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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하는 콘텐츠의 답은 과거에 있다, '옛드' 열풍

SBS [순풍산부인과] 레전드 시트콤 : 미달이 방학숙제 편 (사진=유튜브 캡쳐)
요즘 ‘옛날 드라마 몰아보기’가 유행이다. 90년대 이후 '파리의 연인', '순풍산부인과', '보고 또 보고' 등 옛날 드라마나 옛날 예능의 유행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오히려 90년대 이후 출생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는 점이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더 추구하는 1020세대들에게 ‘옛날 감성’이 통하는 이유는 뭘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 '모디슈머'

최근 동영상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소비자들도 댜앙하고 새로운 영상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짧은 영상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유튜브를 통해 과거 콘텐츠의 재발견과 재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최세정 교수는 "예전의 콘텐츠를 활용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다양한 소스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그것을 자유롭게 수정하여 쉽게 공유하고 즐기는 모디슈머(modisumer)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의 미디어 환경은 예전의 콘텐츠에 가치에 대한 재발견과 이를 활용한 놀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옛날 드라마에 재밌는 자막을 넣거나, 댓글을 통해 새로운 유행어를 창조하는 모든 것들이 모디슈머의 경향이란 분석이다.

유튜브를 보면 방송사마다 옛날에 방송했던 예능이나 드라마, 가요 무대 등을 올리는 채널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MBC 옛날 드라마 '옛드'(사진=유튜브 캡쳐)


대표적으로 179만 명의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MBC의 ‘엠비씨 옛날 드라마: 옛드’를 볼 수 있다. 현재 4만 4000개가 넘는 영상이 업로드 되어 있으며 ‘보고 또 보고’, ‘하이킥3’, ‘남자 셋 여자 셋’ 등의 90년 대 후반부터 2000년 대 초반에 방영되었던 드라마들이다. ‘종합병원’, ‘지붕 뚫고 하이킥’등의 영상이 인기 동영상이다. 누적 조회 수 1500만 회를 기록하며 가장 조회 수가 높은 영상인 ‘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3000만 회를 돌파했다.

이 밖에도 MBC의 옛날 예능 ‘옛능’은 무한도전을 편집해 올리고 있다. 또한 ‘오분 순삭’을 통해 길지 않은 분량으로 MBC의 예전 콘텐츠를 새롭게 편집해 업로드하고 있다.

SBS Kpop Classic 에서 24시간 방송중인 모습 (사진=유튜브 캡쳐)


SBS의 경우는 ‘SBS KPOP CLASSIC’채널이 대표적이다. 이 채널에서는 2000년 2월에 방영을 시작한 ‘SBS인기가요’의 2001년 방송분을 24시간 틀어준다.

또 다른 채널인 ‘SBS Catch’의 재생 목록 중 ‘또 보기’에서는 2003년 방영한 드라마 ‘올인’과 2004년 방영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새롭게 편집해 올린다. 이 편집본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요즘 세대에게 맞게 재미를 노린 자막에 있다. 이 자막은 옛날 드라마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코믹하게 재해석한다.

KBS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옛날 예능 전문 채널 ‘깔깔TV(8.58만)’, 코미디 전문 채널 ‘크큭TV(13.7만)’, ‘가요톱10’을 비롯하여 ‘이소라의 프로포즈’ 같은 음악 프로그램 전문 채널 ‘Again 가요톱10(7.8만)’, ‘등 포함해 무려 6개의 옛날 방송 전문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진 못한 옛날 코드, 왜 좋을까

이를 소비하는 1020세대의 심리적 요인은 뭘까. 

광운대학교 김예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현재 유행하는 미디어 콘텐츠가 너무 빠르고 자극적이며 피곤해서 평온하고 부드러운 생각과 느낌을 주는 뉴트로 콘텐츠를 즐기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부모 세대가 느꼈던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친근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옛드’를 즐겨보는 대학생 김모 씨는 “기존에 우리 세대에서 느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요즘 그만큼 재밌는 콘텐츠도 없는 것 같고 짧게 편집되어 있어서 보기 편하다”고 말했다.

가요무대를 즐겨보는 대학생 박모 씨는 “요즘 아이돌에서 볼 수 없는 멋짐이 있다. 특히 김완선씨의 스타일과 매력은 그때 만의 감성이 있다. 그 무대를 보는 요즘 사람들의 댓글을 보는 것도 재미”라고 계속해서 보게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냅타임 황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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