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여섯 번째 지원했는데 서류 탈락은 처음”

서울대 공대에 다니는 A씨(26,남)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공개채용(이하 공채)에 지원했으나 서류 전형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는 “서류전형은 당연히 붙을 걸로 예상하고 삼성직무적성검사 GSAT(지사트)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자만은 아니지만 어학점수와 학점 등 정량적인 스펙을 부족하지 않게 채워 둬 서류에서 떨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 서류 합격 컷 높아졌나?…취준생들 “이례적이다”

최근 삼성전자 등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미뤄진 상반기 대졸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합격기준과 인원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전형결과에 대한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취업 준비생들은 “이번 삼성 공채의 서류 합격 기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서류 전형에서 이전보다 더 적은 인원을 선발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중앙대 공대를 졸업한 B씨(27·남)는 “올해로 네번째 삼성전자에 지원했다”며 “과거와 이력서 등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올해만 탈락한 게 조금 황당하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GSAT를 온라인으로 치르다보니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삼성이 서류전형 합격기준을 높였다는 소문도 도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B씨는 “그냥 서류에서 떨어진 것에 대한 푸념이 아니다"라며 "전례를 봤을 때 서류 전형에서 떨어질만한 상황이 아닌 지원자들도 대거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는 상황에 당황한 것"이라고 전했다.

1년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숭실대 공과대학 졸업생 C씨(25·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C씨는 “소문에는 삼성측에서 GSAT 대상자로 최종합격자의 3배수만 뽑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거(12~14배)에 비하면 대폭 줄인 것"이라며 "서류합격 기준이 바뀌었거나 합격자를 줄인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알 방법이 없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우스갯소리로 ‘삼성 서류는 바보만 탈락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성 공채의 서류 전형은 통과하기 매우 쉬운 편이었다”며 “각종 취업 커뮤니티 반응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서류 탈락에 당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취업준비생들이 모여 있는 한 오픈 카톡방에서 삼성 지원자들이 삼성 채용에 대해 나는 대화의 일부.(사진=오픈채팅방 캡처)


취업 커뮤니티 반응도 비슷…”이번 삼성 채용은 ‘불삼성’”

취업 관련 커뮤니티와 오픈 채팅방 등에서는 삼성 공채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한 취업 커뮤니티에는 ‘이번 삼성 서류 컷 높아진 것 같다’, “불수능도 아니고 불삼성이라니…’, ‘여태까지의 지원 중 이번 스펙이 제일 좋았는데 떨어졌다’, ‘여섯 번째 지원인데 첫 서류 탈락이다’ 등 역대급 서류 탈락 사태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다.

취업을 준비하는 오픈 채팅방에서도 ‘경험 진짜 많은데 내가 떨어졌다니’, ‘서류 많이 뽑고 GSAT에서 변별력을 준다더니 반대였다’ 등의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취업준비생들이 모여 있는 한 오픈 카톡방에서 삼성 지원자들이 삼성 채용에 대해 나는 대화의 일부.(사진=오픈채팅방 캡처)


'삼성이 쏘아올린 큰 공'...서류 합격률 더 낮아지나

취업 준비생들은 삼성의 채용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채용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한다. 취업 관련 정보를 나누는 한 오픈 채팅방에서는 "이제는 중견·중소 기업 서류 전형 기준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르바이트 자리도 들어가기 힘든 걸 보니 올해도 취업은 글렀다" 등 사상 최악의 취업난 사태가 올지도 모르는 상황을 우려했다.

한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류 합격에 대한 기준점이 없으니 막막하다", "그 쉽던 삼성 서류 합격도 어려워진 걸 보니 막막하다", "요즘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대면 인적성검사를 보면서 서류전형기준이 높아질 듯" 등 '삼성 사태' 이후 달라질  채용 전형의 모습에 대해 걱정하는 글들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경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D씨(26세,남)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이 빨리 해결되고 취업난이 완화되기를 바랄뿐”이라고 전했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