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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신은 다리 사진에 18만원”… 여성 노리는 수상한 DM 기승

업체 사칭해 신체 특정부위 촬영한 사진 요구
'피해자 대부분이 10대 여학생'... 수사 어렵다는 경찰 답변에 '눈물'
법률전문가 "업무방해죄와 사기죄 모두 성립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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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있는 스타킹을 착용 후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면 3장당 18만원을 드립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스타킹·양말 업체 직원으로 사칭해 여성에게 접근, 제품을 착용한 사진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사례만 30건에 달하며 피해자 중 대다수가 10대 여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가 스타킹 업체로 사칭한 불상의 인물과 나눈 대화의 일부 (사진=피해자 제공)

모델 활동을 하는 김경윤(가명)씨는 지난주 인스타그램에서 한 통의 다이렉트 메시지(DM)을 받았다.

스타킹·양말 업체 ‘홀더라인’ 의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이는 자신의 이름을 정태훈(가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제품 사진 후기글 작성을 도와줄 모델을 구하고 있다’며 김씨에게 접근했다. 김씨가 업체의 정보를 요구하자 정씨는 자신의 명함과 사업자등록증을 보여줬다.

정씨는 “스타킹·양말 종류는 제품의 특성상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본인이 갖고 있는 민무늬의 제품을 착용해 사진을 보내주면 3장당 18만원을 입금해주겠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요청받은 사진을 전송했다. 하지만 약속받은 금액은 입금되지 않았다. 이후 정씨는 말을 바꿔 “도용된 사진일 수도 있어 본인 인증이 필요하다. 얼굴 사진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불쾌함을 느낀 김씨가 강하게 항의하자  정씨는 김씨를 차단하고 급기야는 계정을 없앴다.

김씨는 “평소 모델 일을 하고 있어 비슷한 촬영 문의를 많이 받아 이번에도 의심을 갖지 않고 사진을 보냈다”며 “내 신체 부위 사진이 어디에서, 어떻게 쓰일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불상의 인물은 인스타그램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접근해왔다 (사진=피해자 제공)

문제는 피해자가 김씨 외에도 30명이나 더 있다는 것이다.

사칭 피해를 당한 스타킹 판매 업체 ‘홀더라인’의 전진만(가명) 대표는 현재 제품 착용 후기 사진 피해자 30여명과 사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전 대표는 “피해 사례가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동종 업계의 다른 업체에서도 발생했다”며 “신체부위 사진을 요구하는 사람은 권모씨, 전모씨, 노모씨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업체를 사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피해사례는 홀더라인이 아닌 다른기업 A사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속출하자 신원불상의 인물은 B사로 타깃을 바꿨다. 또 다시 피해 사례가 알려지자 이번엔 ‘홀더라인’으로 타겟을 바꾼 것이다. 전 대표는 “만일 이번에도 범인을 잡지 못한다면 불상의 인물이 또 다른 업체를 사칭할 가능성이 높아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이들은 홀더라인을 포함한 스타킹 업체 3곳의 명함·사업자 등록증을 위조해 진짜 업체인양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사업장 주소 등을 교묘하게 바꾸는 식으로 피해자들의 눈을 속였다. 홀더라인의 경우 피해자 유인을 위한 모방 웹사이트까지 등장했다. 본사 웹사이트와 매우 흡사하게 제작돼 이에 속아 지난 1일까지도 추가 피해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 씨는  “피해자가 신원불상의 인물에게 ‘사기죄로 고소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니 ‘사진을 받은 행위만으로는 범죄 성립이 되지 않아 나를 고소할 수 없을 것’이라며 되레 범죄에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후기 사진 피해자 대부분이 10대의 여학생들이라는 점.

후기 사진 제공을 통해 용돈 벌이를 하려고 했던 학생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피해자 김씨를 제외한 다수의 피해자들은 불상의 인물에게 ‘얼굴 사진’까지 제공한 상태다. 전씨는 “어린 피해자들이 자신의 얼굴과 신체 부위 사진이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 지 알 수 없어 몹시 불안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델 구인 유인을 위해 유사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아래는 홀더라인의 유사 사이트 (사진= 홀더라인 제공)

피해 발생 후 홀더라인 측은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어려울 수 있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전씨는 “피해자들이 제공한 얼굴·신체부위 사진을 불상의 인물이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수사가 어렵다고 사이버수사대로부터 답변을 받았다”며 “인스타그램의 본사가 해외에 있어 피해 사례가 적은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에 협조 요청을 하기도 힘들다는 말만 듣고 왔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 홀더라인은 업체를 사칭한 혐의로 불상의 인물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사칭으로 피해를 받은 업체의 경우 ‘업무방해죄’로, 후기 사진을 제공한 피해자들의 경우 ‘사기죄’로 불상의 인물을 고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연 변호사(태연 법률사무소)는 “사칭을 당한 ‘홀더라인’ 등 스타킹 업체의 경우 업무방해죄 및 공문서 위조·행사죄로 고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나 업무방해죄의 경우 업무를 방해할 위험성이 ‘초래’만 되어도 성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조세희 변호사(밝은빛 법률사무소)도 “불상의 인물이 후기 사진 피해자들에게 금전적 이익을 약속한 뒤에 사진을 받고 잠적했기 때문에 이는 사기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인스타그램 등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회관계서비스망의 경우 따로 협조 요청을 해야하는 만큼 국내에서 수사를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사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만큼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

/스냅타임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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