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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디든 취업해야죠”… 中企 두 번 울리는 ‘묻지마 취업’

채용 절벽 경험한 취준생, 하반기 '묻지마 지원' 증가 예상
중소기업, 구인난에 이직·이탈 문제도 우려
'기업 규모 및 인지도' 이유로 이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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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공기업 채용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 김모(29)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채용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취업 준비 기간이 하염없이 길어졌다.

김씨는 하반기 채용 재개를 기다렸지만 지난달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채용에 나서는 기업이 눈에 띄게 줄어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김씨는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하기도 힘든데 자취를 하고 있어서 월세와 생활비는 꾸준히 든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공부할 장소도 마땅치 않다 보니 이대로 취업 준비 기간만 길어지면 버텨낼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학교 졸업 이후부터 지금까지 중소기업 지원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 열악해서 나중에 이직을 하더라도 일단 중소기업에 지원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고용 불안감 증폭…취준생, ‘묻지마 지원’ 고려

코로나19의 여파로 얼어붙은 상반기 채용시장을 경험한 취준생들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하반기 채용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눈높이를 낮춘 ‘묻지마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올해 신입직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 12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소기업 취업 의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8.3%가 ‘첫 직장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고려하는 이유를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상대적으로 취업 문턱이 낮을 것 같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47.6%로 가장 높았다.

실제 또 다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구직자 10명 중 7명 이상은 하반기 취업 성공에 자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기업형태와 상관없이 ‘취업만 되면 된다’는 ‘묻지마 지원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신입 구직자 937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취업 자신감’에 대해 알아본 결과 71.2%가 ‘취업할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코로나19 사태 후 공고가 많이 줄어서’라는 답변이 65.7%로 가장 높았다.

특히 올해 하반기 채용에 지원하려는 지원자는 전체 응답자의 86.6%로 이중 절반가량(43.8%)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등 기업규모와 무관하게 ‘취업만 되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답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 큰 중소기업…”‘묻지마 지원자’ 원치 않아”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에서도 하반기 채용 계획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하반기 채용 계획이 있어도 ‘묻지마 지원자’들로 인한 ‘이직 및 이탈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인력수급에 있어 ‘묻지마 지원자’가 많아질수록 발생하는 피해가 장기적으로 구인난에 따른 인력 공백에 드는 비용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동향 8월호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소기업 취업자 수는 2441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3%(33만3000명) 감소한 수치로 5개월째 감소세다.

올해 하반기 직원 채용을 계획 중인 중소기업도 절반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388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직원 채용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이 57%에 불과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중소기업 A사의 인사담당 이모 과장은 “코로나19로 경영 위기가 심각해졌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전에도 신입사원 10명 중 6명은 3개월을 못채우고 그만뒀다”며 “인재를 채용했는데 금방 퇴사를 하게 되면 OJT(직장 내 교육훈련)에 투입된 비용이나 신입사원 교육에 소요된 시간 등 발생하는 피해가 크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소재의 또 다른 중소기업 B사 인사담당 정모(30대) 대리도 “신입사원을 뽑으면 한 달도 안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신입 지원자들이 원하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채용 계획은 있지만 신입사원이 금방 이직이라도 하면 사내 분위기도 어수선해지고 다시 채용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에 ‘묻지마 지원자’들이 대거 몰릴 경우, 중소기업의 고질적 문제인 ‘구인난’과 더불어 ‘신입직의 이직과 이탈’에 따른 경제적 손실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7월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직원 수 300명 미만인 국내 중소기업 388개사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용실태’ 조사에서 이들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최근 1년 이내 신입사원을 채용했는지 질문한 결과, 63.1%가 ‘채용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채용했던 신입사원 중 퇴사한 직원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70.2%가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년 이내 퇴사한 신입사원들의 평균 퇴사율은 29.3%로 10명 중 3명 정도의 수준이었다.

기업 규모·인지도가 직장 선택의 큰 이유

실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의 이직 사유 중 ‘기업의 규모나 인지도’, ‘근무조건 혹은 작업환경’ 등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지난 2월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업체 퍼솔켈리 컨설팅이 아시아태평양 14개국의 직장인 총 1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시아태평양 노동시장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은 평균 이직 경험이 2.5회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대상인 14개국 가운데 한국 직장인은 ‘기업 규모와 인지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을 선택할 때 기업 규모 및 인지도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질문에 대해 5점 만점 중 3.3점으로 14개국 중 가장 낮은 응답을 보였다.

또한 지난해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이 한국고용정보원 청년패널조사(200~2017년, 15~34세 6312명 대상)를 활용해 서울 청년 이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취업경험자 5348명 중 이직 경험이 있는 경우는 52.2%(2807명)에 달했다. 이직 사유를 밝힌 응답자들 가운데 자발적 이직자 865명에게 이직 사유를 물은 결과 ‘근무조건 또는 작업환경이 나빠서’가 21.4%(212명)로 가장 많았다.

/스냅타임 고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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