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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도 병원 실습 못하나요?” 현장 실습생 걱정 '산더미'

B 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문수환(여·21)씨는 벌써 2학기 걱정이 앞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2학기에도 임상실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씨는 “임상실습과 교내에서 대체하는 실습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며 “2학기에도 실습을 대학병원이 아닌 교내에서 한다면 현장 경험이 부족해 일하는데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문씨를 비롯한 간호학과 학생들은 지난 한 학기 동안 임상실습을 하지 못했다. 코로나 19사태로 대학병원들이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실습을 중단해서다.

‘임상실습’이란 간호학과 학생들이 병원에서 실습하며 현장 경험을 익히는 것을 말한다. 간호학과 학생들은 3~4학년 기간 중에 1000시간의 임상실습 시간을 필수로 채워야 한다.

특히 올해 첫 임상실습을 시작하는 3학년은 대학병원에서 실습해 본 경험이 없어 더욱 걱정이 앞선다. 영상물이나 화상수업이 실제 현장에서 보는 것만큼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A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허모(여·22세)씨는 “임상실습 일정을 정했다가 취소하는 과정이 한 한기 내내 이어졌다”며 “2학기에도 1학기처럼 교내실습만으로 진행한다면 현장의 자세한 모습을 볼 수 없어 배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이어 “모형 팔 등을 이용해 정맥 주사 놓는 법을 연습하는 것 보다, 현장 간호사들이 주사 놓는 법을 보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하며 걱정을 표했다.

전국 대부분의 간호대학들은 1학기에 임상실습을 교내 실습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교내 실습만으로는 임상실습을 통해 배우는 실전 감각을 익히기 부족하다는 게 학생들의 중론이다.

대학마다 교내실습 방식 ‘달라’ 학생들 불안감 가중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각 학교마다 교내실습 방식이 다른 현실에도 불안을 느끼고 있다.

A대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실시간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을 사용해 교내 실습을 대체한다. 화상 프로그램이 있기에, 교수와 지속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

반면 B 대는 교수가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으로 교내실습을 진행한다. 대면 수업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수업 시간 내 지속적인 피드백은 어렵다.

B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여·22세)씨는 “교내실습 진행 방식이 학교마다 다르다면 배움에 차이가 나지 않겠냐”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어  “결국 병원에서 똑같이 일하게 될 텐데, 현장에서 실력차이가 날까 불안하다”는 것이다.

같은 간호학을 배우지만 다른 실습 과정을 거칠 경우 의료현장에 투입됐을 때 실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현장에서는 실습이 필수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국내 간호대학의 한 교수는 “교수의 역량과 학교 환경에 따라 실습교육 진행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한국간호평가원과 교육부에서도 (코로나19사태와 같은) 경험이 없다보니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천대학교 간호학과 행정실 관계자 역시 “학교마다 배우는 방식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교내실습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간호평가원에서 코로나 19 사태로 대학과 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고려해 실습 기준 등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하반기 중 평가인증 편람을 발간해, 코로나19로 발생한 문제들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동학과 학생도 유사한 어려움 겪어

현장실습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비단 간호학과 학생뿐만이 아니다.

아동학이나 사회복지학  전공자처럼 특정 기관에서 실습을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한 학생들 역시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

아동학과 학생의 경우 6주 동안 보육 현장에서 실습을 완료해야 자격증 취득과 졸업이 가능하다. 교육부가 현장실습 이수 기준을 4주로 완화했지만 여전히 실습생들을 어려움을 겪는다. 실습생을 받는 보육 현장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 관계자는 “학생들이 겪는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1학기에 시행한 코로나19 대응책을 이어가면서 미진한 부분은 보완해 2학기 학사일정을 대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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