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평화롭고 당당하다” 여성 예능이 대세가 된 이유

거침없이 솔직하지만 편안해,  캠핑클럽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 퀸덤
경쟁보다 평화와 화합을, 삼시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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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핑클. (사진=JTBC ‘캠핑클럽’)
가수 핑클. (사진=JTBC ‘캠핑클럽’)

‘캠핑클럽’, ‘컴백전쟁 퀸덤’ , ‘삼시세끼 산촌편’등 예능 방송의 중심에 여자 연예인들이 서기 시작했다. 과거 여걸식스나 언니들의 슬램덩크 이후 꽤 오랜만인만큼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갈등 위주의 자극적인 서사가 아닌 출연진의 이야기가 주가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JTBC 예능 캠핑클럽은 2019년 9월 예능프로그램 브랜드평판 3위에 올랐다. Mnet의 여자 아이돌 경연 프로그램 퀸덤에서 AOA가 선보인 ‘너나 해’무대가 유튜브 조회수 460만회를 돌파하면서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tvN 예능 삼시세끼 산촌편은 5주 연속 남녀2049 타깃 시청률이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거침없이 솔직하지만 편안해,  캠핑클럽

1990년대 후반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걸그룹 핑클. 얼마전 네 명의 멤버가 캠핑클럽이라는 예능으로 돌아와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함께 여행을 떠난 이들은 솔직하면서도 재치있는 모습으로 여성 여행 프로그램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방송에서 멤버들은 핑클1집 수록곡 ‘루비’의 가사를 곱씹는다. 성유리는 “‘루비’도 남자친구가 바람피운 이야기”라고 말하자 이효리는 “심지어 새로운 여자한테 가서 다시 만나지 말라고 부탁했다”고 답한다. 이에 성유리는 “장난 아니지 않냐. 지금 같았으면 뺨을 때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의 가사를 되짚으며 이들은 “애들이 참 수동적이야”라고 거침없이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캠핑클럽의 과하지 않은 흐름은 시청자들에게 안정감을 선사한다. 칼럼니스트 이로사는 “함께 있는 시간에는 가벼운 대화를 하고, 그러면서도 각자 혼자의 시간을 충전한다. 굳이 끈끈한 우애 같은 걸 만들어내지 않는다. 서로에게 무엇을 강요하지 않고 웃기려고 과잉 행동을 하거나 누군가를 깎아내리거나 큰소리치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고 말한다.

아이돌그룹 AOA가 ‘너나해’ 커버 무대를 선보였다. (사진=유튜브 Mnet 캡쳐)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 퀸덤

Mnet 컴백전쟁 : 퀸덤에서 AOA 지민은 강한 랩으로 무대를 시작했다. “솜털이 떨어질 때 벚꽃도 지겠지.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라는 지민의 가사에 대중은 열광했다. 여성 혹은 여자 아이돌을 ‘꽃’으로 보는 사회의 시선을 바꾸고자 하는 가사라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지민의 주도하에 AOA는 ‘너나 해’ 무대를 기획했다. 멤버 전원이 수트를 갖춰 입고 당당하면서 카리스마 있는 표정을 짓는다. 반면 남성 댄서들은 긴머리에 하이힐 그리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보깅댄스를 춘다. 무대를 시청한 한 네티즌은 “젠더리스한 착장은 멤버들의 몸매나 외모보다 개개인의 실력을 돋보이게 해줬다”고 말했다.

성공회대학교 김엘리 외래교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2030 여성들의 문화와 변화하는 여성의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AOA와 같은 아이돌이 페미니즘적 요소를 끌어들이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AOA의 퍼포먼스는 젠더라는 것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고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페미니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페미니즘이 상업화 되고 개인의 스타일이 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권력관계와 성차별 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수동적인 가사의 노래를 부르던 AOA가 직접 무대를 기획하면서 더욱 주체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환호했다. 페미니즘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주체적인 모습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시대적 요구를 케이팝이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따른다.

삼시세끼 산촌편 포스터 (사진=tvN)

경쟁보다 평화와 화합을, 삼시세끼

삼시세끼의 여덟번째 시즌인 삼시세끼 산촌편이 시작했다. 2014년 시작한 시즌1부터 7까지는 남성출연자가 주였지만 이번엔 다르다.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 세 명의 여자 배우들이 출연한다. 시청자들은 세 출연자의 케미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삼시세끼 시리즈는 출연자간의 소소한 갈등이 방송의 빈 곳을 메꾸었다. 하지만 산촌편에서 그런 갈등은 찾을 수 없다. 큰 손 염정아를 필두로 따뜻함의 아이콘 윤세아 그리고 센스 넘치는 후배 박소담은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바쁘게 움직이며 척척 음식을 해나가는 세 사람은 티격태격보다 따뜻한 가족의 케미를 보여준다.

셀럽파이브(사진=JTBC 제공)
셀럽파이브(사진=JTBC)

김엘리 교수는 여성 중심 예능 방송의 증가는 분명 이전과 다른 세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근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방송이 많아졌지만 그는 ‘미스트롯’과 같은 여성들이 출연하는 경연 프로그램은 성적인 성격을 강조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하지만 “김숙, 송은이 그리고 셀럽파이브 등 여성 개그우먼의 활동은 기존의 여성상을 넘어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여성 연기자들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방송계에서는 의도적으로 다양한 캐릭터의 여성 예능인을 발굴하고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성 예능이 주목받는 이유로는 서열을 나누거나 경쟁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는 이들도 있다. 서로 응원하고 화합하는 모습에서 편안함을 얻는 것이다. 덧붙여 김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기업이 페미니즘에 대한 여성들의 수요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나 방송계는 페미니즘을 차용함으로써 적극적이고 파워풀한 여성, 성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운 여성 등 다양한 이미지를 선보이는 것”이라며 “앞으로 예능 방송에서는 더욱 다양한 사회적 현상들이 적실히 담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김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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