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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0대는 남자가 더 쓴다고···어디에?

 

(사진=이미지투데이)


 

소비시장에서 20대 남성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통곡의 벽(넘을 수없는 벽)’이었던 20대 남성 구매율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던 20대 남성들의 소비문화가 오름세를 띄고 있는 추세다.

최근 롯데멤버스가 조사한 20대 남성 소비지표를 보면 지난 6월부터 9월 소비가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상품군으로는 ▲패션/잡화 ▲가전/전자제품 ▲화장품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전자제품에서 모바일 웨어러블이 231.5%로 대폭 상승했다. 이 밖에도 의류관리기(114.5%)와 태블릿PC(90.8%), 해외 부티크(53.2%)가 20대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목할만한 건 이들의 구매 품목이다. 의류관리기와 태블릿 PC, 해외 부티크 등 수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20대 남성들이 고가의 제품에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 둔화로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와는 정반대되는 양상이다.

온라인 쇼핑↑, 얼리어댑팅 문화가 원인

소비에 인색하던 20대 남성들의 지출이 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직접적인 원인이 온라인 쇼핑의 증가라고 진단했다. 이은희 교수는 "20대 남성은 온라인에 가장 익숙한 세대이자 전자제품에 관심이 높은 세대"라면서 "접근성이 편리한 온라인을 통해 소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멤버스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대 남성들의 구입 경로 중 45.3%가 인터넷 쇼핑으로 가장 높았다.

또한 취향을 저격하는 아이템 선정과 얼리어댑팅 문화를 선호하는 것도 주요 요인이다 .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자료를 보면 연령별, 성별 소비 패턴은 명확히 드러난다. 연령별로 20대 후반은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선호했고 성별로는 남성이 얼리어댑팅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이렇다 보니 ‘20대 남성’들은 ‘취향을 저격하는 얼리어댑팅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소비가 활성화한 것도 최근 출시된 의류관리기와 모바일 웨어러블 등이 소비를 충족시킬 수 있는 탁월한 아이템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남성들이 한 곳에 크게 지출하는 경향도 영향이 있다. 여성들의 연간 백화점 방문은 평균 12회, 남성은 7회 뿐이지만 평균 지출은 남성이 4배 이상 높다. 남성들의 경우 방문시 평균 100만원 가량을 소비했다. 수입이 적은 편이어도 그 돈으로 집중 소비를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합리적인 소비인지는 의견이 갈리지만 남성들의 '올인' 소비가 상당히 깊이 안착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욜로에 비혼까지 겹쳐.. 충동 소비의 영향

밀레니얼 세대에서 유행하는 ‘YOLO(욜로)’식 소비 패턴도 한 몫 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염두한 저축보다는 지금 당장의 지출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마음껏 누리는 것이다.

얼마 전 큰 돈을 들여 공기청정기를 구입했다는 차용택(27)씨는  “미세먼지 암 발병률이 높다길래 고민없이 당장 구매했다”며 “직장을 다니면서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끼면 바로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가성비 보다는 ‘가심비(가격에 대비해 마음의 만족을 얻는 값어치)’를 추구하는 2030세대의 소비 성향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차 씨처럼 하루 벌어 하루 쓰는 일명 '탕진잼'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발표에서도 20대의 절반(52%)이 스트레스 해소 및 기분전환에 도움이 된다며 충동적 소비를 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비혼 선호도 20대 남성의 소비 증가에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결혼을 포기하니 자유롭게 하고 싶고 쓰고 싶은 데 돈을 써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알바천국에서 비혼을 선언한 20대 남녀 136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라고 꼽은 응답자가 49.7%로 1위를 차지했다. 비혼으로 절약한 돈을 고스란히 본인에게 사용하는 비용으로 해소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과소비를 조장할 수 있다는 근심도 적지 않다. 이은희 교수는 "소득 범위 내에서의 지출이면 괜찮지만 신용카드를 통해 과한 소비가 발생할 수있다"고 우려했다. 불균형적인 소비가 상습적인 연체로 이어져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염려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은희 교수는 “과소비를 자제하고 합리적이고 건강한 소비문화가 뒷받침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남성들의 소비 증가 현상에 발맞춰 이들을 공략한 마케팅에도 역점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남성 전용 럭셔리 캐주얼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남성 소비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2030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더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민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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