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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도 막힐 지경”… 상시채용 확대에 취준생 한숨

현대차·KT에 이어 LG도 상시채용 도입
기업 "변화하는 경영환경 따라 직무 특화 인재 필요"
취업준비생 "안그래도 어려운 취업문 더 좁아질까 우려 커져"
전문가 "직무·기업 정해두고 수시로 채용상황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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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경력 있는 중고 신입이 유리한 것 아닐까요” 

이제 막 취업준비를 시작한 백모씨(27)는 최근 걱정이 많다. 하반기 공개채용(공채)만 바라보며 인·적성시험과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기업의 상시채용 확대 소식에 어떻게 취업준비를 해야할 지 갈피를 못잡고 있어서다.

백씨는 “만일을 대비해 막연하게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상시 채용을 확대하면 기업의 부서별로 채용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현재 준비방식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시 채용을 확대하면 회사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뽑게 되니 즉시 활용이 가능한 인력을 선호할 것”이라며 “결국 경력 있는 사람들만 유리해질 것 같은데, 경력이 아예 없는 나같은 취업준비생은 어디서 경력을 쌓아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수급자격 인정서 및 구직신청서 작성법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들 잇따른 채용 방식 변화… 공채에서 상시채용으로

기업 내 인재 채용 방식이 기존의 공개채용에서 상시채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9일 LG그룹은 그동안 상‧하반기에 실시했던 기존의 공채를 폐지하고 각 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사람을 뽑는 연중 상시 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한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4주간 진행되는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는 이미 빠르게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지난해 대졸 공채를 폐지하고 상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이때 각 실무 부서가 채용할 직무에 맞게 전형 과정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올해 6주간의 수시 인턴 채용제를 도입했다. SK그룹 역시 올해부터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수시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맞춰 직무에 특화된 인재를 발빠르게 뽑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4월 4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상반기 채용 평가’ 조사에 따르면 78.7%가 ‘수시채용만 하겠다’고 답했다. 작년 채용계획 조사 결과(69%)보다 9.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고용복지 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직업훈련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직자들 “상시채용으로 취업의 불확실성 커졌다”

구직자들 사이에선 채용 방식의 변화로 취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취업준비생 김모씨(26)는 상시 채용으로 취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한다.

김씨는 “기존에는 공채시기가 있어서 계획을 세우고 준비했지만 이제는 기업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몇 명의 직원을 뽑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일각에선 상시채용 확대로 채용 규모가 더 줄어들진 않을까 걱정한다.

취업준비생 유모씨(24)는 “상시채용으로 전환될 경우 각 부서별로 결원이 생길 때만 소수의 인원을 뽑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오히려 공채 때보다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 같다”며 “기업이 공개채용에 드는 인력과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상시채용을 시행하는 것이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7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하반기 채용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50.8%만이 ‘신입 및 경력직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동일기업 중 69.9%가 “직원을 채용했다”고 답했던 것과 비교해 19.1%p 감소한 수치다.

24일 서울 성북구 서경대학교에서 열린 SK 그룹 상반기 공채 필기전형인 SK종합역량검사(SKCT)에서 우산을 쓴 수험생들이 거리를 두고 시험에 참석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스1)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올해 초 기업에서 한 달간 채용 연계형 인턴십에 참여했던 취업준비생 윤모씨(25)는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다. 윤씨는 “10명이 넘는 인턴들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1~2명에 그쳤다”며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인턴십을 확대하는 것은 좋지만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구직자는 그만큼 취업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직무를 미리 결정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철균 중앙대 다빈치인재개발원장은 “상시채용이 확산할 경우 불시에 채용공고가 나올 것”이라며 “평소에 가고 싶은 특정 기업이나 직무를 확실히 정한 뒤 주기적으로 채용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 요구하는 직무 역량에 맞춰 자소서·면접 기술 등을 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스냅타임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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