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강의내용보다는 사은품 보고 골라요”

인강업체 사은품 경쟁 점입가경... 수강료 육박하는 사은품도
학생들도 강사·강의내용보다는 '사은품'으로 강의 선택
학부모 "그렇게라도 강의 듣길 바라"...'울며 겨자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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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으로 진학하는 김동욱(19,가명)군은 최근 인강(인터넷 강의) 사이트 D사의 프리패스(사이트 내의 모든 과목을 들을 수 있는 수강권)을 구입했다. 21만원 상당의 프리패스 상품을 구매하면 15만원 짜리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은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군은 “15만원을 주고 무선 이어폰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인강(인터넷 강의)이라는 명분이 있는 게 좋죠.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도 덜 죄송하고요”라고 말했다.·

값비싼 사은품 받으려 듣지 않는 강의 마구잡이로 구매하기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새해가 시작되면서 인강 업체들이 수강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과거 수강료가 경쟁요소였다면 이제는 사은품이 수강생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됐다.

인강 업체 대부분이 학생들의 수요가 높은 IT(정보기술) 기기를 사은품으로 내걸며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은품 가격은 대부분 프리패스 가격보다 싸지만 학생들은 제값을 주고 상품을 사는 것보다 프리패스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부모님께 ‘공부하는 티’를 낼 수 있고 비슷한 가격에 인강까지 준다는 장점 때문이다.

문제는 프리패스를 신청한 뒤 막상 강의를 끝까지 듣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고3이 되는 박준하(19,가명)군은 원하는 강사가 없는데도 A 인강 사이트의 프리패스를 구매했다. 그는 “제가 원하는 상품을 주는 곳이 여기밖에 없다”며 “솔직하게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혼날까봐 A사이트의 강의를 듣겠다고 말씀드리고 해당 상품을 득템(원하는 물건을 얻는 것)했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너도나도 프리패스 구매… 학부모들 속수무책

인강업체들의 이같은 마케팅은 자식들에게 공부를 어떻게든 시키고자 하는 심리를 파고든 셈이다.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의 속셈을 대충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이라며 “어차피 무선 이어폰도 사달라고 하고 인강도 결제해달라고 할텐데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속는 셈치고 프리패스 상품을 구매해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모르고 자식이 공부를 하겠다는 말만 믿고 선뜻 인강을 결제해주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다.

학부모 B씨는 “이렇게라도 해서 아이가 강의를 들었으면 하는 마음에 프리패스를 구매토록 하는 것”이라며 “사은품 때문에 구매해도 인강을 1년간 들을 수 있으니 언젠가는 듣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강의는 뒷전…중고거래로 돈벌이 하는 학생도

학생들은 인강업체의 이같은 마케팅을 이용해 강의를 듣기보다는 원하는 물건을 얻거나 용돈벌이를 위해 프리패스 상품을 구매한다.

양민수(19,가명)군은 최근 프리패스를 2개 구매했다. 업체마다 주는 상품이 다르기 때문.

양군은 인강을 신청해 받은 상품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 되팔았다. 그는 “인강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원하는 물건도 얻고 용돈도 벌고 나면 공부하기가 싫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너 누구 강의 들어?’가 아니라 ‘너 뭐 받았어?’ 이런 식으로 상품에 집착하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본질을 보지 못하는 소비… 올바른 선택 습관 형성 저해할 수도

전문가들은 사은품이 아직 어린 청소년들의 소비 습관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강 업체들의 사은품 경쟁에 대해 “학생들이 사은품 공세에 호응하고 맥없이 넘어가는 것은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판단력을 흐리게 해 우려된다”며 “이런 문화는 학생들이 성인이 되면 한정된 소득에 대한 지출을 관리하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도 과다한 경품을 규제할 수는 있지만 과도한 사은품에 대한 규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인강 업체들이 사은품 공세를 지속한다면 청소년의 올바른 선택 습관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도한 사은품 증정 마케팅에 대한 인강업체들의 설명을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답변을 거부했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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