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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차례 문화' 어떻게 생각하나요...20대의 생각은

이번 설에는 열 명 중 네 명이 차례를 지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비율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차례 문화를 이어가야하는가에 대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의견차가 엇갈리고 있다.

분당메모리얼파크가 회원 1만37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9%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답했다. 차례를 지낸다고 응답한 사람 중 20%도 '향후 차례를 지내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명절 차례를 지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자영업자 김정훈(61·남)씨의 집안은 추석과 설 그리고 제삿날에는 한 번도 빠짐없이 제사를 지내왔다. 김씨는 젊은 세대가 제사 문화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요새 명절 차례 음식이 많이 간소화하면서 예전보다 쉽게 준비할 수 있다”며 “과거처럼 복잡하게 하지는 않더라도 차례라는 전통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인 한정인(58·여)씨는 굳이 젊은 세대가 차례 문화를 이어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씨는 “명절날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 먹고 웃고 즐기다 헤어지면 된다"며 "번거롭게 차례 상을 준비하는 것은 그리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구는 매년 증가 추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한국인의 설 풍경’ 설문조사결과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가구는 2009년까지 10%를 넘지 않았으나 2013년과 2014년에는 10%를 웃도는 수준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젊은 층의 의지와 노력이 없다면 차례 문화 전통을 이어가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간소화되어가는 명절 차례는 미래에 없어지게 될까? 스냅타임이 ‘명절 차례 문화의 미래’에 대한 20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시대가 바뀌면 명절문화도 바뀌어야"

대학생 김지은(26·여)씨의 집안은 매년 차례를 지내고 있다. 어릴 적에는 가족이 모두 모여 큰 규모로 차례상을 차렸지만 최근에는 많이 간소화되었다고 한다. 또한 명절날 온가족이 한데 모이기보다 각자 여가를 즐긴다고 한다. 김 씨는 “명절 차례 문화를 이어가는 것은 좋지만 집착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바쁜 현대인들에게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날, 여행을 가는 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절이 되면 가족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많아졌다. 직장인 이민지(25·여)씨는 명절이 되면 가족과 함께 항상 여행을 간다. 기독교 집안이기 때문에 차례는 지내지 않는다. 이 씨는 “차례 문화는 없어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그에 맞게 새로운 형태의 명절문화가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차례 문화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최영락(28)씨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차례문화는 사라질 것 같다"며 "부모님께서 항상 할아버지 제사를 지내지만 자식들이 힘들고 번거로울 것이라고 생각해 부담을 덜어주려고 하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남자는 주방에 안 들어가는 것부터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럴 거 아니면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 △가족끼리 떡국 한 그릇 먹는 것이 더 좋다 △남의 집 차례 음식은 차리고 싶지 않다 △시대가 변하면 거기에 맞춰가야 한다. 계속 머물러 있다면 화합을 방해하는 것 △차례 음식을 준비하다 어른들 건강이 많이 상한다 등 차례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이들이 다수였다.

전통 문화는 이어가야

20대 대다수가 차례 문화를 이어가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차례 문화를 이어가야 하는 것에 공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정다인(27·여)씨는 “집안 종교가 불교이기 때문에 절에서 차례를 지낸다. 절에서 준비를 해주기 때문에 가족들은 부담이 적은 편”이라며 “차례 문화를 아예 없애기보다 간소하게나마 이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영훈(24)씨는 “오랜 기간 유지된 전통 문화를 없애는 것에 반대한다”며 “하지만 전통도 시대에 맞게 잘못된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여러 사람의 고통을 야기하는 문화가 유지되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오랜 기간 명절마다 여성들이 호소하는 문제들을 개선하고 전통을 이어가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 외에 “지내고 싶은 사람만 지내면 된다”, “간단하게는 괜찮을 것 같다”, “전통 계승을 위해 일 년에 두 번은 괜찮다고 생각 한다”, “일년에 한 번은 괜찮지 않을까”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이들도 있었다.

/스냅타임 김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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