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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위한 '무중력지대'... "이렇게 좋은데 왜 모르지?"

“택배요~!” 우체국 등기가 도착했다.

영화 '라라랜드' 도안과 니퍼와 절연테이프, 철사 그물망 등이 들어있다. 한켠에는 정체모를 '청년 정책 키트'가 함께 들어있었다. 무중력지대에서 제공한 ‘D.I.Y 나만의 청년 정책 만들기’ 키트다.

무중력지대의 의미는 청년을 구속하는 여러 가지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사진=무중력지대 홈페이지 캡쳐)


청년을 위한 무중력지대, 직접 참여해 봤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무중력지대'는 청년을 구속하는 여러 가지 사회의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지난 2015년 무중력지대 G밸리 개관을 시작으로 대방, 양천, 도봉, 성북, 서대문, 강남 그리고 영등포 등 시내 8곳에 있다.

무중력지대는 쉴 수 있는 놀이·휴게공간과 세미나, 강연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코워킹스페이스와 회의실, 공유부엌, 카페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뤄졌다.

청년들의 취미, 힐링, 취업 등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올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휴관을 이어오다 최근 부분적으로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온라인 스타일링, 온택트 맥주타임, 영화토크 등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마련했다.

기자도 그 중 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했다. ‘D.I.Y 나만의 청년 정책 만들기’는 라탄 공예, 석고방향제나 캔들 공예, 네온사인 만들기 중 하나를 택해 공방 수업에 참가한 후 나에게 필요한 청년 정책도 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자는 네온사인 만들기를 택했다. 직접 선택한 도안과 색깔에 맞는 재료들이 도착했다.

 

기자도 그 중 한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했다. 무중력지대 양천에서 진행한 ‘D.I.Y 나만의 청년 정책 만들기’다. (사진=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네온사인 만들기, 청년정책키트)


프로그램은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을 통해 진행됐다. 총 다섯 명의 참가자 중 세 명이 참가했다.

프로그램을 주관한 무중력지대 양천 관계자는 “코로나로 힘들고 지친 청년들에게 힐링시간을 선물하고 동시에 도움이 될만한 청년 정책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방 수업은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진행됐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참가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려운 부분은 카메라를 통해 참여자의 상황을 보고 지도했다.

2시간 30분정도의 수업시간 동안 오랜만에 아무런 생각 없이 한가지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 각자 완성한 작품을 들고 작품을 카메라에 비춰 화면으로나마 다 함께 사진을 찍었다.

수업 후에는 무중력지대 관계자의 진행에 따라 함께 배송 온 ‘청년키트’를 펼쳤다. '취업에 도움이 필요할 때'. '취준을 위한 돈이 필요할 때', '면접 정장이 필요할 때' 등 상황별로 필요한 정책들이 딱딱한 책자가 아닌 귀여운 카드에 적혀있었다. 게다가 이 카드를 줄에 끼워 가랜드로 만들 수도 있었다.

여러 개의 카드에서 나에게 필요한 정책들을 골라 가랜드로 만들고 이야기를 나눴다. 기자는 행복주택, 역세권 청년 주택, 취업성공패키지, 면접 복장 대여 등을 골랐다. 다른 참가자들도 대부분 ‘주거’와 관련된 정책을 골라 부동산 문제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참가 후기를 나누는 순간에는 참여자 모두 “알차고 즐거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중력지대는 프로그램의 질이 보장된 만큼 홍보에 힘을 써 더 많은 청년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무중력지대 홈페이지 캡쳐)


청년시선에서 만든 프로그램, 참여자들 높은 만족도

무중력지대가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청년입장’이다.

무중력지대 영등포 관계자는 “현재를 살고 있는 청년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자료 조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프로그램 참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프로그램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무중력지대 대방에서 진행한 ‘왓에버프로젝트’에 참가한 정지윤(28·여)씨는 “코로나로 청년들이 무기력감에 빠진 시대에 새로운 도전을 지원해 준 촉진제였다”며 “무중력지대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원동력이 되어주고 청년들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커뮤니티 역할도 톡톡히 해준다”는 소감을 전했다. 왓에버프로젝트는 청년들이 하고 싶던 기획, 작업, 프로젝트 등을 3개월간 개인에 60만원, 단체에 100만원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기자도 직접 참여하고 실펴보니 청년들이 필요로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딱한 내용은 재미있게 진행하고 시기별로 유행을 접목한 프로그램들도 많았다.

시설 방문자의 75.6%가 재방문했다는 사실도 주목할만하다. 게다가 단기적인 이용에 그치지 않고 평균 6개월 이상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방문자의 이용 빈도는 월 평균 8.1회인 것으로 분석됐다.

무중력지대 영등포 관계자 역시 “프로그램 만족도는 평균 90% 이상이고 재참여도 역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홍보부족으로 청년들도 무중력지대 몰라"...서울시 "홍보강화할 것"

다만 홍보 부족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시의회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서울시 거주 청년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서울 청년 10명 중 6명 이상(64.3%)이 ‘무중력지대’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도 ‘무중력지대 프로그램에 참가한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대부분이 ‘그게 뭐냐’는 반응이었다.

서울시도 이러한 점을 알고 지난 7월 ‘인지도 제고를 위한 무중력지대 홍보 활성화 추진계획’을 내놨다. 특히 온·오프라인 홍보물 배포와 홍보 실무자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 후기 공유 등 실질적인 홍보 강화 방안이 담겨있다.

무중력지대는 프로그램의 질이 보장된 만큼 홍보에 힘을 써 더 많은 청년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중력지대 영등포 관계자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여러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2030 청년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계정을 운영해 무중력지대 영등포 매니저들의 일하는 모습이나 오늘의 일상 등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해 청년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홍보방안을 마련해 무중력지대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참여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스냅타임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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