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위한 뉴스

snaptime logo

“우리도 '선택적 패스제' 필요해”... 홍대 결정에 술렁이는 대학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누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대학가에서는 1학기 시험과 성적 평가를 두고 여전히 잡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1학기말 고사와 성적평가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다른 학교 등의 동향에 관심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선택적 패스제' 관련 안내문을 공지한 홍익대학교(사진=홍익대 홈페이지)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홍익대는 온라인 시험으로 인한 부정행위 논란을 우려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했다.

‘선택적 패스제’란 수강한 교과목의 학업성적이 “D0(60점)”이상인 경우 해당 교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보고 신청 학생에 한해 ‘패스(P)’학점으로 변경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P’ 평가를 받은 과목은 취득학점에는 포함하고 취득평점 계산 시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홍익대는 2020학년도 1학기 교과목 중 C+ 이하의 학점을 취득한 교과목은 차기 학기부터 학점 포기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홍익대 관계자는 “현재 기말고사를 대면으로 실시함에 따라 원칙적으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등교 제한을 하고 있다”라며 “이에 대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 부분을 감안해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물론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아닌 일반 학생들도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격강의로 수업을 듣고 있는 대학생(사진=연합뉴스)


“'선택적 패스제' 필요해” VS. “열심히 공부한 학생은 뭐가 되나”

홍익대의 이 같은 유연한 성적 평가 방식 도입에 다른 학교 대학생들은 동요하고 있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5·여)는 “홍익대와 같이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라며 “어차피 온라인 시험과 대면 시험이 뒤섞여 정신없는 이 시점에 불이익을 받는 학생이 한 명이라도 줄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국민대 재학생 박모씨(27·남)도 “온라인 강의에 적응하기 힘든 학생들과 부정행위 가능성을 고려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선택적 패스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도 존재한다. 높은 학점을 받는 학생들의 경우 오히려 역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최모씨(26·여)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드는 제도”라며 “노력해서 A 학점을 받았음에도 누군가가 성적이 조금 안 나올 것 같다는 이유로 P/N 과목으로 전환해버린다면 김이 빠질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과감한 결정 내린 홍익대...학내에서도 의견 갈려

홍익대 학생들의 의견도 분분하긴 마찬가지다.

홍익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선택적 패스제' 도입하니까 어려운 과목들은 그냥 포기해버리면 돼서 좋다", "패스 제도 잘만 활용한다면 학점 높일 수 있다", "온라인 강의가 불편해 공부를 제대로 못했는데 패스제 생기니 마음이 편해졌다" 등 '선택적 패스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반면 '꼼수'를 쓰는 학생들에게 밀려 상대적으로 낮은 학점을 받게 될까 걱정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홍익대에 재학 중인 이모씨(27·남)는 "조별 과제를 해야 하는 강의인데 '선택적 패스제'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이 과목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생겼다"라며 "그렇게 되면 제대로 성적을 받으려는 학생들만 열심히 조별 과제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는 명백한 불이익"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학교는 '선택적 패스제' 시행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대학 측 “’선택적 패스제’ 논의 無”

한편 홍익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들은 “아직 논의하고 있는바가 없다”는 반응이다.

최근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 연세대도 관련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총학생회에서 관련 요구를 해왔다고 듣기는 했지만 아직 학교 내부에서 '선택적 패스제'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대부분의 대학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데일리와 통화한 5곳의 대학교 관계자들은 모두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내놨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