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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이 마냥 달갑지만 않은 청춘들

2021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노동자와 사용자간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노동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9일 제6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올해보다 9.8%인상된 9430원을 제시했다. 반면 사용자를 대표하는 경영계는 국내외 경기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올해보다 1% 감소한 8500원을 주장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최저임금 논의지만 이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심정은 여느 해보다 복잡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좀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자칫하면 부족한 아르바이트 일자리마저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불안 때문이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최저임금에 관한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에브리타임 캡처)


대학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거부하는 것은 제 손으로 노예계약을 하려는 것이냐”, “너무 급격한 인상이 아니냐”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노동 강도와 물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A(27·여)씨는 "아직도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민간사업장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자체를 인상해야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최저임금이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B(25·여)씨는 “직장인 중에서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꽤나 많다. 근데 직장인은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세금마저 제하면 실수령액은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라며 “기준에 딱 맞춰서 주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아니라 최고임금 같다 ”고 전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는 반응도 많다.

이미 최저임금이 시간당 8000원대로 오르면서 아르바이트 인력을 최소화하고 가족 영업을 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이 또 한 번 오르면 이 같은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충당하는 대학생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먀냥 좋아하는 것이 아닌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프렌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생인 지예원(23·여)씨는 “아르바이트비가 오르면 좋겠지만 사실 지금도 어느정도 충분한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은 유지하더라도 주휴수당이나 연장수당을 챙기지 않는 곳도 많은데 그것만이라도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지수(21·여)씨는 “작은 매장을 운영하는 곳에서는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하는 데 비용부담이 크다"고 했다.

조규한(22·남)씨도 “2017년부터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 인상률(2020년 제외)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도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중소사업자들이 불쌍하다', '아르바이트가 쉽진 않았다' 등 최저임금에 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었다.(사진=페이스북 캡처)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지연(25·여)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노동자들이 힘들다는 원성은 많지만 노사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현재 수준을 동결하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C씨(27·남)는 "최저임금이 오른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최저임금이 또 급격하게 오르면 자영업자 등의 타격이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요구가 부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태모씨(54·남)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부담이 된다. 임금 등을 지급하고 나면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소득이 없어 1인이나 가족경영을 하는 자영업자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면 어떤 사업주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후폭풍으로 고용절벽은 더 심해질 텐데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올리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청년실업 심화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 양산까지 생각한다면 최저임금 삭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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