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뭘 X 하냐”…도넘는 폭언에 지쳐가는 학생회

코로나 사태 이후 학생들 학생회 의존도↑
학우들, 학생회가 학교에 대립해 의견 전하길 원해
행사 취소 불가피…계획 세우기도 어려운 현실
학생회 측 “도 넘는 비난은 상처”

0

“총학 라이브 켜라. 뭘 쳐 하고 있는지 좀 보게”, “ㅈㄱㄴ..아아 ㅈ같네 아님 제곧내임ㅋ”

최근 대학 익명 커뮤니티와 대나무숲, 교내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글들이다. 학생들이 비난하는 대상은 같은 학생들의 집합이기도 한 학생회다. 이 중에서는 인격모독 수준의 도를 넘는 비난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여러 대학들의 익명 커뮤니티에 학생회를 욕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에브리타임 캡처)

코로나19 이후 학생들 민원 10배 증가

학생회를 향한 학생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등록금 반환 문제를 비롯해 수업 질 저하나 각종 행사 취소 등 학생회가 학교측과 논의를 거쳐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했다.

학생들은 학생회가 학생들의 권익을 확보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이 지지부진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과학생회를 거쳐 총학생회까지 올해로 학생회를 3년째 해온 A대학 총학생회 소속 ㄱ씨(24·여)는 “지난 2년 동안은 행사도 많이 진행하며 학우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럴 기회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올해가 가장 욕을 많이 듣는 것 같다”고 전했다.

비난은 비난대로 받으면서 일은 더욱 늘고 있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학생들의 민원이 급증했기 때문.

실제로 숭실대 총학생회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전 소통창구를 통한 민원이 하루에 2~3개 정도였던 것과 달리 지금은 하루에 20~30개 정도로 10배가량 뛰었다.

오종운(25·남) 숭실대 총학생회장은 “민원이 아닌 교내 공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나 학교 본부에 물어봐야 할 질문들도 총학을 통해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B대학 총학생회 소속  ㄴ씨(23·여)는 “최근엔 주요 공지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활용한다”며 “학생들이 늦게 확인한 후 화내거나 따지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시간과 상관없이 연락이 오고 답장을 늦게 하면 해당 내용을 캡처해서 ‘총학 읽씹한다’며 또 욕을 한다”며 ” (학생회를 향하는 말들이) 엄청 공격적이다. 속상하다. 저희도 사람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 내 자동녹화강의실에서 자유교양대학 박성순 교수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 조치에 따른 비대면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상 초유 사태에 전례 없어모두 새 정책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1학기에 이어 2학기까지 비대면 강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학생회가 준비한 행사들도 자연스레 취소이다. 이에 기존 계획들을 다 수정해 새로운 기획을 해야 하는 학생회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오 회장은 “실제로 학기 초 캠프나 축제 등 매년 총학생회가 주관하는 행사가 있지만 올해는 예년처럼 진행할 수 있는 게 사실 전무하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사상 초유이다보니 참고할 만한 전례도 없을뿐만 아니라 항상 새로운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끔 교직원이나 지인들이 ‘요즘은 할 거 없잖아?’라 하는데 오히려 쉬었던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며 “참고할 게 없다보니 업무량도 많고 스트레스도 심하다. 학생회가 행사대행업체라는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 속 추후 계획을 짜는 것도 걸림돌이다.

C대학 단과대학 학생회 소속 ㄷ씨(22·여)는 “대면 사업이 최선인데 코로나를 고려하면 아예 앞으로의 사업들을 다 비대면 사업으로 구성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며 “비대면 사업은 사실 기프티콘 뿌리기밖에 안 되는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고 전했다.”

하는 거 없잖아?”누굴 위해 일하나 허탈

학생회는 지속적으로 학교에 학생들의 입장을 전달하며 학우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중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D대학 단과대학 학생회장 ㄹ씨(26·남)는 “학교와 학생의 관계를 조정하는 것도 학생회의 일인데 학생들이 학생회가 못한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서 보는 것 같다”며 “실제로는 거래 관계처럼 학생들의 요구를 학교가 들어주면 우리가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등 얻어내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상황을 이해하지만 때로는 속상하다는 입장이다.

E대학 과학생회장 ㅁ씨(23·여)는 “등록금 문제가 예민한 부분이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아니꼬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최선을 다하는데도 욕을 먹으니 속상하기는 하다”고 전했다.

오 회장은 “학우분들의 비판은 학생회가 견뎌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신공격을 하거나 정확히 내용을 알지 못하고 오해하거나 엉뚱한 내용으로 비난하는 경우는 좀 속상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설문조사나 등록금 반환 서명 등 학생회가 학우들의 이익을 챙기려 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우들은 적어 학생회만 난감한 상황도 있다. 참여는 안 하고 욕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B대학 단과대학 학생회 소속 ㅂ씨(25·남)는 “총대를 메고 학교 측에 입장을 전달하고자 설문을 하면 내밀 수 없을 정도로 응답률이 적다”며 “이런 상황 속 학우들이 우리를 까내리니 도대체 우리가 누굴 위해 대학본부와 싸우는 건가 싶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신현지 기자

댓글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