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동백 꽃 필 무렵’은 끝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옹산에

최고 시청률 23%, 후반부 갈 수록 인기 상승
스페셜 방송도 9%, 사람 냄새 나는 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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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사진=KBS)

‘동백 꽃이 피었습니다’. 동백 꽃 필 무렵이 끝난 지 일주일 된 어제, 동백 꽃 필 무렵 스페셜 방송이 방영됐다. 40부작을 하이라이트로만 꽉 채운 2부작으로 재편집한 영상과 함께 아쉽게 편집되었던 미방영분을 담은 스페셜 프로그램이다.

최고 시청률 23%를 돌파한 동백 꽃 필 무렵의 스페셜 방송은 시청률 9.1%를 기록하면서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초반 시청률 6%대로 시작했지만 정감 있는 충청도 사투리와 따뜻한 사람 사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휴머니티, 로맨스, 스럴러, 코미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동백이의 까멜리아에서 번영회 하는 중인 옹벤져스 (사진=캡쳐)
동백이의 까멜리아에서 번영회 하는 중인 옹벤져스 (사진=캡쳐)

옹산의 핵, 옹벤져스의 온도차이

“원래 지 동생 틱틱 건드리는 언니들이 남이 내 동생 건드리는 꼴은 못 보는 겨”

동백이가 처음 왔을 때 텃세도 부리고 샘도 냈지만 꼭 김치는 갖다 주던 옹산의 핵, 옹벤져스. 게장 집, 백반집, 떡집, 야채가게 등 각자의 자리에서 옹산을 지키는 이들의 리더 박찬숙(김선영)은 말투는 기본이자 헤어, 의상, 메이크업까지 독보적인 하이펄리즘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초반에는 동백을 구박하며 옹산의 회장 곽덕순(고두심)에게 한소리 듣기도 했지만, 꼭 동백이에게 김치는 갖다 주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사람 냄새가 났다.

친근한 척하며 남의 떡을 집어먹는 기자에게 “뭐를 녹음하는겨? 시골 사람은 다 컴맹인 줄 아나벼? 나인 써? 난 텐 써!”라고 사이다 같은 말도, 까불이를 향해 뚝배기를 들고 몰려오는 모습도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었다. 향미가 죽고 난 후 동백이를 지키기로 한 옹벤져스는 “향미 죽었다고 훌쩍이지 말고 뭘 쳐먹어야지”, “허리가 저지랄인께 까불이가 덤비는겨”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동백이를 귀하게 받겠다고 말하는 곽덕순 (사진=캡쳐)
동백이를 귀하게 받겠다고 말하는 곽덕순 (사진=캡쳐)

용식이의 엄마 곽덕순은 옹산 서열 1위로 진짜 어른이 뭔지 보여준다. 용식이와 동백이의 사이에서 용식이의 엄마로서 갈등하는 모습, 하지만 회장으로서, 어른으로서 동백이와 필구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뺐다. 진짜 ‘어른’인 회장님과 옹벤져스를 통해 우리는 건강한 인간상을 볼 수 있었다.

동백이를 괴롭히는 노규태를 본 용식 (사진=캡쳐)
동백이를 괴롭히는 노규태를 본 용식 (사진=캡쳐)

나, 황용식이유!

“얘 또 눈깔이 왜이랴!”

불의를 보면 참을 수 없는 황용식. “저랑 연애하면 매일 사는 게 좋아서 죽게 할 수 있다고요, 나는” 불도저같은 그는 동백이에게 첫눈에 반해 직진남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준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촌놈이지만 경찰도 못 잡은 탈옥범을 잡고 경찰이 된다. 탈옥범을 겁도 없이 맨손으로 때려잡지만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약한 용식이는 시골에서 자랐지만 사회적 올바름과 기본에 충실하다. 직진남이지만 막무가내 마초남은 아닌, 상대방을 배려하고 기다릴 줄 아는, 자신감은 넘치지만 남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존중하는 그의 모습은 웬만한 고학력자보다 낫다. 명대사로 여심을 녹인 그의 명대사도, 통쾌한 모습도, 어리버리해 보이지만 절대 어리버리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기 충분했다.

인플루언서, 미혼모, 그리고 연쇄살인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공개하는 제시카. 케이크를 먹는 척 하면서 안먹고 요가복을 입고 ‘#케이크폭풍흡입’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사진을 올린다. 일어나면서부터 운동가는 것 까지 SNS에 사진으로 올려야하는 자칭 ‘공인’인 제시카는 자기 자식은 안중에도 없는, 자신을 향한 남 시선에 죽고 못 사는 SNS 중독자다. 미혼모인 동백은 이와 반대로 너무나도 힘든 삶을 살며 악착같이 필구를 키운다. 술집인 까멜리아를 운영하면서 남자들의 멸시와 조롱, 성희롱에 부딪혀야 하는 여성이다. 그리고 엄마하고만 사는 필구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우리의 현실에도 존재하는 묻지마 살인, 연쇄살인, 여성만 노리는 잔혹한 범죄.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만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 현실의 축소판 같다. 사회적 약자가 감당해야 하는 불합리와 부당함은 보는 사람의 화를 돋우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그렇게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 통쾌하게 웃기도 하면서 동백 꽃 필 무렵에 더 몰입했다.

각박한 세상을 보여주면서도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고, 그래서 인생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 동백 꽃 필 무렵. 세상이 그렇게 퍽퍽해도 굴러가는 이유는 그래도 선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걸 알려주었다. “까불이는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될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거다”라는 까불이에게 용식은 “너희가 많을 거 같냐, 우리가 많을 거 같냐?”고 반문했다. “나쁜 놈은 백 중에 하나 나오는 쭉정이지만, 착한 놈들은 끝없이 백업된다”는 용식이. 그렇게 기적의 희망을 알려준 동백 꽃 필 무렵이었다.

/스냅타임 황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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