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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관심 있지만 ‘내 여자친구만 아니면 돼'

현재 청년 남성 세대는 페미니스트 여자친구에 대해 부정적이면서도 미투 운동은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냅타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20대 남성 중 절반 이상은 페미니즘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스냅타임은 지난 16일 20대 남성 80명을 대상으로 '당신의 여자친구가 페미니스트라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왜 여자 친구가 페미니스트인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면서도 페미니즘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미투 운동을 지지했을까. 미투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기타’로 응답한 25%의 남성들도 ‘미투 운동의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는다면 찬성’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긍정적인 측면도 크다고 생각하지만, 근거 없는 사회적 매장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며 ‘미투 운동의 본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질’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을 말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을 성립시킬 수 있는 성질은 무엇일까.

남녀가 보는 미투 운동의 본질 달라

서울대학교 여성학협동과정 김수아 교수는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 담론에서 미투 운동의 본질은 권력을 가진 사람에 대한 저항’이라고 설명했다. ‘페미니즘은 그 권력이 상하관계만이 아니라 성별에 의해서도 구성된다고 말하는데 (남성들은)이런 것은 본질이 아니라고 보곤 했다’며 ‘명백히 폭력과 위계 권력관계를 행사한 것만을 폭로하는 게 미투로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을 과격한 이미지의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것이라 보는 시선이 강해 자신의 여자 친구가 페미니스트인 것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이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이유는 명백한 위계질서로 인한 폭력만을 미투로 보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청년 남성 세대가 ‘권력을 가진 괴물 같은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를 단죄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추론된다’고 그들이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따로 있었다.

'미투 운동이 남녀 문제가 되어 걱정이다'

‘성폭력이 나와는 다른, 괴물 같은 가해자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것은 서구에서나 한국에서나 굉장히 널리 퍼져있는 고정관념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김수아 교수는 실제로 피해자가 가해자와 아는 관계인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러한 담론은 유튜브나 트위치 등 1인 미디어 영향력이 높은 남성 크리에이터들이 모인 남성 중심 온라인 공간을 통해서 널리 공유되고 있다. 과거 존재했던 강간 문화를 비롯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양상은 현대 사회에서도 SNS나 채팅방,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위계 질서가 존재하는 관계'는 남성이 바라보는 미투의 전제조건으로 성립한다.

실제 유튜브에 ‘페미니스트’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영상이 뜬다. 특히 마재TV의 ‘내 여자친구는 페미니스트’의 줄임말인 ‘내.여.페’ 영상은 조회 수 200만 회를 넘겼다. 이러한 온라인 공간에서 남성 중심적 소통을 쉽게 볼 수 있다.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남녀의 생각은 달랐다. 페미니즘을 여성우월주의로 보는 현재 청년 남성 세대의 시선은 자신의 여자친구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밖에. 젠더 갈등의 해결책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스냅타임 황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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