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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 17잔 마셔야 주는 7만원짜리 '다이어리 열풍'

연말만 되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다이어리 마케팅이 치열하다. 올해도 2020 카페 다이어리 라인업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는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볼펜, 스티커, 와펜 등 다양한 상품이 함께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커피업계의 연말 다이어리열풍

연말 다이어리 이벤트의 원조는 단연 스타벅스다. 올해는 10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행 계획과 기록용 내지로 구성된 ‘하프 데일리 퍼플 플래너’, 와펜 스티커가 포함돼있는 ‘먼슬리 프리 핑크 플래너’, 매일 일상을 기록하는 ‘데일리 그린 플래너’, 일주일 스케줄을 기록할 수 있는 ‘위클리 라이트 블루 플래너’에 틴케이스 볼펜세트 2종까지 총 6가지를 선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볼펜 세트가 새롭게 출시되면서 다이어리의 인기를 넘어서고 있다. 매년 다이어리가 히트를 쳐왔지만 올해는 볼펜에게 그 자리를 빼았겼다는 매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직장인 송모씨는 "스타벅스에서 프리퀀시를 이벤트를 한다고 하니 벌써 연말이 왔구나라고 느낀다"며 "연말이 되면 이벤트 때문에 확실히 자주 가게 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 사랑'은 나이와 무관하다. 20대들은 물론이고 40대 이상 직장인들도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열을 올린다. 대학생 김다은(25,가명)씨는 “20대 여대생들 사이에선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유행이다. 카페를 자주 가는 편이 아니지만 상품을 받기위해 매일 커피를 마시고 있다”며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50대 팀장급도 다이어리 모으기에 뒤쳐지지 않는다. 벌써 여러 권을 모았다는 직장인들이 주변에 심심치 않게 있다. 

 

 

 

 

스타벅스 e프리퀀시 이벤트 화면


 

사은품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하지만 다이어리 열풍이 과하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스타벅스의 경우 다이어리를 교환하기 위해 총 7만 4800원 어치의 커피를 마셔야 한다. 이것도 시즌음료 중 가장 저렴한 토피넛라떼(1잔 당 5800원)와 일반음료 중 가장 저렴한 아메리카노(1잔 당 4100원)을 마신다는 가정 하에서다. 차라리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매장에서 사는 게 3만 2500원으로 더 저렴하다.

고가 논란은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다. 같은 방식으로 할리스커피는 4만 5200원, 투썸플레이스는 6만 8000원에 상품을 교환받을 수 있었다. 본 목적인 커피보다 사은품을 받기 위해 거액을 투자하는 사람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탕진잼 심리 노린 ‘다이어리 재테크’까지

 정해진 기간 안에 커피 구매로 프리퀀시(스타벅스 적립 스티커)를 모으기 힘든 사람들은 타인의 프리퀀시를 사 모으기도 한다. 이 시즌만 되면 대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뿐만 아니라 여러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스티커를 판매한다는 글을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

스티커는 개당 적게는 1000원부터 많게는 3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구성되어있다. 필요한 17잔의 스티커를 모두 모은 완성본을 판매하는 글도 종종 보였다. 최소 2만원부터 최대 4만원까지 판매가격도 천차만별.

이는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대한 수요가 워낙 높기 때문에 발생한 일종의 ‘제테크’ 현상으로 비춰진다. 재판매 사이트로 유명한 ‘중고나라’에 자신이 교환받은 다이어리를 상품으로 내놓는 경우도 빈번하다.

한 직장은 "사은품을 위해 17잔의 커피를 마셔야만 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라며 "고개들의 탕진잼 심리를 노린 업체 마케팅에 놀아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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