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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 클럽 가보니...클럽 입구 1m 거리두기·실내는 '속수무책'

“클럽 거리로 향하는 사람들, 이번 주 들어 부쩍 늘었어요.”

지난 24일 오후 11시 강남 클럽거리로 향하는 택시 안. 택시기사 A씨는 “이번 주부터 클럽을 다시 개장한 것으로 안다”며 “며칠 새 클럽 거리 인근에서 사람을 많이 태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약 한 달간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난 20일부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클럽 등 밀집시설에 내렸던 ‘운영 중단’ 권고를  ‘운영 자제’로 완화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완화하자 서울 시내 클럽들은 영업을 속히 재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키로 한 첫 주말, 재개장을 한 클럽 내부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25일 새벽 홍대의 한 클럽 입구. 대기 손님 간 1m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바닥에 테이프를 붙여뒀다 (사진=이다솜 인턴기자)


클럽 밖 1m 거리두기... 출입 명부 정보 사실 여부는 확인 안 해

클럽 입구에는 입장 절차를 밟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들로 긴 줄을 이뤘다. 바닥에는 대기 손님 간 거리를 1m로 유지하기 위해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고 입구에는 출입 명부와 손 세정제가 놓여있었다.

홍대의 한 클럽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이 대기 손님 간 간격이 유지되고 있는지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었다. 이 클럽의 직원 A씨는 "나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며 "입장 전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고 손 세정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클럽에서 입장 순서를 대기하는 손님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친구와 클럽을 찾은 대학생 윤모씨(23·여)는 “클럽이 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놀러 왔다”며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춤을 추면 감염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장객은 클럽에 들어가기 전 방문자 건강 모니터링에 사용될 출입 명부를 작성해야 한다. 이름‧주소‧연락처 등 개인정보와 호흡기 증상‧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기록한다.

하지만 기자들이 방문한 클럽들 중 직원이 출입 명부에 기록한 정보가 정확한 지 점검하는 곳은 한 곳도 업었다.  허위로 작성할 경우 방역에 허점이 생길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25일 새벽 서울 홍대 인근의 한 클럽에서 청년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채로 클럽 내부를 활보했다. (사진=이지민 인턴기자)


입구와 180도 다른 클럽 내부... "무적이라 마스크 필요 없어"

클럽 내부는 외부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턱 끝으로 내리거나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청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클럽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청년들은 서로 엉겨 붙어 춤을 췄다.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도 이뤄졌다. 시끄러운 클럽 음악 때문에 대화하기 위해선 귓속말이 필수다.

클럽을 자주 온다는 B씨(22·남)는 “크게 불안하지 않아서 마스크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B씨는 “나는 무적이라서 걸리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청년들은 클럽 내부가 답답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씨(28·남)는 “친구와 얘기를 하느라 마스크를 잠시 벗었다”며 “마스크를 장시간 걸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D씨(21·남) 역시 “답답해서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며 “나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아서 괜찮다”고 덧붙였다.

이들에게서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E씨(28·남)는 “(코로나19는) 걸릴 사람만 걸린다”며 “나는 면역력이 좋아서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럽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되레 “생활반장이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25일 새벽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청년들이 한 데 모여 춤을 추고 있다 (사진=이다솜 인턴기자)


질본 "젊은 연령층 코로나19 전파 위험 상당히 높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20대는 2940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27.4%에 해당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10대 남성이 확진 전 부산의 한 클럽에 다녀간 것으로 조사돼 방역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6일 ”환기가 잘 되지 않고 밀폐된 클럽이나 주점 등을 이용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고, 환자 접촉자도 생기고 있다“며 ”환자가 1명이라도 슈퍼전파 사건으로 증폭될 수 있는 장소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6일 오후까지 클럽 커뮤니티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사진과 함께 "클럽에서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후기가 연이어 올라왔다.

/스냅타임 박지연 박솔잎 이다솜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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