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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안보교육에 북한 ‘주적’ 표현없앴다?

남북 정상이 수차례 만나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을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의식한 듯 예비군 안보교육에서도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남북 대화국면을 염두해 북한에 ‘주적’표현을 배제했다는 의문을 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난 7월 육군 대위 출신 한 유튜버가 ‘예비군 훈련 가서 안보교육 받다가 대대장에게 따졌습니다’라는 영상을 통해 급속도로 번졌다. 해당 유튜버는 영상에서 "북한을 언급한 건 한 두 페이지 밖에 없었다"며 "(교육자료에)북한은 우리에게 있어 평화체제 파트너라는 식으로 교육을 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아직 북한이 가시적인 성과 조차 보여준 게 없는데 협력 대상이라고 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짧은 시간 8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급히 확산됐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여기저기 예비군 안보교육, 북한에 호의적

예비군 안보교육을 지적하는 글은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예비군 훈련을 마쳤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한 회원은 '어처구니가 없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해당 회원은 '주적이 북한이라는 내용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북한 얘기는 빼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국가가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에서 이런 글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예비군 안보교육 내용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얼마 전 장교로 전역한 최 모(28)씨는 "전역하는 시점 까지는 대적관이 그대로 북한이었다"며 다른 입장을 보였다. 유튜버와 네티즌들의 반응과는 상반된 얘기였다. 8월에 예비군 훈련에 참가했다는 주 모(27)씨도 "인터넷에서 하도 대적관에 문제가 있다길래 우려했는데 소란을 떨 만큼 문제가 있어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훈련을 받고 온 예비군들 조차 서로 의견이 갈리다보니 '국방부의 대적관이 무엇이냐'며 혼란스러워 하는 목소리도 일었다.

국방부 주적 표현은 2010년부터 사라져

예비군 안보교육 논란이 계속되자 국방부는 '안보관과 대적관 개념은 변동 없다'고 일축했다.국방부 예비전력과에서 보낸 답변자료에는 '주적은 주된 적을 의미하는 표현'이라며 '주적이 아닌 또 다른 적을 상정하고 있다는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때문에 국방부에서는 이미 2010년부터 주적이라는 표현 대신 적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안보교육 시 예비군의 군사대비태세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네티즌이 지적한 '중국, 러시아, 일본을 견제해야 한다'던 교육 내용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국방부는 '세계열강 국가들이 세력 경쟁을 벌이는 지정학적 특성을 고려해 대비하라는 내용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예비군 교육자료는 안보와 국제정세 변화를 시의성있게 고려해 매년 제작하는데, 열강 국가를 나열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다만 안보교육과 관련해 예비역 불만 민원이 접수된 사례가 한 건 있지만 전체 의견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일각에서는 “현역 장병을 대상으로도 예비군과 같은 교육자료를 활용하냐”며 비판하기도 했다. 대적관을 확실히 다져야 할 현역 장병에게 잘못된 대적관을 주입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방부는 현역과 예비역 교육자료는 다르다고 정리했다. 현역 장병 안보교육은 교육대상이 다르므로 교육중점과 교재분량, 방법 등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비군 안보교육 논란은 점화되고 있다. 이에 국방 전문가들도 주적 개념을 다시 바로세우고 교육 내용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냅타임 민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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