나 증상이 극도로 심하다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특히 “콜센터 근로자 등 감정노동자들도 콜 포비아를 겪는데, 이를 치료하지 못하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객의 폭언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콜센터 직원 사례가 등장하면서 전화 공포증에 시달릴 경우 치료를 통해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스냅타임 민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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