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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74세 치어리더 "마음은 낭랑 18세 입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실버 세대들의 이색적인 여가활동이 주목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의 취미라 함은 장기 두기, 뜨개질하기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젊은이들만의 영역이었던 치어리더, 악기 연주 등 실버 세대들의 취미활동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노인 인구는 768만 명으로 2016년 대비 92만 명 대폭 증가했다. 2026년에는 전체인구의 21%를 상회하는 초 고령화 사회로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젊은 시절 자식을 키우느라 정작 본인의 노후대비는 하지 못한 노인들, 혹여나 경제적 여유가 있다하더라도 마음 나눌 사람이 없어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들에게 이같은 취미활동은 인생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여기 평균 나이 74 세로 구성된 치어로빅 팀 ‘낭랑 18세’가 있다. 이들은 치어리딩에 에어로빅이 가미된 새로운 스포츠인 치어로빅을 취미로 한다. 치어로빅은 이미 미국에서는 주부들 사이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운동 종목이다.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낭랑 18세’ 팀원들은 취미활동을 통해 삶의 활력소를 얻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며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팀원 이정숙 씨는 “막상 애들 넷을 다 결혼 시키고 나니 우울해졌어요. 살맛이 없었던 제게 낭랑 18세는 생명을 구해준 팀이에요. 덕분에 우울증도 고치고 몸이 좋아져 이후로 병원을 한 번도 안 갔거든요”라고 말했다.

다른 팀원인 신동임 씨 역시 “예전에는 전철을 타고 조금만 가도 중간에 내릴 정도로 멀미가 심했어요. 몸이 망가져서 계단을 오를 수도 없었죠. 하지만 6년 전 치어로빅을 만나서 이제 10층 계단을 단숨에 올라간다고 하면 믿으시겠어요?”라며 웃음 지었다(BBC)

(사진=naver)


‘낭랑 18세’ 팀은 일주일에 두 번 연습을 갖는다. 또한 야외공연을 하거나 지역대회에도 참가한다. 작년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한 시니어 서울 춤 자랑에서 베스트 20팀에 선정돼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도 이루었다. 당시 낭랑 18세 팀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치어로빅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어르신들의 즐거운 공연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사까지 녹여낸 무대가 감명 깊었다는 평이었다.

게다가 9월 6일에 있었던 2019 IWRF 휠체어럭비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대회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여성의 당당함을 담은 여성시대라는 노래에 맞춰서 노후를 즐겁고 당당하게 살아간다는 모습을 표현하며 휠체어 럭비팀 또한 당당하고 멋있는 모습으로 경기장을 빛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함께 보내는 세월이 늘어가면서 이들은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올해로 6년째인 팀원들은 이제 눈빛만 보아도 상대방이 무엇이 불편한지 알 수 있을 정도. 그들은 서로를 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고 말한다. 취미활동을 통해 건강도 챙기고 마음을 나눌 친구까지 생긴 셈이다. 자식을 출가시키고 직업이 없다고 외로워하던 이전의 모습과도 180도 달라졌다. 치어로빅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냐는 물음에 한 팀원은 ‘남편’이라고 답했다. 남편처럼 늘 함께 있고 늘 나를 위로해주고 행복하게 해준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노인들의 취미활동은 건강뿐만 아니라 극도의 우울증 극복 및 노인성 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가장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기억력, 언어, 판단력 등 인지기능에 손상을 주는 질환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현 시점에 있어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진행성 질환인 치매는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생활 패턴을 활동적으로 유지하고, 여러 가지 사회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치매 증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운동이나 두뇌 활동, 세밀한 손동작을 사용하는 취미 생활이 여기에 해당된다. ‘낭랑 18세’ 팀의 안무도 복잡하거나 큰 동작보다는 간단하며 가벼운 동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비슷한 사례로 68세 노인이 라인댄스를 통해 3대 노인성 질환인 파킨슨병을 이겨낸 사례도 있다. 주인공 오교삼씨는 지난 2011년부터 질환을 앓으면서 근육이 강직돼 세수, 식사 등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파킨슨병은 신경세포 소실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신경질환으로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오 씨는 기억력이 감퇴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겹쳐 삶의 의욕이 사라지던 차에 사직1동 라인댄스 프로그램을 만났다.

불편한 몸을 이끌어 매일 힘겨운 라인댄스에 훈련을 한 결과, 이제 그는 정상인과도 댄스를 겨룰 수 있는 몸으로 완치됐다. 그는 현재 기적의 노인으로 불리며 '2019청원생명축제 주민자치프로그램 발표회' 무대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google)


‘낭랑 18세’ 팀의 사례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명제를 확실히 입증해주는 사례이다. 노후에도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음을 표현하는 작품으로 수상까지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현재와 미래의 실버 세대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예전에는 늙으면 쭈글쭈글해지고 아픈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지금은 제가 사람들한테 이러고 있지 말고 나랑 운동하자고. 자신이 행복해야 건강해진다고 말해요”(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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