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성차별 조장·원나잇 상대 찾는 ‘에브리타임’에 관리는 없다

혐오·음란성 게시물 쏟아지는 '에브리타임'
446만 대학생 이용하는 커뮤니티지만 관리는 無
홈페이지 내 유일한 문의 창구는 사실상 '소통 불가'
방심위 "접수건 검토 뒤 문제 있다면 해당 게시물 삭제 요청할 것"

0

명실상부한 대학생들의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한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이 오염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성을 악용해 성별갈등을 조장하거나 소위 ‘원나잇’ 상대를 구하는 글들을 여과없이 게재하는 등 에타 운영진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에타 운영측은 자동 처리 시스템에만 의존하면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 관리나 윤리규정 마련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A 대학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성별갈등을 조장하는 글과 야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구한다는 음란성 게시물이 다수 게시되어있다.(사진=에브리타임 캡쳐)

게시판 내 성별 갈등 글 多…비동조시 ‘사이버불링’

지난 2013년 첫선을 보인 에타는 현재 400개 대학의 446만 대학생이 사용하는 명실상부한 대학생 대표 커뮤니티다.

재학생 인증만 거치면 익명으로 통해 학교별 게시판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혐오표현을 사용해 ‘남녀갈등’을 유발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학 내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는 4월부터 에브리타임에서 삭제되지 않은 혐오표현 550개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이 중 47%가 페미니스트에 대한 낙인과 비방, 여성혐오를 담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피해자를 조롱하는 2차 가해 글이나 장애인, 성 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도 빈번하게 게시됐다.

실제로 A 대학의 에브리타임을 접속한 결과, 커뮤니티 내 인기 게시물을 모아놓는 ‘HOT 게시물’ 게시판에서 남녀갈등을 조장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중 한 이용자는 “여자들 군대 안 가면 돈이라도 내게 해야 됨”이라는 글을 게시하자 다른 이용자는 “그 돈은 어차피 아빠 주머니에서 나오기 때문에 여자들한테 세금 내게 해봐야 소용없다”는 댓글을 다는 등 남녀갈등을 조장하는 내용의 댓글이 다수 게재됐다.

갈등을 유발하는 글에 동의하지 않고 자제하자는 의견을 달면  ‘사이버불링’(특정인을 사이버상에서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위 사례와 관련해 한 이용자가 “여자가 아니더라도 부적격자는 군대에 갈 수 없기 때문에 특정 성별을 짚어 성별 갈등을 조장하는 것보다 군대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의무를 다할 방법을 논하자”고 의견을 제시했지만 수십개의 비난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하룻밤 상대, 야한 이야기 나눌 사람 구하는 용도로도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글뿐만 아니라 하룻밤 상대나 음란한 이야기를 나눌 학우를 구하는 글들도 매일 게시되는 것을 찾아볼 수 있었다.

C 대학 에타 게시판에서 ‘전화’, ‘쪽지’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자 “쪽지로 야한 이야기할 여자?”, “나 야한 얘기 잘하는데 전화하자”라는 등의 음란성 게시물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왔다. 애인의 몸매를 평가하거나, 성관계 파트너 만드는 법, 앱으로 원나잇 한 후기 등의 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A 대학 에타 커뮤니티에서 한 이용자는 “심심해서 한 이용자와 쪽지를 나눈 뒤 전화를 했는데 건전한 대화만 하니까 ‘그런 이야기만 할 것이냐?’면서 차단을 당했다”면서 “원래 에타는 그런 용도로 전화할 사람 구하는 곳이냐”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하연진(25·가명)씨는 “입학 초기에는 학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용도로 에타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에타에 접속하면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글들이 많아 주변 친구들도 점점 이용하지 않는 추세”라고 이야기했다.

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와 국내 최대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차별금지협약 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페이스북 ‘유니브페미’)

에타, 시정 계획 여부에 ‘묵묵부답’ 일관

문제는 이러한 게시물에 대해 에타 측이 마땅한 제재를 취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홈페이지에 게재한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의하면 에타는 △타인 또는 특정 단체·지역에 대한 욕설, 비방, 비하 △외설, 음란물, 음담패설 게시 불건전한 모임 △대화, 통화 등 온·오프라인 만남을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을 위반한다고 에타 운영측에서 임의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계정을 정지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게시물은 이용자의 신고를 기반으로 하는 신고처리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게시판 내에서 10회 이상 신고를 받은 게시물만이 삭제될 뿐 사실상 에브리타임은 게시물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커뮤니티 이용규칙을 위반한 문제성 게시물이 별도의 제재 없이 자유롭게 게시될 수 있는 이유다.

B 대학의 에타에서는 한 이용자가 “혐오 문제에 대해서 욕 없이 남자, 여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으나 여러 명에게 신고를 당해 아이디 사용이 정지됐다”고 하소연했다.

금지행위에 해당하는 문제성 게시물에 대해 자체적인 검열과 관리를 할 계획이 있는지 수 차례 문의했지만 에타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에타는 홈페이지 내 ‘문의하기’를 통해 질문을 보내는 것 외에 어떠한 소통도 불가능한 구조다.

에타 본사 앞에서 혐오 표현에 대한 윤리 규정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했던 유니브페미 역시 지난 4월과 올 7월 이메일을 보냈지만 자동응답 외에는 응답 메일을 받을 수 없었다.

노서영 유니브페미 대표는 “문의에 대한 답변이 없어 사업장 소재지로 파악된 곳에 찾아갔지만 주소지로 등록해놓고 실제로는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면서 “건물 관리자도 종종 우편물만 찾으러 오는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유니브페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그간 수집한 에브리타임 내 500여건의 혐오 표현 게시물을 보낸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방심위 관계자는 “현재 혐오 표현 처벌법이나 차별 비하 정보에 관한 법률이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시정을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접수된 500여건에 대해 검토 과정과 증거 채증을 거쳐 통신소위에서 의결이 되면 게시물을 삭제하라는 시정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심위가 시정 요청을 하면 이행률이 95%가 넘는 만큼 신고된 내용이 양적, 질적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판단될 경우 시정 요청을 통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냅타임 이다솜 기자

댓글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