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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율이 100%여야 하나요?"...웹툰 원작과 다르면 악플

‘녹두전’, ‘쌉니다 천리마마트’, ‘미생’, ’좋아하면 울리는’…최근 화려한 캐스팅과 탄탄한 줄거리로 시청자들과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드라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한 2차 창작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4인 포스터 (사진=JTBC)


원작 인기 이어받아 흥행하는 2차 창작물들

웹툰을 기반으로 창작한 다양한 드라마·영화들이 연이어 흥행을 하면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의 제작이 빈번해졌다.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이 인기 웹툰일 경우 원작의 인기를 이어받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해당 작품의 독자들을 시청자 또는 관객으로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웹툰 독자들이 2차원(2D)으로만 상상하던 인물과 배경을 영상화한 작품에서 느끼는 매력도 웹툰 원작 작품 흥행의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첫 방송과 동시에 화제성을 잡고 시작한다.

TV 화제성 조사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0년 2월 1주차 기준으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화제성 부문 3위에 올랐다. 다음에 연재했던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제작한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도 지난해 10월 첫 방송 직후부터 4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1위를 차지했다.

한 네티즌이 커뮤니티에 게시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캐스팅 비판 댓글 (사진=커뮤니티 캡처)


“얼굴은 비슷한데 내용이…”, “내용은 괜찮은데 얼굴이…”

웹툰 기반 작품들은 시작부터 탄탄한 팬층과 줄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꽤나 제작사측 입장에서는 ‘안전한 작품군’에 속한다. 하지만 오히려 탄탄한 팬층과 줄거리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웹툰 기반 작품의 배우 캐스팅과 줄거리의 변화는 늘 뜨거운 감자.

작품에 보내는 기존 웹툰 팬들과 일반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은 작품의 화제성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지만 드라마의 회차가 거듭되거나 영화가 개봉하면 기존 작품 팬들의 쉴 새 없는 ‘태클’이 시작된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방영된 뒤 실시간 댓글창에는 캐스팅과 줄거리에 관한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조이서는 엄청 예쁜 캐릭터로 나와야 하는데 그 배역에 김다미가 나온다니 몰입이 되지 않는다”는 댓글을 남겼고 또 다른 네티즌은 “극 중 인물인 오수아가 박새로이의 가게를 신고하는 게 웹툰의 기본 내용”이라며 “웹툰 작가가 드라마도 집필했으면 내용을 똑같이 해야지 왜 바꾸냐”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방영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도 비난을 피할 순 없었다. 웹툰에서는 ‘왕눈이’라는 인물이 주요한 악역으로 등장하는데 드라마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왕눈이’를 2회에서 죽이고 ‘서문조’라는 새로운 악역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에 기존 웹툰 팬들이 달려들어 다른 점을 찾아내니 이제는 ‘웹툰과 다르면 재미없는 작품인가?’라는 의문까지 들 정도다.

웹툰과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웹툰을 각색한 작품들을 더 재밌게 감상한다는 반응도 있다.

한 네티즌은 "웹툰을 실사화한 것처럼 싱크로율을 높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드라마나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작품 요소들을 추가하고 스토리를 바꾸는 게 오히려 개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영상물로 만드는 과정에서 감독이나 작가의 새로운 생각이 반영되는 것도 신선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원작을 바탕에 두고 각색한 작품은 새로운 창작품”

전문가들은 웹툰을 감상하며 느꼈던 재미를 가지고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비교는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인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각색한 드라마나 영화를 원작과 비교하면서 보는 것은 오리지널 드라마나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또 하나의 재미 정도로 즐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을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은 새로운 창작품일 뿐 원작 웹툰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색한 작품을 원작 웹툰과 비교하며 차이점을 찾는 등 각색 작품들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는 것은 웹툰의 매체 확장 가능성을 막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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