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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첫 일요일, 한 푼도 쓰지 않는다” 여성들이 지갑 닫은 이유는?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매월 첫 일요일은 '여성소비총파업운동' 하는 날
하루 동안의 소비 중단으로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을 알려···
'38적금운동'도 함께 실천하며 저축 습관 기르는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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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여성소비총파업 공식 계정)
(사진=트위터 ‘#여성소비총파업’ 공식 계정)

매월 첫 번째 일요일이 되면 지갑을 닫는 여성들이 있다. ‘여성소비총파업운동(이하 여소총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여소총파는 여성들이 문화생활, 외식, 쇼핑 등 모든 면의 소비와 지출을 중단하는 운동이다. 지난해 7월부터 매 달 첫 일요일에 진행되고 있으며 2019년 11월 3일 17회 차를 맞이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1년 넘도록 매월 일요일이 될 때마다 소비를 중단하고 있을까. 여소총파의 가장 큰 목적은 여성 소비자의 존재와 영향력을 알리기 위해서다. 유독 매월 첫 일요일에만 매출이 줄어든다면 기업은 여성 구매자의 영향력을 확인하고 동시에 경각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슬란드는 1975년 여성총파업을 실시함으로써 여성의 영향력을 전 국민에게 체감시켰다.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사회경제적 성차별에 항의하며 10월 24일 하루 동안 모든 업무에서 손을 놓았다. 직장에 출근하지 않았고, 육아를 비롯한 가사 또한 하지 않았다. 아이슬란드 여성총파업의 영향으로 이듬해에 아이슬란드 의회는 양성평등임금보장법을 제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소총파도 아이슬란드의 사례를 모티브로 기획됐다. 여소총파는 지난해 SNS에서 일어난 ‘핑크텍스 논란’에서 시작됐다. 핑크텍스란 같은 제품이라도 남성용보다 여성용이 더 비싼 현상을 뜻한다. 여성과 남성이 같은 머리로 자를 경우 (예를 들어 투블럭 컷), 여성은 여성커트 비용을 내야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성들은 소비 중단을 통해 핑크텍스의 철폐를 요구한다. 또한 여소총파 주최 측은 여성에게만 꾸밈노동이 강요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화장품, 여성혐오적 문화예술 콘텐츠, 불편한 여성용 의류의 실태 등을 알리는 카드뉴스를 제작해 SNS에서 배포하고 있다.

소비를 중단한 여성들은 ‘38적금운동’을 함께 실천 중이다. 여소총파가 있는 날이 되면 여성들은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기념해 ‘38’로 시작하는 금액을 적금 통장에 납입한다. 매월 첫 주 일요일에는 소비를 멈추고 3800원, 3만 8000원 등 숫자38이 들어간 금액을 저축하는 것이다.

38적금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직장인 정은영(27·가명)씨는 매달 38만원씩을 저축해왔다. 1년동안 꾸준히 참여해 벌써 400만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정 씨는 “이전에는 화장품이나 예쁜 옷들을 사는데 지출이 컸다. 여성소비자총파업운동을 알게 된 이후로는 꾸밈 비용을 줄이고 저축을 늘렸다”며 “여소총파를 통해 소비자로서 여성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에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에 여소총파 인증 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추세다. #여성소비총파업 #여소총파 #38적금인증 등 다양한 해시태그를 달고 많은 여성들이 여소총파에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SNS에는 38적금운동을 통해 1년 동안 약 3천만 원을 모았다는 인증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월 모 매체 창간 축사에서 여소총파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성도 소비의 당당한 주체라는 인식을 행동으로 발현시켰다”며 “여성 혐오를 드러내는 광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요하면서 소비를 조장하는 행태에 반기를 든 외침이었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김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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