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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의 연결고리, 북큐레이션

서울 곳곳에 독립서점, 북 카페 등 다양한 책방들이 생겨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친구들이랑 놀러갈 건데 어디가지? 오늘은 어디서 데이트를 해야 할까? 주말이 되면 누구든 해봤을 고민이다. 인스타그램에 #OO동맛집, #OO동카페 등을 검색해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홍대, 이태원, 을지로 등 젊은이들의 동네에 가보면 맛집, 예쁜 카페뿐만 아니라 개성 넘치는 책방들을 찾아볼 수 있다. #독립서점 #OO동책방 등의 검색어가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서울 곳곳에 생긴 독립서점, 북 카페들은 단순히 책만 팔지 않는다.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가게마다 가지고 있는 분위기도 다르고 파는 책도 다르다. 책방 마니아들이 ‘독립서점 투어’를 하는 이유다. 다양한 책방에 방문하며 사람들은 책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구매한다고 말한다.

이태원 해방촌에 위치한 ‘별책부록’이라는 책방은 종합 서점과는 다른 독특한 색을 가진 공간이다. 일반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선 독립 출판물이 많다. 에코백, 스티커, 엽서 등 다양한 굿즈도 판매한다. 얼마 전 ‘별책부록’에 방문한 대학생 박도윤(23·여)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곳이라 들러보았다. 처음 본 책들도 많고 서점 분위기도 좋다.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 사이에서 동네 책방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안은 북큐레이션이다. 넘쳐나는 책들 중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큐레이션 서점에 방문하면 북큐레이터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볼 수 있다.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부쿠’는 베이커리카페 겸 큐레이션 서점이다. 따뜻한 나무 색의 인테리어와 책들의 조화가 안정감을 준다. 곳곳에 큐레이터들이 선정한 책들이 놓여있다. 책을 펼치면 큐레이터가 선정한 문장들도 볼 수 있다. 예쁜 캘리그라피로 추천 문구가 적혀 있기도 해서 방문하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부쿠에서 판매하는 ‘비밀 책’도 인기다. 부쿠 큐레이터들이 선정한 추천도서지만 포장이 돼 있어 어떤 책인지는 구매를 한 뒤에야 알 수 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거나 누군가에게 특별한 책을 선물하고 싶을 때 추천하면 좋다고 한다.

북큐레이터는 넘쳐나는 책들 속에서 좋은 것을 고르고 배치한다. 또한 서점의 공간을 나누고 선정한 책들을 진열한다. 공간에 책을 어떻게 배치하냐에 따라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스쳐 지나갈 수도 있기에 중요하다. 북콘서트와 같은 행사는 책과 사람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 사람과 책을 연결해주는 모든 일이 북큐레이션이다.

전 MBC아나운서 겸 방송인 김소영은 책방 세 곳을 운영 중이다. 그 중 ‘당인리 책 발전소’는 김소영·오상진 부부가 직접 읽고 추천하는 책을 판매하는 곳이다. 큐레이션 서점이 흔치 않던 시절 생겨난 책 발전소는 지금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책 발전소’는 여러 명사나 작가를 초청해 토크 스테이지를 연다. 김소영 대표는 책발전소 위례를 오픈했을 당시 “서점, 카페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고 싶다. 이를 통해 더 좋은 동네, 좋은 복합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책방은 맥주 한 잔과 책 한권으로 휴식을 즐기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지난 8월 배우 박정민은 ‘책과 밤, 낮’이라는 책방을 열었다. 이전에는 밤에만 오픈하는 책방이었는데 8월부터는 낮에도 영업을 하고 있다. 카페 겸 바로도 운영하고 있어 커피나 맥주 등을 마시며 독서를 할 수 있다. 이른바 책맥(책+맥주) 타임을 즐기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북큐레이터는 책을 베이커리, 카페, 토크콘서트, 인테리어 등 다양한 소재와 연결 짓는다. 말하자면 독서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일이다. 최근에는 과천, 양주, 안산, 군포 등 시도서관에서도 전문 북큐레이터 양성 교육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강의를 수료하고 검정 시험을 거치면 북큐레이터 민간 자격을 취득할 수도 있다. 매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의 독서율을 올리는 것에 북큐레이션이 얼마나 기여 할 지 주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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