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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자발적 기부인가요?”…농산물 꾸러미 두고 고민하는 학부모들

농산물 꾸러미 기부 안내 가정통신문에 학부모들 고민 ↑
기부율 낮은 제2의 '긴급재난지원금'되나
서울시 교육청 "기부 강요 아냐...자발적 기부 안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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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농산물 꾸러미 자발적 기부 안내 가정통신문이 왔네요. 이렇게 안내문까지 주는데 이게 무슨 자발적 기부인가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의 일부다. 해당 게시글에는 “정확한 기부처 안내도 없이 그저 ‘저소득 취약계층 자녀’라고만 명시한 것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고민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안내문 하나로 고민하게 만든다” 등 정부가 기부를 강요한다고 느낀 학부모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경기도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서 ‘친환경 학교급식 농산물 꾸러미’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농가 살리자”…’학생 가정 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 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교에 급식 재료를 공급하는 농가의 판로가 막혔다. 이에 정부는 ‘학생 가정 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지원하고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완화겠다고 밝혔다.

‘학생 가정 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이란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시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친환경 쌀과 식재료 꾸러미 모바일 쿠폰, 농협 몰 포인트를 포함한 10만원 상당의 식재료 쿠폰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중에서도 서울시는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해 ‘식재료 쿠폰 기부’ 운동을 벌이며 ‘농산물 꾸러미 쿠폰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농산물 꾸러미 기부를 안내하는 농협몰 공지사항 (사진=농협몰 홈페이지)

가정통신문 ‘기부 안내’에 학부모들 반응 엇갈려

서울시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원하는 가정에 한해 농산물 꾸러미 기부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이와 같이 농산물 꾸러미 기부를 독려하는 분위기에 학부모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 학부모인 A씨(36·여)는 “가정통신문을 받아 온 아이가 ‘너희 집도 농산물 기부하니?’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다”라며 “농산물을 받아 기부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아이들 사이에서 기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괜히 이기적인 가정의 아이로 보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B씨(52·여)도 “혹여 기부 여부가 아이들에게라도 공개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꾸러미를 받으려고 했는데 기부를 독려하는 분위기로 인해 행여나 아이가 손해를 볼까 봐 기부를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자녀 교육상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부에 동참하겠다는 학부모들도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세 아이의 학부모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아이들이 세 명이라 꾸러미 세 개를 받기엔 낭비일 것 같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아이들도 어려운 가정을 돕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농산물 기부가 교육적인 효과도 있을 것 같다”라며 농산물 꾸러미 기부 문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등학생 학부모라는 또 다른 누리꾼도 “식재료 쿠폰을 저소득층에게 기부할 수 있게 해 준다는 발상이 참신하다”라며 “집에 쌀도 많고 필요한 것들은 재난지원금으로 미리 구비해뒀기 때문에 농산물 꾸러미는 기부해도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11일 오후 농협 몰 포인트를 이용하기 위해 접속한 이용자가 많아 서버 연결이 지연됐다. (사진=농협몰 홈페이지)

‘긴급재난지원금’은 99%가 받았는데…’농산물 꾸러미’는?

‘농산물 꾸러미’ 기부율도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이 현저히 떨어지는 기부율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다.

앞서 정부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를 독려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99% 가량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해 지급받았다. 정확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부금 규모는 현저히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 C씨(43·여)는 “11일 오전 농협 몰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 농협 몰에 접속했는데 접속자 수가 많아 서버가 터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4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이용하려는 학부모들이 이렇게 많은데 나머지 6만원 상당의 농산물 꾸러미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려는 가정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한 사례도 매우 적다는 얘기가 있는데 농산물꾸러미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산물 꾸러미 기부와 관련해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농산물 꾸러미’는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로 기부될 예정”이라고 기부처를 밝혔다. 이어 기부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학부모들에 대한 질문에 그는 “(기부안내에 대한 가정통신문이) 절대 농산물 기부를 강요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희망자에 한해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공지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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