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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드리고 싶지만"…어버이날이 부담스러운 취준생

취업준비생 이모씨(27,남)씨는 어버이날이 다가오면서 무거워지는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취업에 성공한 친구들은 부모님께 번듯한 선물을 해드릴 수 있지만 수입이 없는 취업준비생인 이씨는 부모님께 예쁜 카네이션 한 송이 사 드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청년 취업 시장도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오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취준생들의 마음은 무거워져만 간다. 취업을 하지 못한 탓에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지 못할뿐더러 넉넉하지 못한 주머니 사정으로 선물은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취업한 친구가 부모님께 요즘 유행하는 ‘용돈 박스’를 선물해드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부모님께서는 취업에 성공하는 게 최고의 선물이라며 괜찮다고 하시지만 불편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인데 어버이날까지 겹치니 죄책감도 든다”며 “빨리 취업에 성공해 부모님께 받은 은혜를 돌려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 구직자가 서울 성동구청 취업 게시판 앞에서 구인 게시물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업문 막혔나…’고용한파’에 취준생 발 동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동안 국내·외 경제 상황도 급속도로 악화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 연령대 가운데 20대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19만5000명 줄어든 가운데 20대 감소폭은 17만6000명에 달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3월 기준 청년 실업률도 9.9%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는 경제 상황 속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체감하는 ‘고용 한파’의 벽은 훨씬 높다. 취업 경쟁이 심화하며 구직자들의 평균 스펙은 더욱 높아지고 있어 취업준비생들의 한숨 소리도 커져만 가는 것.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취업난이 심화하며 아르바이트 자리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즐거운 어버이날이지만…마음 불편한 취준생들

지난해 2월에 대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이모씨(25,여)는 취업 준비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부모님께 어버이날 선물을 해 드리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라도 구하고자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취업이 힘들어지자 아르바이트 자리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용돈으로 선물을 사 드리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직접 번 돈으로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었는데 막막하다”며 “모아둔 용돈으로 큰 선물을 사자니 생활비가 부족해 착잡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씨(26,여)는 “부모님께서는 공무원 시험 합격이 최고의 선물이라고 하셨다”며 “하지만 마음이 불편해 올해 어버이날에는 과거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아 둔 돈으로 작은 선물을 사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어버이날엔 번듯한 곳에서 부모님께 식사도 대접하고 멋진 선물도 드리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전했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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