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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맥주만 찾는 20대 왜?

(사진=롯데마트 제공)


요즘은 20대 대학생들도 국산 맥주보다는 해외 맥주를 마신다.  가격이 합리적으로 내려간 이유도 있지만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대학생 이형빈(25,가명)씨는 “음식점에서야 국산 맥주밖에 팔지 않으니 선택권이 없지만 펍이나 집에서 맥주를 마실 땐 꼭 해외맥주를 즐겨 마시는 편”이라며 국산맥주는 향도 없고 강한 탄산에 목만 아프다고 답했다.

20대 대학생들은 보다 다채로운 맛에 반했다고 평가했다. 조민지(23,가명)씨는 “평소 맥주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해외 맥주는 달기도 하고 향도 사과, 민트, 복숭아 등 여러 가지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박영재(30,가명)씨 역시 “10년 전만해도 맥주는 다 똑같이 맛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해외맥주를 접하고 그 편견이 깨졌다”라며 "이제는 맥주 전문점인 브루어리, 펍 등 어디서나 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잔을 마셔도 맛있고 잘 만든 맥주를 먹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욜로 트렌드’가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회식보다는 집에서 ‘혼맥(혼자 먹는 맥주)’을 즐기는 1인가구가 늘면서 해외맥주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 2.8%에서 지난해 8.4%까지 증가했다.



그렇다면 해외 맥주에 비해 국산 맥주가 다소 심심하고 싱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맥주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맥아’이다. 맥주는 주원료인 싹 보리, 즉 맥아의 함량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산맥주는 맥아의 함량에 대한 기준치가 높지 않을뿐더러 제조 공법 역시 맥주의 맛보다는 제조원가의 절감이 우선이다.

국산 맥주 제조시 주로 사용되는 ‘하이그래비티 공법’은 맥아 발효 원액에 탄산가스와 물을 섞어서 원하는 도수를 맞추는 생산 방식인데 이는 원재료에 비해 많은 양의 맥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한국맥주는 탄산이 강하고 덜 쌉싸래하며 거품이 금방 사라지는 맛없는 맥주가 된다.

맥주의 본고장인 독일은 ‘맥주순수령’이라는 법령에 의거해 맥아 함량이 100%가 아니면 판매조차 불가능하다. 과거 한국에서도 67.7% 이상이어야만 맥주로 판매가 가능했으나 1997년 12월 주세법 변경 이후엔 10%만 들어가도 맥주로 유통될 수 있게 바뀌었다. 이후 ‘발포주’라고도 불리는 이 술은 주세절감을 위해 맥주함량이 더 낮은 제2, 제 3의 발포주로 대량생산되어 팔리고 있다. 마치 소의 다리뼈 한 마디로 끓인 국물이 ‘한우곰탕’으로 둔갑하는 원리다.

(사진=네이버포스트)


전문가들은 국산맥주의 가장 큰 문제를 독과점에서 찾는다. 우리나라의 맥주 산업은 193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80년이 지나도록 3개 기업이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독과점으로 인해 다양성이 사라지면서 해외맥주와 같은 다양하고 깊은 맛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에 기업들은  최저원가를 유지하되 최대의 맛을 이끌어내기 위해 보리에 옥수수, 쌀 등을 첨가하거나 ‘물’의 퀄리티가 다르다는 점을 어필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주류 업계는 맥주의 맛을 구속하는 ‘주세법’에 대해 수년 간 개정을 요구해왔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맥주산업의 경쟁촉진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 보고서는 독과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설과 유통망 규제, 세금, 가격 결정 구조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수많은 규제로 인해 다양한 기업들이 맥주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스냅타임 박지은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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