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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봐야 할 게 없어요"...하나마나한 군 외출지침

“외출을 해도 딱히 할 것도 없고 밥만 먹고 들어오는 수준이에요. 당구장이나 PC방은 밀집시설이라 부대에서 방문을 제한하니까요."

지난 2월 21일 군에서 처음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후 정부는 모든 국군장병의 휴가·외출·외박·면회를 전면 통제했다.

최근 국내 감염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면서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자 군도 지난 24일부터 장병들의 외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단 24일 기준 7일 이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한했다. 외출은 평일 오후 4시간, 주말은 오전과 오후 각 4시간씩 시간을 나눠 허용한다. 외출 인원은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르도록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달 넘도록 통제됐던 군 장병의 외출이 부분적으로 해제된 24일 오후 외출 허가를 받은 대구 육군 50사단 장병들이 부대 인근 안전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대마다 다른 외출 관리형평성 논란

군은 외출하는 장병들에겐 방역 준수사항을 교육하고 병사들 출입이 잦은 시설은 소독 등 방역이 잘되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업주 측에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외출의 기준이 부대마다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부대는 집단으로 모이는 PC방·노래방·당구장 등의 시설방문은 제한한다. 반면 자리를 띄어 앉거나 소독이 잘된 곳에는 출입을 허용한 부대도 있다.

외출 후 귀대한 장병들의 이상 증세 여부를 확인한 뒤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격리하는 부대도 있지만, 이상 증세가 없는 이상 체온을 재고 관찰 정도로 끝나는 부대도 있는 등 제한적 외출허용에 대한 기준이 부대별로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갈 곳 제한돼 외출 의미 퇴색"

공군으로 복무 중인 A씨(22세·남)는 “우리 부대는 평일 오후 5~9시, 주말은 오전 11시~오후 3시, 오후 4~8시 가운데 외출시간을 선택해 나갈 수 있다"며 "하지만 밖에서 할 것이 없다보니 잘 나가지도 않고 나가더라도 밥만 먹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역 내의 주요 즐길 거리는 이미 사람들이 많아 4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육군으로 복무 중인 B씨(22세·남)는 “제한적 외출허용 조치가 솔직히 아직까진 와닿지는 않는다"며 "우리 부대나 주변 부대들은 시간과 장소가 제한되어있어 지역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말했다.

대학교 커뮤니티에 코로나와 군인 관련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좌측부터 세종대학교 대나무숲,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사진=세종대학교,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캡처)


군에 있는 게 더 안전해기운 빠지는 말 대신 응원의 말 필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군 장병들과 지인,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군장병의 얼굴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B씨는 “제한적 외출 허용에 대한 감흥은 없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휴가를 갈 수 있게 되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장병들에게 “이 시국에 군대가 더 낫지”, “들어가 있는 게 안전해” 등의 말들은 군인들의 답답함을 가중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대학교 대나무숲과 군대 관련 카페 등에는 군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달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A씨는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장병들에게 군대가 더 낫다는 말은 사기를 떨어뜨리게 한다"며 "군인도 결국 국민이다. 평소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는 장병들을 한 번만 더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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