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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대기업男만 가입하는 소개팅앱...신데렐라 컴플렉스 부추기나

“점심은 호텔식사에 저녁은 오마카세. 우리 오빠 짱이지?”

‘취집(결혼을 취업의 도구로 삼는다는 뜻의 신조어)’을 노리는 A씨(28·여)는 유명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을 돌아다니다 고스펙 엘리트 남성을 만날 수 있는 'G'앱, 'S'앱을 발견했다.

해당 앱들은 외모는 물론 학력과 소득·직업·차·재산 등 철저한 인증을 거친 남성 회원으로 구성돼 취집을 목표로 하는 A씨에게 안성맞춤이었다. A씨는 앱을 통해 회계사, 대기업 종사자, 증권맨 등 다양한 남성을 만나다 현재는 의사 ‘썸남’과 데이트를 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지닌 소개팅 앱은 증명된 엘리트남성을 만날 수 있는 장이 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남자는 '스펙' 여자는 '외모'…성별따라 달라지는 가입요건

“제 스펙으로 오프라인에서 좋은 조건을 가진 남자를 만나기는 어렵죠.”

평소 외모에 자신이 있다던 A씨가 G앱이나 S앱과 같은 소개팅 앱을 찾은 이유는 뭘까.

지방대학 출신으로 현재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그는 “내 조건으로 엘리트 남성들을 만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요즘 똑똑하고 예쁜 여자들이 정말 많지 않냐”며 “오프라인에서는 저랑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G앱이나 S앱 등은 남성의 가입조건이 까다롭다.

소위 SKY(서울·고려·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을 졸업했거나 대기업·공기업·외국계기업·공무원 등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가입조건뿐만 아니라 가입승인 절차 또한 남성 이용자들에게 훨씬 까다롭다.

이런 점에서 A씨와 같은 여성들에게 온라인 소개팅 앱은 오프라인보다 더 많은 선택지를 안겨준다.

(사진='G', 'S' 소개팅 앱 캡쳐)


"현대판 신데렐라"…불균형 한 조건차이에 우려의 목소리도

일각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낸다.

소개팅 앱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는 전문직 종사자인 30대 여성 B씨는 “남녀의 가입요건 간극이 너무 크다”며 “'여자는 외모, 남자는 스펙'을 따진다는 건데 여자들을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신데렐라처럼 만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변의 권유로 소개팅 앱 이용을 고민중이라는 30대 남성 C씨 또한 “호기심에 가입해볼까 하다가도 사진 말고는 아무 정보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며 “불순한 의도로 내게 접근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려를 전했다.

(사진='G' 소개팅 앱 캡쳐)


"더치페이하는 남자가 웬말?"…스펙·외모 조건의 차이 '동상이몽' 불러와

실제 기자가 해당 앱 중 하나를 이용해보니 많은 여성 이용자들이 좋은 조건의 남성을 찾는 게시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 여성 이용자는 “얼굴만 보는 다른 소개팅 앱보다 인증 거친 남성들 있는 이 앱이 확실히 좋다”며 “지난 번 데이트에서도 남자가 커피부터 술까지 다 사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이용자는 “첫 만남에 더치페이하는 남자 혐오스럽다”며 “돈도 많으면서 쪼잔하게 구는 모습에 완전 깼다”고 데이트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성에게는 ‘프로필 사진’, 남성에게는 각종 인증을 요구하는 소개팅 앱의 가입 요건 차이가 만남에 있어 남녀의 시선차를 야기했다.

일부 여성 이용자들은 “애초에 남자들도 다 알고 이용하는 거 아니냐”며 “고스펙 고소득 인증하고 들어왔으면서 새삼스럽게 왜 그러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고 가입승인을 받은 이용자 D씨(남)는 “자기 조건은 생각하지 않고 남자의 재력과 스펙만을 따지고 드는 여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진지한 관계로의 발전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스냅타임 박솔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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