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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3년째 빈 점포로 있어요”…청년몰 잇따른 줄폐업

'17~19년' 454억 지원...결과는 10곳 중 4곳 휴·폐업
부족한 지원 및 사후관리 미흡 지적...코로나19로 어려움 가중
서대문구 청년몰 가보니..."월 매출 코로나 이전보다 90% 줄어"
중기부 "2018년에 사후관리 사업 마련. 청년 상인 자질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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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몰 ‘이화52번가’ 거리에 ‘점포임대’ 팻말이 붙은 공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학가 상권임에도 코로나19로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다. (사진=고정삼 기자)

“청년몰 개장할 때 시작했던 청년 상인 중에 지금 남아 있는 분은 없어요. 지금은 기존에 계셨던 상인분들만 남아 있는 거예요”

지난 21일 오후 2시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이화52번가 청년몰’이 조성된 골목 상권에는 ‘점포 임대’라는 팻말이 붙은 공실들로 가득했다.

지난 2017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원을 받고 야심차게 창업했던 청년 상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줄폐업하면서다.

이화여대 정문 바로 왼쪽 골목에 자리한 대학가 상권임에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면서 해당 골목을 찾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4년째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33)씨는 “이 상권은 대학생들이 주요 고객인데 코로나19로 개강이 미뤄지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월매출이 90%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청년몰에 입점한 청년 상인으로서 받는 지원은 없다”며 “창업 관련 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고는 알고 있지만 가게를 비워두고 교육을 받으러 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이화52번가’ 청년몰에 신규 입점해 미국식 덮밥집을 운영하는 이모(28)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청년몰에 청년 상인으로서 신규 입점했지만 무늬만 청년 상인일 뿐 지원은 전무했다. 청년몰 조성 사업 기간에 입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싱글대디인 이씨는 “그나마 배달 주문 수요가 있어서 간신히 적자는 모면하고 있다”면서도 “혼자 10시간 넘게 일하면서 회사 월급보다 적은 수입으로 자녀를 키우며 생계 유지하는 게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청년몰 내 청년 상인 점포 41%가 폐업

정부는 청년몰에 입점한 청년 상인 점포를 대상으로 지난 2017~2019년까지 3년간 450여억원(2017년 187억1000만원, 2018년 150억5000만원, 2019년 117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청년 상인들은 휴·폐업 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청년 상인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과 사후관리가 미흡한 점이 휴·폐업의 확대 이유로 꼽힌다.

청년몰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상인 육성을 목적으로 ‘청년몰 조성’ 사업에 따라 마련되는 청년 창업 공간이다. 청년몰에 입점한 청년 상인에게 인테리어 비용, 임차료 지원과 창업·경영 컨설팅 교육을 제공한다.

문제는 청년몰에 입점한 상인들의 지원이 2년간 한시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충분한 경영 노하우를 습득해 전문성을 갖추기도 전에 각자도생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정부가 청년 상인 점포에 3년간 454억원을 지원했지만, 지원 대상 점포 중 41%가 현재 휴·폐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청년 상인 영업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2017~2019년 지원한 점포는 총 594개로 이 중 41%(245개)가 현재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의원실은 창업 후 2년이 지났을 때 심한 경우 점포 생존율이 41%까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한창 저녁 장사로 바쁠 시간대인 오후 6시10분께 경동시장 청년몰. 총 25개의 테이블이 마련돼 있지만, 손님은 한 팀밖에 없었다. (사진=고정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청년몰 점포 매출액 20%나 감소

지난 21일 한창 저녁 장사로 바쁠 시간대인 오후 6시께 경동시장 청년몰에는 홀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은 단 두 명에 불과했다. 해당 청년몰에 입점한 정모(36)씨는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월 매출이 지난해의 3분의 1수준으로 급갑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정부 지원으로는 임차료 지원이 가장 도움이 되고 있다. 내년 8월이면 임차료 지원은 끝나고, 월세 계약도 민간 소유주와 다시 해야 하는데 평당 6만원으로 임대료가 올라간다”며 “청년몰 입지가 3층인데, 임차료 지원도 없이 그 정도 월세를 내야 한다면 이곳에 남아 있기 힘들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개장한 경동시장 청년몰에 입점한 청년 상인들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업이 끝나는 시점인 내년 7월에 지원이 끊기고,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폐업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청년몰에서 케이크를 판매하는 최모(34)씨는 “초기에 오프라인 판매만 했을 때는 입지 조건이 열악한 탓에 매출이 전무했다”며 “지금은 직접 SNS로 홍보해서 손님을 늘려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기 있는 상인분들 모두 개인적으로 어떻게든 판로를 뚫으려고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청년몰 조성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년몰의 올해 월평균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0%나 감소했다.

서울 ‘이화52번가’, 경기 수원 ‘영동시장 청년몰’, 평택 ‘통복시장 청년몰’과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 마련된 ‘중앙메가프라자 청년몰’ 등 지난 2017년에 조성된 청년몰 14곳(점포수 256개)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해 월평균 매출은 559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12.7%나 감소한 488만원으로 줄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청년몰 사업을 2016년도에 시작했다”며 “2017~2018년도에 개장한 청년몰을 1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당시에는 청년몰 지원금도 15억원에 불과했고 사후관리 사업도 없었기 때문에 폐업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부터는 사후관리 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고 청년몰 지원금도 높였다”며 “이를 통해 지난해 개장한 청년몰은 생존률이 98%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도적으로 보완할 것은 거의 해결된 셈”이라며 “올해부터 ‘청년상인 사관학교’를 신설, 휴·폐업률을 줄이기 위해 실력 있는 청년 상인을 모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냅타임 고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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