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꾸밈 노동’ 사회적 강요일까 자기만족일까

여성 알바 노동자 98% “외모 품평 겪었다”
외모 품평과 꾸밈 노동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여성들
화장이 왜 ‘알바생의 기본적인 예의’로 치부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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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들이 이번 주부터 종강에 들어간다. 대학생들은 등록금 또는 용돈마련 등의 이유로 본격적인 아르바이트 구하기에 나서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지 않을뿐만 아니라 모호한 자격요건때문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업주들이 내건 인재상이 ‘성실’, ‘경력자 우대’도 아닌 ‘용모가 단정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면접 과정에서 업주들은 외모를 중심으로 채용여부를 결정하다보니 채용에 탈락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대학생 김지수(23,가명)씨는 쌀국수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지만 민낯과 통통한 체형 탓에 출근 후에 퇴짜를 맞는 어이없는 경험을 했다. 분명 온라인상으로 합격통보를 받았는데도 말이다. 출근 하루 만에 퇴사를 요구한 쌀국수 가게 점장은 ‘가게와 이미지가 맞지 않다’는 것을 해고 이유로 꼽았다.

법적으로라면 근로계약서를 쓴 상태에서 하루 만에 알바생을 해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근로자의 채용이 확정될 경우 출근 전 또는 출근일에 즉시 작성하는 것이 근로계약서이기 때문이다. 수습기간이 있다면 수습기간도 정규직에 해당하며, 하루 만에 퇴사통보를 했다면 이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업주는 정당한 해고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

채용이 된 이후에도 지적은 여전하다. 매장의 손님들조차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외모평가를 서슴치 않는다.일부 손님들은 “어느 가게의 알바생 누가 이쁘더라”, “너무 예쁘셔서 그런데 번호 좀 주시면 안돼요?” 등 아르바이트생의 외모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곤 한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아르바이트노동조합에서 진행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495명의 여성 알바 노동자 중 외모 품평을 당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무려 98%를 기록했다. 이처럼 여성에게 ‘예쁨’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 한 여성 단체의 대표는 ”여성을 ‘공간의 장식품’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같은 일종의 외모지상주의는 ‘꾸밈 노동’으로 이어진다. 꾸밈 노동이란 화장, 패션, 용모 관리 등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통 일하는 여성들에게 강요되며 시력이 안좋아도 안경을 쓰지 못하게 하거나 화장 필수, 예쁜 옷 입기를 강요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김유빈(23,가명)씨는 “화장할 시간이 없어서 한 번 민낯으로 출근했더니 온종일 외모지적을 당했다”며 일을 하러 출근한 것인지 외모 품평을 당하러 출근한 것인지 헷갈렸다고 한다.

대학생 이주연(25,가명)씨 역시 “점주가 같이 일하는 남자 아르바이트생은 모자를 쓰고 나와도 지적을 안한다”면서도 “머리만 묶어도 외모에 대해 꼭 한 마디를 한다”며 일종의 남녀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일각에서는 화장하는 행위 자체도 자신의 의지가 아닌 사회적 압박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화장이 너무 당연시돼 ‘강요’란 사실도 망각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모 영화관에서는 여성 알바생들에게 “피부화장 반드시 할 것. 눈썹형태는 또렷이. 붉은색 립스틱 사용”등 의 복장기준을 제시하며 화장을 강요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영화관의 알바생인 강민지(26,가명)씨는 “처음엔 그런 복장기준을 보고도 전혀 이상한 걸 못 느꼈다”며 결막염에 걸려도 렌즈를 끼고 출근한 지난날의 고충을 토로했다.

국내의 모 백화점 교육 내용에도 외모 가꾸기는 빠지지 않는다. 지침서에는 “고객분들을 위해 화장을 하고 출근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이 쓰여져 있다.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화장을 하고, 다리가 부어도 구두를 신어야 하고, 추워도 바지 대신 스타킹과 스커트 착용을 강요당하는 여성들, 이것이 바로 2030 세대 여성 노동자들의 현주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점주들은 ‘용모 단정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려는 속사정이 있다고 하소연한다.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한 유명 카페의 사장은 “커피숍에 무뚝뚝한 아저씨가 있는 것보다 예쁘고 상냥한 아르바이트생이 일하는 게 훨씬 그림이 보기 좋지 않냐”며 “실제로 예쁜 아르바이트생이 일을 할 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답했다.

영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매출임은 자명하다. 그렇다보니 고용주 입장에서는 매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여의도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하고 있는 허진혁(33,가명)씨는 “이자카야의 주요 고객은 장년층 남자들인데 대부분 까탈스러운 경우가 많다”며 “예쁜 아르바이트생이 있으면 아르바이트생이 실수를 하더라도 오히려 손님들이 미안해하면서 사과를 한다”고 손님들의 불만제기가 현격하게 준다고 전했다.

점주의 요구가 과하거나 불합리할 시 피해 구제책도 있다. 고용노동부 아르바이트 피해신고는 사업장 소재를 관할하는 지방 관서에 제기하면 된다. 임금 미지급, 최저임금 위반, 장시간 근로, 일하다가 다친 경우이거나 산재보험 미적용, 성희롱 등의 아르바이트 피해를 본 국민이라면 누구나 도움 요청 가능하며, 아르바이트 피해 민원신청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외에도 고객상담센터 1350 를 통해서 접수가 가능하다.

 

/ 스냅타임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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