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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못받으면 어쩌죠?"... 절대평가에 근심하는 대학생

서울대에 재학 중인 박모씨(26세,남)는 최근 중간고사를 본 뒤 근심에 빠졌다. 서울대는 그동안 상대평가방식으로 학생들을 평가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사일정이 변경되면서 평가방식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어서다. 박씨는 "절대평가방식이기 때문에 학점별 기준점수 이상만 받으면 되는 장점은 있다"면서도 "반대로 생각하면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해 장학금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 대학교의 절대평가 시행 안내문. 대부분의 대학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며 성적 평가 방식 완화를 결정했다. (사진=A대학교 페이스북 캡처)


성적 평가 방식 완화…학생들 우려는 ↑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면서 대부분의 대면강의 대신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고 있다. 강의방식의 변경과 함께 일부 대학들은 1학기 성적평가방식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변경했다.

상대평가가 익숙한 학생들은 이와 같은 대학의 절대평가 도입에 대해 소위 '학점 인플레이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중앙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씨(25세,여)는 “절대평가를 도입하니 타 학생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어 시험에 대한 조금 부담감이 완화된 것은 좋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성적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강생 수가 적은 경우는 그나마 괜찮지만 수강생이 많은 경우 절대평가를 실시하면 모두가 다 좋은 학점을 받을 수도 있다”며 “정신없는 상황이지만 기말고사가 끝나고 전체 성적 평가가 필요할 때쯤엔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히려 학점이 낮아지는 것을 걱정하는 학생들도 있다.

경희대에 재학 중인 이모씨(26세,여)는 “가뜩이나 온라인 시험은 부정행위의 온상인데 절대평가까지 도입됐다”며 “부정행위로 시험에 응시한 뒤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아 높은 학점을 받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에 재학 중인 박모씨(26세,남)도 학점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씨는 “중간고사는 과제로 대체했지만 기말고사의 경우 시험 난이도가 높아 일정 수준의 점수를 받지 못하면 'C'나 'D' 학점 폭탄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시험 난이도와 관계없이 절대적인 점수만으로 성적을 받는다고 하니 당황스럽고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성적 평가 방식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사진=건국대학교 제공)


학교 측 “공정한 시험 실시 위한 최선의 방안”

학교와 교수 측은 절대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에 대해 “절대평가가 최선의 선택지”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내 A대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전면 비대면 수업을 결정해 정상수업이 어렵다"며 "온라인으로 시험을 진행하는데 상대평가로 성적을 평가하게 되면 경쟁이 심해져 부정행위가 만연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점 인플레이션 등 학생들의 목소리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대학 교육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엄격한 학사관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내의 B대 관계자는 “절대평가방식이라고 무조건 많은 학생들에게 높은 성적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상대평가보다는 기준을 완화해 학생들의 학습 진척도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가 방식이 달라졌으니 학생들이 낯설게 느끼는 것은 이해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절대평가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대학교 관계자로부터 장학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교수들은 절대평가에 대해 “기존 상대평가에 비해 훨씬 편해졌다”는 의견이다.

서울시내 C대학 교수는 “상대평가의 경우 점수와 관련해 학생들의 이의 제기가 심한 편”이라며 “절대평가를 실시하니 교수의 입장에서는 평가 기준도 단순해 채점하기에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 입장에서도 기준 점수만 넘기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고 교수들도 좋은 학점을 줄 수 있으니 좋은 제도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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