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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기내 방송에 등장한 아이돌...‘안전 영상이 장난?’

대한항공과 슈퍼엠의 기내 안전 영상 (사진=유튜브 캡쳐)


대한항공이 지난 4일에 선보인 새로운 기내 안전 영상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SM 소속 가수들이 출연한 뮤직 비디오 같은 영상이 ‘기내 안전 사항 전달’이라는 목적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SM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14년 만에 기내 안전 영상을 개편했다. 기내 안전 영상은 좌석벨트부터 산소마스크 사용법, 비상 탈출 방법까지 다양한 기내 안전 수칙을 설명하는 게 목적이다. 중요한 내용인 만큼 승객들의 충분한 숙지가 필요하다.

이번 영상을 SM과 콜라보를 시도한 것은 승객들이 지루해 할 수 있는 안전 영상을 신나고 재밌게 만들어 승객들이 끝까지 주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당 영상에는 SM 소속 가수들이 등장해 화려한 노래와 춤을 선보이며 마치 뮤직 비디오를 연상시킨다.  이 영상은 공개된 이후 일주일동안 유튜브 조회 수 500만회를 넘었으며 곧 1000만 회를 돌파할 정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신선하고 재밌다’는 반응과 ‘안전 수칙 전달력이 떨어져 목적을 잃었다’는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다.

홍보는 좋았지만 안전은 어디에

이번 영상에는 태민, 백현, 카이 등 7명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SuperM)’이 참여했으며 안전수칙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은 보아가 맡았다. 배경 음악에는 SM엔터테인먼트 작곡가 켄지의 ‘Let’s go everywhere’곡이 사용됐다. 

휴대수하물 보관 위치를 설명하는 보아 (사진=유튜브캡쳐)


문제는 화려한 영상미와 대조적으로 안전수칙에 대한 정확한 전달이 어렵다는 점이다.  기내의 중요한 곳은 직관적인 위치를 보여줘야 하는데 보아가 중심에 서있으면서 수하물 보관 위치는 단지 뒷배경처럼 보여졌다. 비상구 위치를 확인하는 장면에서도 우주를 배경으로 별빛으로 항공기를 연출하면서 실제 모습과는 다르게 표현됐다. 비상구 문을 여는 법 또한 동일하게 표현되면서 객관적인 내용 전달이 어려워 보인다.

랩으로 구명조끼 착용방법을 설명하는 핑크색 곰돌이 캐릭터 (사진=유튜브 캡쳐)


핑크 곰돌이는 랩을 통해 구명조끼의 위치와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데, 발음이 불분명하고 캐릭터화 된 구명조끼는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앞에 앉아있는 아이들도 기내 좌석에 앉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상황과 조금 거리가 멀어보인다. 어린 아이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설명하는 부분 또한 짧은 시간에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확실히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춤을 추고 있는 슈퍼엠 (사진=유튜브 캡쳐)


또한 슈퍼엠의 멤버들이 중간중간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부분은 불필요했다는 평가다. 20대 민모씨는 "처음 봤을 때 그냥 SM 소속 가수들의 바이럴 마케팅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버진 아메리카 항공의 뮤지컬형식 기내 안전 영상 (사진=유튜브 캡쳐)


 

전문가와 대중들의 엇갈린 반응

계층별의 평가도 엇갈린다. 대학생 최씨는 “해당 영상을 처음보자마자 조금 당황스러웠다”며 “안전수칙이 잘 전달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호주의 항공 저널리스트 브라이언 윌슨은 트위터를 통해 대한항공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매체가 주관하는 “멍청한 동영상 상을 주겠다"고 밝혔다. 또한 “항공사가 안전과 오락을 혼동하면 비상상황서 규칙을 준수 못 할 것”이라고 올리면서 대한항공의 이번 기내 안전 영상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양한 해외 항공사들은 이미 기내 안전 영상을 트렌드에 맞춰 바꾸면서 승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델타 항공, 에어 프랑스, 버진 아메리카 등 각종 해외 항공사에서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다. 유명인이나 특정 문화를 반영해 개성있는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스냅타임 황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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