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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10명 중 4명은 ‘무급’ 현장실습… 지속되는 ‘열정페이’ 논란

"학점따러 갔더니 월 30만원에 노가다하라고?"
대학 “급여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교육부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 개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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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현장실습의 ‘열정페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장실습은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학생이 향후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데 있어 필요한 실무 지식 등을 습득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제도다.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통해 학교와 기업이 제공하는 지원비와 학점을 받을 수 있다. 이중 현장실습지원비는 대학과 실습기관이 협의해 결정한다. 하지만 분명한 급여 기준이 없어 현장실습생은 열정페이에 노출되고 있다.

2018년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교 현장실습을 이수한 학생 7만1364명 중 48%의 학생이 30만원 미만의 실습지원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무급으로 참여한 학생만 37%에 달한다.

논란이 잇따르자 교육부는 지난 1월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처우개선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각 대학의 이번 하계 현장실습 공고에서도 학생들에게 최저임금의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급여를 지급하는 공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휴업과 폐업이 속출하면서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후 경기 안산취업지원센타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 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학생들 “가릴 것 없는 처지라지만 월 30에 ‘노가다’ 업무라니”

서울 A 대학을 다니는 김모씨(24)는 올해 초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급여는 월 30만원이었지만 꿈꾸던 홍보 직무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기대는 잠시뿐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업무를 “노가다”로 표현했다.

김씨는 “직원들이 인턴을 대하는 말투에 하대와 비아냥이 섞인 것은 기본이었다”며 “바닥청소‧분리수거‧화장실 청소‧소독 등의 일은 인턴들 몫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실습이 시작된 이상 학점을 생각해서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B 대학에 재학 중인 최모씨(23) 역시 현장실습 기간 중 비슷한 일을 겪었다.

급여는 월 50만원. 최씨는 “당시 회사 대표의 불건전한 언행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어 학교 측에 건의를 하려고 했지만  행여나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돼 속으로만 삭였다”고 설명했다.

C 대학에 다니는 원모씨(24)는 이번 방학 때 ‘무급’ 현장실습에 참여할 계획이다. 원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취업 일정이 다 밀리는 상황이라 무급 인턴이라고 해서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며 “무급이더라도 이력서 항목 하나라도 더 채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구직자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업성공 일구데이’에서 화상 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학 급여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학은 기업체와의 이해관계 때문에 민감하다는 입장이다.

A 대학의 산학협력팀 관계자는 “현장실습 참여 기업체에게 실습 지원비를 ‘유급’으로 지원해줄 것을 권장할 뿐 강제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무급’ 현장실습도 존재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급여 적정선을 정해 기업 측에 제안하기엔 민감한 문제”라고 토로했다.

한편 B 대학 취업지원팀 관계자는 “월 40만~50만원에 해당하는 급여를 기업 측에 권장하고 있다”며 “법으로 현장실습의 급여를 정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론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체도 현장실습생을 교육시키는 것에 일정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에게 지급할 급여가 증가할 경우 업체 측에서 실습 자리 제공을 꺼릴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판단이다.

‘무급’ 현장실습에 대해 A대 관계자는 “무급 실습의 경우 유급보다 지원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기업측이 이를 감안해 급여를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B대 관계자는 “최근엔 경기가 어려워 현장실습의 기회 조차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현장실습의 주된 목적은 ‘교육’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최대한 많은 기업에 학생들이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민체육공원에서 열린 용인시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방문객들이 거리를 띄우고 앉아 면접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부 “제도 개선 안착 위해 기업의 인식 개선 필요”

열정페이 논란이 끊이지 않자 교육부는 전면적인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교육부가 지난 1월 발표한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실습지원비는 최저임금 70% 이상으로 지급토록 하고 실습생 보호를 위한 상해보험과 산업재해보험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직무에 맞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토록 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는 실습 비용 등의 문제 때문에 대학이 기업에 현장실습 참여 요청을 하는 것에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며 “기업이 ‘갑’이고 대학과 학생이 ‘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에 기업측은 난색이다. 굳이 현장실습생을 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비용지출만 늘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실습비를 일정부분 지원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경기가 어려워 비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의 입장만 듣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고용노동부·조달청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현장실습 참여 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기업의 실습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며 “실습지원비 지급 기준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를 마친 뒤 2021년부터 현장실습 제도 개선안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냅타임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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