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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세 번 뿐인 기회인데"...신용분석사 시험중 취소 논란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A씨는 지난 13일 실시한 신용분석사 자격 시험에 응시했지만 문제 오류로 시험 도중 시험 자체가 취소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는 “신용분석사 고사장 수가 적어 왕복 4시간을 투자했다”라며 “열심히 시험을 보던 중 문제 오류가 있어 시험이 취소되고 응시자 전원이 귀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행 공채 필기시험과 신용분석사 시험일이 겹쳐 고심 끝에 신용분석사 시험에 응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그만큼 간절하게 자격증을 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주최측의 미흡한 대처는 정말 실망스럽다”라고 토로했다.

한국금융연수원이 제 47회 신용분석사 시험 취소와 관련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진=한국금융연수원 홈페이지)


문제 오류로 시험 시작 30분 만에 취소 사태...수험생 전원 '귀가 조치'

한국금융연수원은 지난 13일 전국 9개의 고사장에서 실시한 제47회 신용분석사 시험 도중 문제 사례로 나온 기업의 재무제표와 문제 항목이 일치하지 않는 오류를 발견, 시험 시작 30분 만인 오후 2시 30분께 시험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날 2000여명의 응시생이 시험을 치르던 도중 귀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00여명은 2019년 신한은행의 채용 인원인 1000명의 두 배, 우리은행의 채용인원인 750명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숫자다.

신용분석사는 기업 신용 평가 업무와 관련된 국가공인자격 시험으로 각종 금융권 취업 시 가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금융권 취업 준비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자격증 시험이다. 승진 가산점 등의 이유로 현직 금융인들이 응시하는 경우도 있다.

예상치 못한 시험 취소 사태에 주최 측인 한국금융연수원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응시생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는 등의 후속 조치를 취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응시생들 “어떤 방법으로도 시간과 노력 보상 못 해”

자격증 취득을 위해 떨리는 마음으로 시험장을 찾았다가 허탈하게 귀가한 응시생들은 전례 없는 시험 취소 사태에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응시자 B씨는 “3교시가 가장 중요한 시험인데 3교시에 치르는 시험문제에서 오류가 난 것도 모자라 시험 자체를 취소하고 모든 응시생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라며 “재시험을 치른다고 하더라도 바쁜 시간을 쪼개 응시해야 하는 사람들은 무슨 죄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이 시점에 다시 많은 인원이 모이는 곳에사 재시험을 치러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니 착잡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응시자 C씨도 “재시험이든 성적 처리 방식의 변경이든 하루빨리 주최 측에서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변변치 않은 사과문만 계속 보내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국가 공인 자격 시험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어떤 방법으로도 시험 준비생들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빠른 대책을 내놓아야 응시생들의 노여움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 "문제 오류 관련 매뉴얼은 없어...결정된 것 없어 죄송할 따름”

신용분석사 시험 주최 측인 한국금융연수원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용분석사 시험 취소 대책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금융연수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험 취소 사태에 대한 대책에 대해 논의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기존 신용분석사 시험에 '문제지 오류 시 대응 매뉴얼'이 있냐는 질문에는 "전례가 없어 사실상 대응 매뉴얼은 없다"고 답했다.

시험 당일 문제지 오류를 확인하자 주최 측이 급하게 수험생들을 귀가 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연수원 관계자는 "금명간에 조속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공지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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