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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선거캠프서 맹활약하는 청년들

이틀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의원 선거. 이번 총선은 예년과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비대면 유세활동이 여느 선거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비대면 활동에 익숙한 청년들이 선거캠프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것.

지난 9일 방문한 서울 구로(을)지역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용태 미래통합당 후보 캠프에도 많은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열띤 유세전을 벌이고 있었다.

(사진=윤건영, 김용태 후보 캠프 제공)


"마스크 리폼이 제 아이디어에요!"

구로(을) 지역은 과거 제조업 중심의 구로공단에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개편되면서 첨단디지털산업의 메카 ‘디지털 구로’로 탈바꿈하며 젊은 층 유입이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선거 현장 속 젊은이들 또한 많았다.

윤 후보 사무실은 마치 대학교 동아리방처럼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24명의 자원봉사자 중 20명이 청년봉사자들이다.

김 후보 캠프 역시 구성원 가운데 약 60%가 청년일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안민석(29·남) 씨, 김용태(25·남) 씨 (사진= 박솔잎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윤 후보는 인지도가 이번 총선의 여느 후보 못지 않다. 하지만 구로구 지역주민들과는 첫 만남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유세 내내 마스크를 써야해 얼굴 알리기가 어려웠던 상황. 청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빛을 발휘했다.

안 씨를 비롯한 청년자원봉사자들은 후보와 후보 아내의 마스크를 리폼했다. '후보', '본인', '배우자' 등 재치있는 문구로 주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젊은 층을 겨냥한 유세에도 본격 돌입했다. 빠르게 지나가는 댓글에 버거워하는 윤 후보의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이다'라는 호평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형화 된 선거유세방식 탈피... 중장년층 '호응'

‘율동 대장’ 박재준(25·남) 씨는 김 후보 캠프의 분위기 메이커다.

그는 “여사님들이 저와 함께 유세 나가는 날이면 힘들어하세요. 제가 너무 열정적으로 춤을 추다보니…”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코로나19로 바깥 유세가 힘든 상황 속 주어진 기회를 적극 활용하는 게 이번 선거 유세의 핵심이다.

김씨는 “최근 제가 아이디어를 내 유세 현장에서 댄스 공연을 한 적이 있다”라며 “선거 유세라고 딱딱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즐겁게 유세하니 주민들도 더 좋아하시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청년 활동원들을 관리하는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지역 어르신들이 청년 친구들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청년들이 유세 현장을 돌면 요구르트, 사탕, 과자 등 간식을 챙겨주시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사무실에 청년들이 많다보니 지역 청년들이 편하게 사무실을 방문한다"라며 "최근에는 몇 명의 청년들이 사무실을 방문해 김 후보와 예정에 없던 대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진=윤건영, 김용태 후보 유튜브 채널)


열정·톡톡튀는 아이디어가 최대 장점

지난달 27일 윤 후보 캠프에는 달콤한 커피 냄새가 진동했다.

이날 윤 후보는 코로나19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어지며 집에서 하는 여가생활로 유행이 된 ‘달고나 커피 챌린지’를 수행했다.

윤 후보는 챌린지를 수행하면서 실시간 댓글을 읽으며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하지만 커피 가루를 휘저으며 힘겨워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일종의 방법이지 않겠느냐”라며 미증유의 상황에 몸과 마음이 지친 청년들에 공감했다.

윤 캠프 측 관계자는 “아이디어 제시부터 기획, 연출, 제작까지 모두 청년들이 수행했다”라며 “우리가 껴들 틈이 없었다. 워낙 열정적으로 즐겁게 임해줬고 덕분에 좋은 결과까지 끌어낼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지난달 26일 김용태 후보 캠프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 후보의 53번째 생일을 맞아 YT(용태) 서포터즈 청년들의 ‘솔직한 김용태를 알아가는 시간’이 진행됐다.

이날 김 후보는 제한 시간 30초라는 상황 속에서 청년들의 질문에 답을 이어갔다. 자기소개부터 구로구 지역에 대한 공약을 설명하기도 했다. 자신을 한화이글스 골수팬으로 자청하며 아직 실현되지 않은 한화의 우승을 바란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 김 후보는 이전에 논란이 된 음주운전과 실내 전자담배 흡연 등을 직접 언급하고 사과하는 진솔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민주당과 비교하면 미래통합당이 젊은 층의 지지가 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거캠프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청년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젊은이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30초 챌린지’와 같은 콘텐츠도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청년들이 진두지휘했다”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가현 서울 동대문구갑 무소속 후보, 김지수 서울 중랑구갑 정의당 후보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대 후보 캠프 ‘청년’ 더 많아

20대 후보 캠프에는 청년들이 더욱더 강세다.

서울 중랑구(갑)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지수 후보(정의당) 캠프에는 선거 사무원 9명 중 7명이 20대 청년들이다. 이가현 서울 동대문구(갑) 후보(무소속)는 선거운동본부 전원이 20대 중반부터 30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청년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강조한다.

이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층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라며 청년 자체가 정치참여의 주체적인 세대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스냅타임 박솔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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