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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인'부터 '온라인'까지... 코로나19가 바꾼 졸업식 풍경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홍익대에서 열린  '2020학년도 후기학위수여식'. 학위수여식이 열린 종합운동장에는 차량들이 즐비했다. 정해진 동선을 따라 이동하는 차량앞에는 양우석 홍익대 총장이 서있다. 조수석 창문을 내린 졸업생에게 홍 총장은 학위증을 전달한다. 홍 총장으로부터 학위증을 받은 졸업생은 교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대학가의 졸업식 풍경을 바꾸고 있다.

지난 2월 전기학위수여식 시즌에는 대부분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진행했다. 이달에 대학별로 진행하는 후기학위수여식에서는 감염확산방지노력을 병행하면서 드라이브인 방식부터 유튜브를 활용한 온라인 스트리밍까지 대학생활의 마지막 추억을 선사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는 언택트 졸업식

'드라이브 인(Drive-in')방식으로 진행한 홍익대 졸업식에는 약 100여대의 차량이 참석했다.

홍익대 학사지원팀은 “지난 2월에 취소했던 학위 수여식을 이번에도 취소해야 할까 고민했다”며 “한 번뿐인 졸업식인 만큼 학생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드라이브 인 졸업식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운동장 면적과 거리 두기로 인해 참석 차량을 100여대로 제한했지만 훨씬 많은 학생이 신청했다는 후문이다. 신청자 중 선발되지 못한 학생 중 일부는 학사모와 가운을 수령해 이를 착용한 채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졸업식에 참여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졸업식을 지켜봤다.

2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에서 열린 ‘드라이브 인(Drive-In) 졸업식’에서 한 졸업생이 차량에 탄 채로 졸업장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학위수여식을 진행하는 대학들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지침에 따라 비대면으로 졸업식을 진행했거나 할 예정이다.

인하대, 인천대는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졸업식을 진행했다.

두 학교는 각각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총장 및 학교 관계자, 학부⋅대학원 졸업생 등 졸업식 현장 참석자를 20~30명 내외로 최소화한 가운데 유튜브와 학교 홈페이지에서 중계했다.

졸업생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졸업식에 참여했다. ‘졸업 축하합니다’라며 선배와 동기의 졸업을 축하하거나 ‘내 졸업식을 침대에 누워서 보다니’ 등의 댓글을 달았다. 졸업생들은 "현 코로나19 상황을 인지하고 있기에 아쉽지만 이해한다"는 반응이었다.

서울대는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서울대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사전 제작한 학위수여식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졸업생이 공유하고 싶은 사진이나 영상을 공모받았고, 학위수여식 4일 전부터 매일 티저 영상을 공개해오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할 학위수여식을 최근 한 달간 준비했던 서울대 총무과 관계자는 "2월 졸업식 취소때는 갑작스러워 아무 대응을 못했지만, 이번에는 이렇게라도 준비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대학 추억 남길 수 있게, 하지만 방역이 최우선

일부 대학은 일정 기간동안 졸업 사진 촬영을 위한 포토존 설치와 학위 가운 대여를 하고 있다.

학교 측은 거리 두기와 방역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한양대는 지난 19일부터 2주 동안 대학원과 단과대학별로 학위 가운 대여 날짜와 시간을 다르게 지정해 포토존을 운영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신분증 확인과 발열 체크를 끝낸 후에 건물에 출입해 학위복을 대여할 수 있다. 교내에 마련한 포토존에는  교직원들이 마스크 착용과 대기 줄 간격을 단속함으로써 거리 두기에 힘썼다.

2월 졸업식이 취소돼 8월 통합 행사에 참석한 한양대 졸업생 허유진(24) 씨는 “정식 졸업식을 못한 것이 아쉽지만 감염이 위험한 상황에서 적절한 차선책이라고 생각한다”며 “포토존이 있어 졸업식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졸업생들을 위해 마련된 포토존에 방역 수칙이 안내돼 있다. (사진=뉴스1)


경희대도 포토존과 학위복 대여를 운영하되 단과대학별로 일정을 나눠 인원을 분산시켰다. 포토존에는 방역 원칙 안내판을 설치했다.

경희대 졸업생 A(23)씨는 "더운 날씨에 마스크까지  쓰고 줄을 서는게 힘들었지만 이렇게라도 학위복을 입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국외대도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하루 150명씩 사전 예약한 학생에 한해 학위복과 학사모를 대여해줬다.

 

동덕여대는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으로 인해 교육부 지침에 따라 예정되었던 학사복 대여를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사진=동덕여자대학교 홈페이지)


일부 대학 졸업식 취소... 학생들“이해 한다”

일부 대학들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 조치함에 따라 학위수여식 일정을 취소했다.

동덕여대는 지난 20일 ‘교육부 지침과 대학 인접 지역 집단감염 확산 등을 고려하여 코로나 19 감염증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해 24~28일까지 예정했던 학사복 대여를 부득이하게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이화여대도 28일 전⋅후기 학위 수여 대표자 등 최소 인원만 참여하는 온라인 학위수여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행사를 취소하고 총장 축하 영상을 게재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서울시립대 역시 학위수여식과 학위복 대여 주간을 전면 취소했다.

졸업생들은 코로나로 축소·취소 진행되는 졸업식이 아쉬우면서도 이해 한다는 입장이다.

동덕여대 대학원 석사 졸업자인 B(26·가명)씨는 “학위복 대여 일정에 맞춰 사진관을 예약했는데 학교가 이를 취소해 사진관 예약도 취소했다” 며 “정부지침을 따른다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방역을 위해 졸업식 행사 일정을 도중에 취소하기도 했다.

인하대는 지난 21일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30분 단위로 학위복을 예약할 수 있게 했다. 사람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차를 둔 것.

더불어 대표자 한 명이 여러 벌의 학위복을 빌릴 수 있도록 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함께 대여 장소로 오는 것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철저하게 방역대비를 했지만 인천시가 지난 24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준 3단계 시행을 발표함에 따라 나머지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인하대 졸업준비학생회측은 "지방에서 부모님들이 올라오셔서 교정에서 자녀들과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는 문의가 많았지만 인천시의 조치로 학위복 대여가 어려워 더욱 죄송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 스냅타임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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