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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대신 수입맥주…청년들이 전통주 외면하는 이유는?

최근 새로운 디자인과 독특한 맛을 가진 전통주들이 등장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도 젊은 층의 관심을 얻기 위해 전통주에 스파클링 막걸리나 와인과 맛이 비슷한 과실주 등 소위 '퓨전 전통주'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전통주에 관한 관심도가 낮았다.

(사진=술마켓 제공)


트렌드는 즐기기 좋은 홈술가볍게 즐기고파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주종은 수입맥주와 국산맥주가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남성은 희석식 소주가 3위, 여성은 탄산주가 3위였다.

전통주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이유는 최근 음주경향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최근 유행하는 음주 패턴은 과거와 달리 집에서 조용히 혼자 즐기는 홈(Home)술이 인기였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유행 트렌드는 1위는 ‘홈술’ 이었으며 2위는 ‘혼술(혼자 술)’이었다.

혼술을 할 때 평균 음주량도 소주는 3~5잔, 맥주는 2잔 정도로 많지 않았다. 사람들이 적은 양으로 가볍게 혼술을 즐기다보니 전통주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와 소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수(26·남)씨는 “혼술은 간단히 먹는게 대부분인데 전통주는 양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태연준(23·여)씨는 “간단히 즐기기에 가장 접근성이 좋은 게 편의점 맥주다”라며 “전통주는 도수가 높아 가볍게 즐기기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전통주 비싸다는 인식가심비 중시하는 청년들

전통주를 찾는 사람들은 전체적으로는 늘고 있다. 농축부의 ‘월 평균 주종별 음주 비중’ 조사에 따르면 전통주는 2016년 15.7%에서 2018년 19.2%, 2019년 20.1%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전통주 음용 비중은 40~50대가 가장 높았다. 여전히 20대는 희석식 소주나 맥주를 더 많이 찾고 있었다.

청년들이 전통주는 찾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가격이다. 대부분 술집에서 파는 전통주들은 375ml에 3만원대로 젊은 층들이 찾는 소주, 맥주 등과 비교했을 때 비싼 편이었다.

박재형(25·남)씨는 “술자리에서 전통주를 시키면 분위기가 깨지는 게 현실”이라며 “술집에서 파는 전통주의 가격은 학생 신분으로서는 비싸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 일반 술집을 운영하는 강씨(33·남)는 “전통주가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맛은 아니라서 가게 안주와 잘 어울리는 3, 4종류만 들여놓았다”며 “마니아층들이 있어서 안 팔리다가도 많이 팔리는 날이 있다”고 전했다.

도수가 높고 숙취가 심하다는 인식도 소비에 영향을 주었다. 한씨(23·여)는 “전통주는 도수가 세다는 느낌이 있어서 잘 안 마시게 된다”며 “칵테일처럼 맛있게 먹을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택의 찾아가는 양조장 좋은술에서 양조장 투어를 하는 모습(사진=대동여주도)


전통주 업계 “젊은 층에게 전통주 홍보 방법 고민

하지만 전통주가 도수가 높고 비싸다는 것은 오해라는 의견도 있다.

윤서영(22·여)씨는 “전통주가 도수가 높고 숙취가 심하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며 “요즘 먹방에 나오는 자극적인 안주에는 맥주가 어울린다는 인식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통주 중 375ml에 2000원대에서 6000원대까지 저렴한 축에 속하는 제품들도 많았다. 또한 젊은 소비자를 잡기 위해 도수를 낮추고 디자인을 세련되게 만드는 등 전통주 업계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정기 술마켓 대표는 “전통주의 매력이 충분하기에 이를 젊은 층에게 알릴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며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전통주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 접근성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러 SNS채널과 프로그램들을 통해 전통주를 알리고 있는 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는 "기존에는 전통주를 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전통주를 판매하는 주점, 업소, 유통 등이 크게 늘었다"며 "온라인 판매도 활성화되며 소비자와의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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