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믿거男’을 아시나요?

'여돕여'가 뭐길래…특정 남성 직업·나이 등 공개
"개인신상 무차별 유포... 제2·3의 피해자 나오지 않기를 바라"
불특정 다수 향한 마녀사냥에 애먼 피해자 속출
초성만 사용해도 특정 가능하면 법적 처벌 가능

0

“‘여돕여’ ,ㄱㅈㅎ 믿고 거르세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남성의 나이·직업·거주지뿐만 아니라 성적 취향까지 담은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명 ‘여돕여’(여자를 돕는 여자)라는 콘셉트로 만나지 말아야 할 남성의 신상을 공유해 ‘믿거남(믿고 걸러도 되는 남자)’으로 통칭한다.

이를 두고 여성들 사이에서는 나쁜 남자를 만날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일종의 ‘필터’ 역할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반면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출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상에서 ‘여돕여’라는 명목으로 개인신상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조상신이 도왔다”…나쁜남자 걸러내는 창구 역할도

남성의 성매매나 바람 핀 전력을 알아내 ‘믿고 걸렀다’는 순기능도 작용한다.

김미연(29·여·가명)씨는 4년간 교제한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4년 만난 여자친구 두고 나랑 파트너 한 남자’라는 글을 읽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게시글에서 거론한 남성의 나이와 회사, 거주지까지 예비남편과 유사했기 때문.

놀란 가슴에 김씨는 해당글 게시자에게 연락을 취했고 게시글 속에 등장한 남성이 자신의 예비남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비남편의 외도 사실에는 충격을 받았지만 그 덕분에 결혼까지 진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여돕여 게시글을 통해 만나는 특정 남성의 성매매 전력뿐만 아니라 독특한 성적 취향 등을 알게 돼 믿고 걸렀다는 여성들의 후기도 다수 볼 수 있다.

불특정 다수 향한 마녀사냥…괜한 오해받기도

순기능만 있지는 않다.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을뿐만 아니라 초성으로만 특정인의 정보를 공유하다보니 애먼 피해자도 발생하고 있다.

최태원(28·남·가명)씨는 최근 여돕여 게시글로 곤욕을 치렀다. 비슷한 직업군과 동일한 거주지로 커뮤니티에 공유되는 게시글의 주인공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서다.

최 씨는 “회사 동기가 ‘이거 오빠 얘기 아니냐’며 ‘ㅊㅌㅇ’이라는 초성이 들어간 글을 보여줬다”며 “글을 읽다보니 거주지역도 같고 비슷한 직종이라 주위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성매매를 일삼고 독특한 성적 취향을 가진 남자로 치부당했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온라인 상에 게시된 글이 특정인을 유추할 수 있는 경우  처벌 가능성이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초성으로 게시글 작성했어도 처벌 받을 수 있어

이같은 게시들은 작성하는 일부 여성은 자신이 겪은 안좋은 일을 공유해 제2, 제3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항변한다.

기존 여자친구를 두고도 자신과 만난 남성의 신상을 공유한 게시글을 작성한 추정아(23·가명)씨는 “(남자의 행동이) 너무 괘씸했다”며 “그 여자친구도 나도 피해자라 생각한다. 또 이 남자를 만날 미래의 여자들도 다 불쌍하다는 생각에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글들은 위법일 가능성이 높다. 초성만 공유하지만 주변에서 해당 인물을 특정할 수 있을 경우 처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상철 변호사(법무법인 승운)는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일반적으로 피해자를 특정해야 한다”면서도 “(이니셜이나 초성을 사용하더라도)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면 죄가 성립한다는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피의 사실 관련 언론 보도에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유죄의 인상을 줄 우려가 있는 용어나 표현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대법원 판례 이후 이니셜 등으로 표기해도 특정이 되면 법에 저촉된다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한 언론사 기자가 자신의 이름을 변형한 단어를 사용해 명예훼손성 글을 올린 일간베스트 회원을 상대로 ‘명예훼손·허위사실 게재 및 모욕 게시물 방치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 승소한 사례도 있다.

/스냅타임 박솔잎 기자

댓글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