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방역관리에 수업준비까지"...지쳐가는 교사들

"등교 중인 고3 학생들도 사실 거리두기 통제가 힘들어요. 하물며 더 어린 학생들은 어떻겠어요. 수업준비도 해야 하고 하루 종일 아이들이 거리두기를 준수하는지도 신경 쓰다 보니 지쳐가는 게 사실입니다." (고등학교 교사 A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교육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감염우려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지만 교사들은 감염예방활동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수업준비에 지쳐가는 모양새다.

특히 등교개학을 실시한 후 학교 내에서 감염사태가 발생하면 비난의 화살이 학교와 교사들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보니 교사를 포함한 학교 관계자들은 부담감이 더욱 크기만 하다.

인천시 부평구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교실에 손소독제를 준비하고 소독책상의 거리를 띄우고 칸막이도 설치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잘 지켜지지 않는 거리두기

지난 20일부터 전국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먼저 등교 개학이 이뤄졌다. 학교에서는 생활 방역수칙 교육을 철저히 진행하고 교실 환기를 하는 등 방역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통, 발열, 설사 등의 증세가 보이는 학생들은 즉시 귀가조치 되며 증상이 없는 학생들만 등교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주체인 학생들 사이에서 거리두기는 사실상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고등학교 보건교사 A씨(50·여)는 “학생들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손잡고 대화를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며 "1m 이상 간격 두기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이 방역수칙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교사가 지켜보지 못하는 등·하교 시간과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점심시간의 경우 학생들끼리의 생활속 거리두기 준수는 관리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등교 본격화하면 방역관리 비상

27일부터는 고2·중3·초등1~2·유치원생, 다음 달 3일에는 고1·중2·초3~4, 다음 달 8일에는 중1·초5~6이 각각 등교 개학을 실시한다.

등교를 본격화하면 학교 내에는 상주인원이 늘어나 교사와 학교측의 방역관리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담임교사는 가정에서 이뤄지는 건강진단 상태 설문 참여 여부 조사를 해야 하고 참여하지 않는 학생을 확인해 참여시켜야 한다. 또한 등교시간과 점심시간 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점검도 해야 한다.

중학교 교사인 B씨(49·여)는 “고3 등교이후 상황을 비춰보면 본격적인 등교 개학 이후 사실상 학생들간 생활 속 거리두기가 힘들 것"이라며 "어떻게 지도해야 할 지 걱정이다. 계속해서 일일이 학생들 바라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교사 C씨(54·여)는 “수업 과정에서 짝궁활동도 할 수 없다보니 수업진행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서 "담임으로서 학생 개인위생 책임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모들도 약 30명이 한 공간에 있는 상황에서 수업과 급식 활동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확진자 발생 상황에 대한 걱정 역시 가장 컸다. 초등학교 교사 D씨(50·여)는 “확진자 발생시 상황 대처에 대한 매뉴얼은 있지만 아직 코로나 사태 속 개학 경험이 없다보니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고등학교3학년 등교 개학일인 20일 오전 부산 동래구 중앙여자고등학교 고3 교실에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수업준비도 버거운데 방역책임까지

등교 수업 확대 실시가 시작되는 가운데, 온라인 수업 기간 벌인 교육 활동과 방역 활동으로 지친 교사들이 학생들의 위생. 생활 지도까지 담당하기에는 벅찰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학교 교사 E씨(53·여)는 “개학을 하면 그동안 미뤄뒀던 학교 행사와 온라인으로는 할 수 없었던 수업 및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면서도 "(생활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학생들을 통제하다가 하루가 다 갈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는 “학생들이 움직이는 곳에는 반드시 여러 명의 교사가 함께 학생들을 관리한다"며 "등교부터 하교하는 순간까지 모든 움직임을 주시하고 통제해야 하다보니 피로도가 클 것 같다"고 했다.

방역관리외에도 교사들의 주요 업무인 수업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전국 시·도 교육청은 과밀학급에 대한 수업방안으로△원격과 등교 병행(blended) 수업 △미러링 수업 △플립 러닝(거꾸로 수업)등을 제시하고 학교가 선택하도록 했다.

'병행(blended) 수업'은 원격수업(온라인)+등교수업(오프라인) 병행하는 정규수업을 말한다.

'미러링 수업'은 컴퓨터 등 IT(정보기술) 기기를 통해 교실에서 수업을 실시간으로 하는 방식이며, '플립 러닝'은 온라인을 통한 선행학습 이후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교사와 토론식 강의를 진행하는 '역진행 수업 방식'의 수업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온·오프라인 수업준비를 모두 해야하다보니 피로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걱정을 우선하는 분위기다.

B 교사는 “온라인 수업이 잘 이뤄졌는지 걱정도 많은데 온라인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시험과 수행평가도 해야 하니 고생할 것”이라며 “공부하기 위해 학교에 나온 아이들이 공부보다 감염위험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 교사는 “아이들이 하루종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체육활동이나 학습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며 “미러링 수업을 진행할 경우 수업진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학습결손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없어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