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침해소! 청춘뉘우스~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해놓으면 어쩌라는 거죠?”

전기차 충전구역 주차 차량으로 갈등 빈번
"충전 어떻게 하라고?"vs "주차하지 말라는 법 없다"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적용기준 까다로워
전기차 보급 증가세...제도·인프라 구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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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전기차 보급을 활성화하려면 충전소도 법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이런 일이 안 생기겠네요”, “전기차도 주차하려고 대는 게 아니고 충전 끝나면 빼야 하는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튜브 영상 하나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한 아파트 주차장 내 설치된 전기차 충전구역에 일반 차량을 주차한 A씨와 전기차 차주 B씨 간의 마찰 때문이다.

해당 영상에는 차량 배터리 충전이 필요한 B씨가 충전구역에 차량을 주차한 A씨에게 연락해 차량 이동을 부탁했다.

A씨는 “관리사무소에 확인해보니 무조건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강제성이 있다면 전기차 전용 주차장으로 쓰겠다는 것 아니냐”며 역정을 냈다. 이어 “충전을 하고 싶으면 나보다 일찍 와서 자리가 비어 있을 때 하라”고 일갈했다.

전기차 충전구역의 주차 문제로 공방을 벌이는 A씨와 B씨의 영상은 한 달 만에 조회수 120만회를 넘었다. 관련 댓글도 1만개가 넘는 등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해당 영상 시청자들은 ‘전기차 충전구역은 주차장이 아니다’,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하면 주유소에 주차해놓은 것과 같다’, ‘전기차 충전구역이면 주차하질 말아야지. 공공이 이용하는 구역에 주차하고도 큰소리다’, ‘법 없이는 세상 못사는 사람’ 등 A씨의 행태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적용 대상 적은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실효성 의문

전기차 보급이 늘고 있지만 미흡한 제도와 인프라 부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시행령(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르면 주차 면수 100개 이상을 갖춘 공공건물·공중이용시설,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와 기숙사 등에는 주차면 200개당 1기의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해당법에 따르면 의무로 설치한 전기차 충전구역에 적치물을 두거나 일반 차량을 주차하는 등 전기차의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전기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충전이 끝나고도 충전구역에 계속 주차해선 안 된다. 이를 어길 때는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문제는 단속 대상이 전기차 의무 충전시설에만 해당한다는 점이다.

전기차 의무 충전시설 대상 기준을 마련하기 이전(2016년)에는 지금보다 대형건물이 적었기 때문에 현행법의 단속 대상이 되는 충전구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진=이데일리 DB)

전기차 보급 증가세…전기차 충전 문제는 여전

해당 영상처럼 전기차 충전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했더라도 그 주차장이 충전구역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라면 제재를 받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전기차 보급 증가세와 더불어 충전 방해 민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산업동향분석’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8월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는 10만9271대로 2015년(5672대) 대비 약 19배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 방해와 관련한 민원도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띠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방해와 관련한 민원은 올해 상반기 월 평균 228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월 평균(153건) 대비 49%나 증가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의 등록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2050년까지 서울 내 모든 차량을 친환경 전기·수소차로 바꾸는 목표를 내건 만큼 전기차 충전구역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법령상 단속 대상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단속 대상 시설에 과태료를 부과했을 때 추가로 발생하는 민원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 반면, 행정 계도만 할 수 있고 단속이 어려운 곳에서는 지속적으로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현재 법령 개정을 준비 중이다. (전기차 충전시설 단속 대상이 제한적인 부분들도) 고려해서 일부 가능한 부분들을 바꿔나가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환경차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방안들을 복합적이고 다각적인 방향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도심지의 70%가 아파트인데 아파트 공영주차장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 문제점이 많다. 전기차 충전과 관련한 단속 근거 조항이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양적 팽창에만 무게를 두고 질적인 관리 부분은 소홀히 다루는 점을 포함해 다각도로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문제를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고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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