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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일상 관찰 통해 나를 돌아본다”…Z세대 브이로그 열풍

10대 크리에이터 브이로그 200만뷰 돌파 인기
영상 통해 타인의 삶 엿보는 Z세대 특성 반영
"나의 정체성과 개성 영상으로 표현한다"

(사진= 유튜브 '유정 YU JEONG' 갈무리)
유튜브 유정 채널의 ‘특성화고 여고생의 학교 브이로그’가 조회수 200만 회를 돌파했다.(사진= 유튜브 ‘유정 YU JEONG’)

‘특성화고 여고생의 학교 브이로그’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은 담은 이 영상의 조회수는 200만회를 넘었다. 영상을 만든 이는 구독자 31만명을 보유한 고등학생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정(본명 최유정·19)이다. 유정은 뷰티, 패션 정보부터 일상 브이로그(Vlog)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Z세대 여성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다른 Z세대 유튜브 크리에이터 마주혀이(본명 마주현·20)의 ‘시험기간 브이로그’ 영상은 하루동안 공부하는 모습을 담았다. 놀랍게도 이 영상의 조회 수는 무려 175만회를 넘었다. 누리꾼들은 “공부 자극 받으려고 왔는데 내가 전교 1등 된 기분”, “대학생인데도 자극 받고 갑니다”, “역시 전교 1등은 다르구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소통하고 있다.

비슷한 듯 다른 타인의 삶 엿보기

Z세대는 브이로그 콘텐츠를 통해 타인의 삶을 보는 것을 즐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는 Z세대를 ‘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하는 세대’, 일명 다만추 세대로 분류하기도 했다. Z세대는 화려한 TV속의 삶보다는 유튜브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상적인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것을 즐긴다. 또한 유튜브 속 다채로운 삶들을 보고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한다.

10대가 출연하는 브이로그들을 살펴보면 ‘고등학교 단합대회’, ‘자퇴생의 하루’, ‘대치동 고등학생의 일상’, ‘제주도 수학여행’, ‘고등학생 여사친과 롯데월드’, ‘고등학교 기숙사 브이로그’ 등 평범한 일상 영상이 많다. 또한 비슷한 듯 다른 각자의 개성이 담겨있다.

유정 채널의 주 시청 층은 1020 여성이다. 최씨는 “10대는 같은 학생이지만 다른 학교에 다니는 내 일상이 궁금해서, 20대는 ‘아 나도 그랬었지’ 하며 추억을 회상하고자 내 채널에 방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소개한 마주혀이 채널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10대 학생에게 사랑받고 있다. 영상에 직접 영어 자막을 달고 짧은 호흡의 영상으로 제작해 구독자의 이목을 끈다.

마씨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려움 없이 뭐든 도전하는 면을 보고 사람들이 내 채널을 찾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Z세대는 접근성이 쉬운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공감하고자 브이로그를 찾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마주혀이 채널의 ‘시험기간 브이로그’ 조회수가 176만 회에 육박했다.(사진=유튜브 채널 ‘마주혀이 MaJuHey’)

자신의 정체성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세대

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소통한다. 유튜브 영상과 커뮤니티에 댓글을 달고 소통하는 것에 익숙하다. Z세대에게 유튜브는 단순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는 곳이 아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이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역할을 한다.

또한 Z세대는 각자 구독리스트를 만드는 소비자가 되기도 하고 영상을 찍고 제작하는 생산자가 되기도 한다. 유튜브 검색창에 ‘고등학생 브이로그’라는 키워드로만 검색해도 500개 이상의 브이로그 채널을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15~34세 유튜브 이용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4명 중 1명은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유튜브 영상 콘텐츠 제작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영상 제작 목적에 대한 질문에는 ‘친구·지인들끼리 공유하기 위해’와 ‘일상을 기록·추억하기 위해’서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유정 채널에 올라온 ‘새벽에 엄마 몰래 편의점 가서 라면 먹기’영상 (사진= 유튜브 ‘유정 YU JEONG’)

최씨도 학교 친구들과의 추억을 영상으로 간직하고자 처음 브이로그를 제작했다. 그는 “친구들과 다녀온 소풍 브이로그 영상의 반응이 좋아 계속 영상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유정채널은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자신만의 개성을 채워나갔다. 구독자들 사이에서는 ‘브이로그 맛집’으로도 불린다. 유정 채널에 올라온 ‘새벽에 엄마 몰래 편의점 가서 라면 먹기’ 브이로그 영상에서는 유정의 캐릭터가 돋보인다. 발랄하면서 톡톡 튀는 고등학생의 모습은 1020세대라면 누구나 공감이 가는 모습일 것이다.

마주혀이 채널의 ‘삼천포에서 보내는 마지막 생일 Vlog’는 그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마씨는 “고향인 삼천포라는 지역에서의 생활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생일브이로그는 삼천포의 색과 나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구독자, 높은 영상 조회 수를 보유했다고 해서 10대 크리에이터들이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단순히 취미로 영상을 만들어 올렸더라도 예상치 못하게 조회 수가 잘 나오면 다음 영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크리에이터에게 큰 부담으로 돌아온다.

마씨는 “유튜브 영상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최근에 느꼈다”며 “상처가 되는 댓글들을 보면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며 “신선하고 재미있는 자극을 원한다면 내 채널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브이로그(Vlog):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담은 영상 콘텐츠.

*Z세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

/스냅타임 김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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