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서울교통공사의 황당한 변명..”듣는 승객마다 개인차 존재”

홍대입구짠·동대입구짠 등 한·중어 혼용
외국인 방문객 1/3이 중국인... 중국인 "이해 어려워"
서울교통공사, 자문위 지침 따라 한·중어 혼용.. "변경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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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양소(杨肖·24)씨는 올해 교환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왔다. 그는 우리나라 지하철에서 흘러나오는 중국어 방송을 듣고 경악했다. 지하철역을 안내하는 중국어 발음이 정작 중국인들은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안내방송이었던 것이다. 그저 중국어 발음만 그럴싸하게 흉내 낸 ‘끼워맞추기 식’ 방송에 불과했다.

양소씨는 “한국말을 할 줄 알다보니 지하철역에 무사히 내렸지만 한국말을 모르는 중국인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홍대입구가 ‘홍대입구짠?’ “听不懂 (못알아듣겠어)”

실제 열차 내 중국어 방송을 들으면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2호선 홍대입구역을 안내하는 중국어 방송은 ‘홍대입구역’을 ‘홍대입구짠’으로, 3호선 ‘동대입구역’을 ‘동대입구짠’으로 발음한다.

중국어로 ‘홍대입구역’은 ‘弘大入口站(홍따루코우짠)’, ‘동대입구역’은 ’东大入口站(동따루코우짠)‘으로 발음해야 한다. 양소 씨가 자국어 안내방송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한국어 안내방송에 집중하게 된 이유다. 그는 다시 한번 들어보겠다며 중국어 방송에 귀 기울였지만 “听不懂(팅부동 · 알아듣지 못해)”을 연발하며 고개를 저었다.

대학 종강철을 맞아 귀국길에 오르는 중국 학생들은 열차 속 어색한 중국어 방송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다. 현재 서울 지하철에서는 1~4호선 환승역 26개역과 종착역 30개역, 5~8호선 16개역에서 중국어, 일본어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방한 외국인 중 3분의 1인 중국인인데…

올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500만명으로 지난 해 방문한 470만여명에 비해 6.4%(30만명) 증가했다. 2016년 800만명까지 치솟았던 중국인 방한객은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반토막이 났지만, 다시 어느 정도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1604만명)  중 34.3%가 중국인으로 가장 많았다. 사드 보복 전인 2016년 46.8%에 비해서는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 3분의 1이 중국인이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안내방송 조차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여행객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제대로 된 안내음성이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 중국인 여행객들은 당부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의 호소가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한다. 역명마저 세세한 통역을 거치는 건 지나친 배려라는 주장이다.

직장인 임 모(26)씨는 “여행을 오기 전 여행지를 미리 살펴보거나 한국어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지하철역 이름은 고유명사인데 우리나라 고유명사를 굳이 다른 나라 말로 풀어서 설명해야 될 필요가 있냐”고 되물었다. 중국인들 스스로가 여행지에서 언어로 겪는 불편함은 어느 정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15년 부터 꾸준히 증가 추세인 중국인 여행객 수는 사드 보복 사태 이듬 해인 2017년 대폭 감소했다. 그러다가 지난 해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여 올해 500만 관광객을 돌파했지만,여전히 3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료=한국관광공사)

자문위원회 지침 따랐을 뿐 ··· 적절하다고 판단

이에 대한 반론도 이어진다.  직장인 최인수(27)씨는 “외국에 나가서 한글 오역을 보면 번역기를 돌렸냐며 비아냥대거나 비판하는 게 부지기수”라며 “유독 중국인한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느냐”고 비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우선 중국어 안내방송과 관련한 교통 민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방송기자를 했던 전 중국인이 녹음한 것”이라면서 “다만 듣는 승객들마다 개인차가 존재할 것이다”고 말했다.

역명이 한국식이어서 알아듣기 어렵다는 지적에는 “한국식으로 발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이미 2010년 서울시 외국어(영어, 중국어 간체, 일본어)표기 자문위원회 지침을 통해 고유명사가 들어간 역명은 국어원음으로 안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 측은 “지명, 인명 등을 현지명에 가깝게 발음하는 게 국제적 관행이자 원칙”이라며 “일반명사까지도 고유명사화 해 한국어 원음으로 발음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고유명사에 대한 원음표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강남역과 양재역에서는 2016년부터 중국어 원음으로 역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2개역을 대상으로 중국어 원어 안내를 실시하고 있다”며 “예산 등을 고려할 때 중국어 원어 안내방송 확대는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스냅타임 민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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