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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직업도 갖고 세금도 내요”… 실물경제 가르치는 화제의 선생님

학급 경영 지도하는 부산 송수초 옥효진 선생님 인터뷰
납세, 주식부터 원하는 자리 구매까지...학급 경영으로 다 한다
지난 2월부터 활동 내용 담은 유튜브 채널까지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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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송수초등학교 6학년 1반은 하나의 작은 나라다.

‘햇살처럼 따사로운 반’을 줄인 ‘햇반’이라는 국가명이 있고 학급 운영의 기초가 되는 헌법도 존재한다. 교실에서 아이들은 부여받은 자신의 신용등급을 관리하고 자격증을 취득한다. 이 기준으로 반 내에서 통계청, 국세청, 은행원, 교실 청소부 등 교실 생활에 필요한 자신의 직업을 정할 수 있다.

직업에 따라 2주에 한 번씩 가상 화폐인 ‘미소’ 단위의 봉급도 받는다. 이 화폐를 이용하면 교실 내 은행에 이자를 받기 위해 저축할 수도 있고, 주식 투자를 통해 이익도 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앉고 싶은 자리를 직접 살 수도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소득세, 임대료 등 수반하는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재미있게 경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건 올해로 교사생활 10년을 맞은 옥효진 교사의 아이디어 덕분이다.

학급 경영 활동에서 아이들은 직접 월급과 하는 일에 따라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사진=유튜브 ‘세금내는아이들’)

학급 경영은 ‘진짜’ 도움되는 경제 교육을 위한 선택

옥 교사는 대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경제 지식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세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신용등급은 왜 관리해야 하는지 몰랐다. 학교에 다니면서 누구도 이러한 지식을 가르쳐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옥 교사가 학생들에게 경제 교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에 수록된 경제 단원은 대부분 이론에 그쳤다. 이를 제외하면 초등학교에서 경제 교육 과정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학급 경영은 실생활에서 ‘진짜’ 필요한 경제 지식을 학교에서 가르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된 아이디어다. 그는 “아이들이 일회성으로 경제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1년 동안 직접 경험하며 배운다는 점이 초등학교 경제 교육의 부족함을 메꾸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와 교육 두 마리 토끼 잡은 학급 경영, 아이들도 학부모도 만족

그렇게 시작한 학급 경영 활동에 아이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옥 교사는 “이전에 해본 적이 없고, 어른이 되어 실제로 해야 하는 것들과 닮아 있어 아이들의 관심도가 높다”며 “학급 경영 활동을 통해 교실에서 원하는 자리를 구매해 친구와 앉을 수 있고 맛있는 과자도 사먹을 수 있다고 하니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님들 역시 이러한 교육 활동에 지지를 보내며 옥 교사에게 응원의 문자와 연락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학급 경영에 대해 우려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꿈을 키워야 할 시기에 돈만 좇게 하는 교육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준 사람도 있었다.

혼자서 구상한 활동인 만큼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현실처럼 인플레이션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화폐 가치가 떨어져 경제 활동이 엉망이 됐던 것이다. 또 아이들의 직업 중 하는 일이 많지 않아 불로소득만 얻는 직업이 생겼고, 자격 기준이 너무 높아 지원자가 없는 직업도 발생했다.

이에 올해부터는 직업의 기회를 많은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 직업별 자격기준을 완화하고 물가 상승률에 맞게 월급과 상품 가격도 조정할 계획이다. 옥 교사는 “활동에 관한 부작용을 줄여 아이들이 올바른 경제관념을 갖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활동을 꾸준히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옥 교사가 학급 경영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자선 경매’다.

자선 경매는 아이들이 1년 동안 열심히 모은 학급 화폐로 친구들이 기부한 물건을 사는 데 활용하는 활동이다. 열심히 돈을 모은 친구들은 갖고 싶은 것들을 살 수 있지만 돈을 탕진해버린 아이들은 원하는 물건이 있어도 입맛을 다셔야만 했다.

이렇게 모인 경매 수익은 옥 교사가 현금으로 바꿔 반 이름으로 기부도 했다. 옥 교사는 “학급 경영을 통해 아이들이 모은 돈을 뜻 깊은 곳에도 사용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학급 내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학급 경영 교육과 세금수입내역.(사진=유튜브 ‘세금내는아이들’)

학급 경영 활동 담아낸 유튜브 채널도 함께 인기

지난 2월부터 옥 교사는 아이들의 학급 경영 활동을 담은 영상을 업로드하는 유튜브 채널 ‘세금내는아이들’을 개설했다. 영상을 통해 다른 선생님들에게도 학급 경영을 추천하기 위함이다.

그는 “학급 경영을 시작해보니 교사도 학생도 즐겁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 다른 선생님에게도 이 활동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17일 기준 옥 교사의 유튜브 채널은 1만 5000명의 시청자가 구독하고 있으며 그 상승세도 가파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옥 교사의 학급 경영 교육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글들이 수차례 게시되기도 했다.

옥 교사는 “갑자기 여러 커뮤니티에 채널이 소개되면서 많은 분이 영상을 시청하고 댓글도 많이 남겨주신 상태”라면서 “대부분의 댓글이 학급 경영 활동을 긍정적으로 칭찬하는 댓글이어서 경제, 금융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널이 갑작스럽게 성장한 만큼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채널이 성장하고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많은 분이 지켜보고 계시는 만큼 부담감도, 책임감도 커졌다”면서 “학급 경영에 대해 우려를 보내는 댓글을 확인하며 활동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옥 교사는 앞으로도 학급 경영 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경제 교육을 할 계획이다.

그는 “돈 관리의 중요성과 경제·금융 지식을 성인이 되기 전에 배워야 사회에 뛰어들었을 때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주의 사회 시민으로서 아이들의 금융 지식을 향상하고, 돈을 관리하는 것의 필요성을 경험으로 직접 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스냅타임 이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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