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새 인생 준비하려 했는데 다 미뤄진 느낌이다.”
3월의 신부가 될 예정이었던 박서현(25·가명)씨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결혼식을 미뤄야만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일 현재 3736명, 사망자는 21명이 되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를 폐쇄하고, 공무원 시험도 연기시켰다. 이제는 인륜지대사라고 일컫는 결혼식조차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 무릎 꿇었다. 이제 예비 부부들은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에 코로나19까지 고려해야한다.
웨딩 서비스 업체 아이웨딩 관계자는 “신규 상담 문의 건수도 코로나19 대응 위기 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라감에 따라, 현저히 줄었다”고 호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3월 예식자의 연기 문의가 많다”며 “3월 예식자 중 30% 정도 예식 연기 관련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취소문의 보다 연기문의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위약금이었다.

위약금 문제는 예비 부부들에게 직격탄이 되었다. 김경민(34·여)씨는 “식장, 신혼여행 준비를 다 마쳤는데 주변 어른들이 미루라고 했다”며 주변 눈치를 보며 결혼식 연기를 결정했다. 주변의 성화에 미룬 결혼식이지만 결혼식 위약금은 온전히 예비부부들이 감당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박서현(25·가명)씨는 “식장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가면 영업을 못하니까 연기를 권장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예식장 위약금 문제는 해결했지만, 문제는 신혼여행으로 이어졌다. 항공, 숙박 등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위약금 폭탄은 그대로 소비자에게 떨어졌다.
아이웨딩 관계자는 “도의적으로 해주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원래 기준대로 예비 부부가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 라인도 제시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들은 위약금을 전액 지불할 수 밖에 없다.
1일 현재 26일) 기준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 국민의 입국을 강화하거나 금지, 제한한 국가 및 지역은 81개에 이른다. 허니문으로 선호하는 여행지에 해당하는 나라는 거의 없지만, 코리아 포비아(한국인 공포증)에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신혼여행을 꺼릴 수 밖에 없는 움직임도 있었다. 박서현(25·가명)씨는 “1년 전부터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계획을 세웠는데,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 했다.
코로나19는 천재지변이아닌 사회적 재난이다 보니 이와 관련한 환불, 반환 규정은 없다. 법적인 책임이 없으니 업체에서는 개인에게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
항공편의 경우, 항공사를 통해 직접 예약했을 때 ‘트래블 웨이버(travel waiver)’조치를 받을 수 있다. 트래블 웨이버는 항공편 변경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조치를 의미한다. 현재 미국 유나이티드와 같은 주요항공사들은 이미 이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국내 주요항공사에서도 트래블 웨이버를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행사로 신혼여행을 계약했을 경우 트래블 웨이버로 환불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달 들어 소비자원에 들어온 예식서비스 상담 건수는 653건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응책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 글도 줄을 잇고 있지만,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제시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